아파트 뒷산 솔밭 오름길에
몸뚱이 완전히 잘려 나간 단풍나무가 있다.
소나무 보호림이라 소나무 생육에 지장이 되면
다른 나무들은 가차없이 잘려져 나가는데
그 녀석도 그리 된 지 3년이나 되었다.
생명력이 질겨서 작년까진 그나마 새 줄기를 내었었는데
그 줄기마저도 작년 가을에 비실거리더니
올 겨울부턴 잘려진 줄기 부분이 푸석거리고 썩어 들어가고 있다.
며칠 전부터 지나치다 살펴 보기를 여러 번,
오늘은 내가 캐어서 화분에 키워 살려 볼 심산으로
삽을 들고 솔밭을 올랐다.
조심스럽게 파 보니 둥치가 만만치 않게 굵다.
뿌리도 아직 싱싱하다.
상당 시간을 끙끙대며 팠는데도
둥치를 잡고 당겨 보니 캐어지기는 아직 멀었다.
천대 받은 이곳에서
무슨 미련이 있다고 이리 고집 부리나...
얼마 더 힘쓰다 포기를 했다.
그래...
뿌리 박고 지내온 세월,
몇 번 삽질에 쑥 뽑혀 버릴 만큼
그리 만만한 게 아니지...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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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긴 하겠습니다^^*
밑둥 푸석거리며 썩어 들어갈량이면 화분에 옮겨 심을
궁리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만 그 놈의 단풍나무 고집에
두 손 들고 만 허허바다님 생각하니 괜스리 웃음이 나옵니다.ㅎㅎㅎ
요즘 머리 좋은 K대학 학생들 속절없이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많더만 저 단풍나무 고집을 배웠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