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가득하게 울려 퍼지는
저 우렁찬 소리의 주인공은
어디에 사는 장끼 녀석인지 난 안다.
이에 질세라
곧 방정맞은 소리 질기게 이어 내는 녀석은
맞은 편에 터 잡고 사는
오만 방자한 까치 녀석.
산길 중간에 턱 하니 버티고 서서
두 손으론 버섯 하나 움켜쥐고
빤히 쳐다보고 있는 애송이 청설모,
내가 다시 발걸음을 움직이면
후다닥 나무 꼭대기로 내달려 버리고...
항상 그 우람하고 잘 생긴 소나무 중간 가지에
가만히 앉아 나 지나갈 때까지
구구 거리고 있는 산비둘기,
그리고 그 주변 어디에서
둘 다를 지켜보고 있을
의심 가득한 그 녀석의 짝.
청아하고 가냘프며 야릇한 울음소리로
늘 나를 멈춰 서게 하는 이름 모를 새,
아직 그 녀석의 집은 어딘지는 모르지만
대강 저쪽 숲 어디쯤이란 건 분명하다.
물론 여기저기 낮은 관목들 사이엔
참새나 자그마한 들새들이
우글거리고 있다는 건
안 봐도 뻔한 것.
처음 이 숲에 들었을 땐
아무 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이젠, 녀석들의 살림집 위치까지 꿰찼다.
아무리 낯선 곳이라 해도
머리 박고 부비고 같이 살다 보면
저리 아는 체도 해 주고
그래서 나도 관심이 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익숙해지고
어느덧 애틋한 사랑도 생겨 난다.
그래...
사람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일 터인데...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세요.
2011.04.21 11:16
터 잡고 산다는 것이란...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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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나타난 것은 바로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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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맺는다고?"
"그래, 넌 아직 나에겐 수많은 다른 아이들과 똑같아. 그러니 난 네가 필요없고, 너 역시 내가 필요없겠지. 그것은 너에겐 내가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똑같은 여우에 불과하니까. 하지만 만약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한 존재가 돼. 즉 나에겐 네가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되고 네게는 내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