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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조회 수 276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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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새끼--벽소 산장.
개발과 보존의 틈새 싸움에서 탄생한 가련한 시설물..

쾌청지수 100퍼센트.
모든것이 다 보인다.
이것도 저것도. .
멀리 광양 백운산의 전 능선이 흰눈을 이고 산맥 처럼
우뚝 서있고. .그 백운산에선 또 이곳 지리의 주 능선이
이처럼 보일 것이다.

오늘 지리산은 무척 왜소해 보인다.

하여튼 사람이 거의 없어서 초설의 모양 그대로 바스락
대느라 뭉쳐지지도 않는 눈길을 걷는 것은 너무나 기분
나는 일이다.
살포시 처음 밟는 다는 느낌위로 갖가지 알 수 없는
짐승들의 발자욱들이 선명하다.
토끼인지 혹은 노루인지 혹은 멧돼지 일지 혹은 호랑이[?]
아니면 곰일지. .
그리도 다양한 발자욱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아마 새벽에 그들의 먹이 찾기가 한창이었나 보다.
쬐끔 무섭다.

홀연히 들어선 벽소의 산장에는 무인 카페가 있다.[?]
물론 방풍을 목적으로 취사장이 유리로 단장된 것을 말
함이다.
앞으로 펼쳐지는 풍광에 거칠것이 없고 올려다 보니
만일 눈이라도 내리면 영낙없이 지붕위로 떨어지는 눈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가 되는 곳
이다.
차를 한잔 하면서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가 되는 결과를
생각하고는 웃었다.
지리산 전 구간을 통털어 눈오는 날 이렇게 호젓이 편안
한 마음으로 식사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은 없을것.
山이 들려주는 조용한 사자후는 음악을 대신할 수 있다.
"사랑하라"
"사랑하라"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사랑함으로 존재 한다."

어중간하게 거리 조정이 실패한 자리에 세워 졌고,
많은 논란이 있던 도로 개설의 여파에 타협점으로 들어
서서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설물이 되어 버린 벽소 산장.
그러나 지리산을 백배 즐기고 싶은 나로서는 그런대로
사랑할 만한 장소이다.
한겨울 폭설이라도 내릴때라면 아마 그곳의" 무인 카페"는
많은 사람들의 안식처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
진다.

어쩔수 없는 것이라면 사랑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생각하는 그 시간이 무엇보다도
사랑 스럽다.
조용히 눈이라도 내리면 좋으련만 아직 지리산의 짙은
겨울은 시작되지 않고 있다.

2001.12.16. . . .







  • ?
    parkjs38 2003.10.20 23:59
    성주님의 이 글 때문에 다들 겨울엔 벽소령을 애호하는 것인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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