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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조회 수 262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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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 형제봉은 지리의 지 능선의 하나로 상불재--삼신봉
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이곳에 다소곳이 들어 앉은 곳이 평사리 이고 그 특별한
지형--다른 산골에서 볼 수 없는 너른 옥토의 농지를 품
고 있음으로 해서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어쩌다 들여다보는 평사리의 모습은 한없이 아름답다.
황금물결 너울대는 벌판일때도 아름답고 여름날 비 개인
후의 평사리의 모습도 아름답다.

화개에서 차를 달려 가다 보면삼각지점으로 들어서야
하는 특별한 모습으로 평사리는 나타난다.
최근 최참판댁을 책속의 이미지대로 복원해 놓느라 그곳
이 바빠졌다.
늘 그렇듯이 새삼스럽게 지어지는 집들이 눅눅한 세월
냄새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좋아 보일리는 없지만....

아하!!! 특별한 것이 하나 있었다.

너른 부지에 이것 저것 채워 넣느라 부산한 가운데 소슬
대문이 열려진 그곳으로  도저히 그냥은 비껴세울수 없는
모습이 보였다.

열린 대문 사이로 너른 들판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건너
에 바로 섬진강의 굽이 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오는 것
이었다.
섬돌을 밟고 마루에 올라서서 행랑의 하인들을 독려해
논밭을 관리하던 행세하던 사람들의 내리 깔은 시선 속으로
들어서기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순수한 모습으로 거기에
섬진강이 한켠 흰 모래톱을 보이고 있었다.

노마님, 서희, 별당아씨, 구천이.
그 모든것들이 어쩌지 못하는 기억속으로 녹아 든다.
江이 모든것을 알고 있는 탓이다.

상당히 높은 지대에 세워진 탓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그
모습때문에 가짜 최참판댁은 아마 그런대로 있어도 좋을
구조물이 될 것 같다.

왕시루봉에서 지는 노을속에 억새의 미소속으로 절실하게
드러나던 강의 모습에 눈물이 나올뻔한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지리산의 모습중 하나. . ]
설마 그렇게 까지는 감동 스럽지 않더라도 거대하면서도
의미를 둘 수 없던 최참판댁을 그나마 용서[?]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섬진강의 한 굽이
를 감상할 수 있는 절묘한 위치 때문이다.

조 부자집.

실망스러운 화려함을 뒤로하고 악양면 소재지로 들어서서
옛 모습을 지니고 있는 실제의 조부자 집을 찾아 든다.
어둑해진 골목끝으로 이어지는 높은 담장이 벌써 정감있
어 진다.
어느해 가을에는 이곳을 찾아들다 눈이 머루 알 같던 아주
적은 키의 여 스님을 만나서 지던 낙엽사이로 그만 그 눈빛
을 가슴에 담아 버린 사연도 있는 곳이다.
화려하지도 그다지 크지도 않지만 들락날락 협소한 계단식
논을 생계터로 삼고 존재해온 부자집의 면모는 퇴락했을
망정 그런대로 정겨운 모습이었다.

"운조루" 처럼 건축 사전에 오를 정도로 어떤 명분이 있는
모습도 아니고, 소위 선비의 기개를 나타내는 "남사 마을"
의 깊이 있는 세월의 무게를 지닌 것 같아 보이지는 않지만
나그네의 어쩌면 서글픈 情恨 정도는 포근히 맞아 줄 모습
으로 서있는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냥 평사리의 포근한 모습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테마가
된다.

내용이 생각나지도 않은 김동리의 소설"역마"의 한 부분이
갑자기 떠오른다.
섬진강을 휘돌아 화개로 들어서던 봇짐 장사들의 모습을
묘사한 대목이었던가????????

이렇다. 이젠 모든 것이 느낌으로만 돌아 든다.
권하기: 하성목님의 사진중에 평사리 모습이 있었던 것 같음.
    
안해도 될 말: 운조루
                   왕시루봉 아래 구례군 토지면에 있는 우리 옛
                   호남 양반들의 대표적 형태의 가옥. 99칸 집
                   이었다고 함.



  • ?
    parkjs38 2003.09.07 17:35
    평사리.. 어린시절 7살쯤 일 게다.. 진주에 왔다가 먼 친척이 사신다고 어머니와 함께 평사리에 간 적이 있었다.. 참 평온한 곳이었지요.. 어린 아이의 눈으로도.. 다만 어려운 시절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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