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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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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계획하고 무진장 고생하면서 마쳤기에 저와 같이 초보이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하여 글을 남깁니다

특히나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이번 산행이 가장 힘들었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천왕봉에 오른 아들을 대견스럽게 여기며, 산행동안 아주 훌륭한 파트너였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또한 산행중 만난 고마운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말씀도 전하고 싶습니다

아이들 여름 방학을 시작하면서 큰아들(중2)과 지리산 종주를 하기로 설득반 강제반으로 계획하고  장마로 입산통제가 된 관계로 한번 연기하고, 우여곡절 끝에 산을 오르게 되었습니다
대학시절에 천왕봉을 몇번 올라본 것말고 종주는 처음이었고 더군다나 아들녀석은 산이라고는 아파트 뒷산 말고는 가본 적이 없는.. 그래서 어쩌면 무모한 계획이었죠

당초에은 노고단에서 1박하고, 연하천대피소에서 다시 1박, 세석대피소서 1박하고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하산하는 좀 느긋하게 쉬엄수엄하기로 계획하였습니다
그런데 산행중에 지리산을 도망쳐 오듯 빠쁘게 미친듯이 걷다가 끝나버린 산행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의 1박2일의 산행은....

(종주경로: 탐방안내도에 지나온 행적을 표시했습니다)


(성삼재 휴게소에서 노고단으로 오르는 입구)

8월12일
성삼재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경.
주차장에서 주차원아저씨에게 중산리까지 대리운전을 부탁하니 가능하다고 합니다
근데 요금이 만만치 않습니다.거금 10만원이라는 군요
중산리로 하산해서 다시 성삼재까지는 오는 것이 무리라 생각되어 어쩔수 없이 대리운전을 부탁하고 15일 하산계획이니 14일까지 중산리 주차장에 차를 가져다 달라고 했습니다
휴게소에 들러 음료수 한통사고, 담배를 달라고 하니 담배는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큰일 났습니다. 참고로 저는 소위 말하는 골초에 해당합니다
산에 가면 어차피 담배는 피울수 없을테니 참기로 하고 출발하기로 합니다
근데 대피소에 도착해서 안 일이지만 대피소마다 흡연구역이 있습니다
그때 부터 담배는 빈대붙기로 했습니다. 제법 얻어 피웠습니다

노고단 오르는 길에는 성삼재에 들렀다가 노고단 전망대를 갔다오는 가벼운 차림의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일이십분 지났을까..갑자기 소나기가 업청나게 쏟아집니다
우의는 준비해 갔으나 워낙 급한지라 잠바로 배낭만 가리고 계속 올랐습니다
지리산은 하루에 한번은 무조건 비 온다고 보면 맞습니다

오후 6시경 노고단 대피소 도착.
우선 대피소에 예약 확인하고 침상을 배정받았습니다
꼭 군대 침상처럼 생겼는데 2층이 있는게 다르다면 다른겁니다
일찍 저녁먹고 쉬기로 합니다. 아들녀석 라면을 먹고싶다고 합니다
근데 매점에는 라면이 없답니다. 왜냐 환경오염 방지차원이라고 합니다
매점에 대해 잠시 말씀드리면 대피소마다 매점이 다있습니다
주로 햇반,라면(다른대피소에는 있습니다),이온음료, 고칼로리 과자(영양갱등),가스 기타 몇가지를 파는데 버너와 냄비만 있으면 하여간 굶지는 않습니다
햇반에 김치하고 한끼를 떼우고 휴식하면서 담배한대 얻어 피웠습니다

오후8시경. 내일 산해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합니다
참고로 10시면 소등합니다
뒤척이다가 겨우 새벽녁에야 잠이 들었는데 아들녀석 알밉도록 잘 잡니다  

(노고단대피소 전경)

8월 13일.
아침 5시쯤 모두들 일어나서 부지런을 떱니다. 아마도 일찍 출발할 모양입니다
오을 아침은 준비해간 누렁지를 물에 불려 끓이고, 된장국을 준비했습니다
아들을 깨워서 아침 먹이고, 화장실에서 대충 세수를 합니다
6시 30분 노고단 고갯길로 출발.

(노고단대피소에서 300m 거리에 있는 고갯길)

아들녀석 벌서 힘들어 합니다
오늘은 어디까지 갈꺼냐고 묻습니다. 천천히 연하천대피소까지 가서 1박하자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두가지 문제 있습니다
점심 먹을 장소가 마땅찮고 대피소도 노고단 말고는 예약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디가 되던 간에 비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아들은 가능하며 내일로 산행을 끝내도록 오늘 멀리 가자고 합니다
벌써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연하천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조금 빨리 걷기로 합니다

반야봉 근처에 오니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봉우리라는 것이 제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새끼봉우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자연 다 올랐다 싶으면 또 올라야 하고 끝이다 싶으면 또다시 오르막이 시작입니다
아들녀석은 후회하기 시작합니다. 그냥 집에 있을걸 괜히 왔다고...
발목과 종아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뒤에 보이는 반야봉)

삼도봉, 화개재,토끼봉,명선봉을 지나 드디어 연하천대피소에 도착 오후 1시.
노고단에서 10.6km를 6시간 30분 동안 걸어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매점에서 라면을 팝니다. 햇반 두개를 데우고 라면 하나를 끓여서 먹었습니다
매점에서 바르는 멘소레담을 구해서 발목과 종아리에 발라 주었습니다


(연하천대피소에서 점심먹고 휴식중. 어디까지 갈지 열심히 지도를 보고 있는 아들)

오후 2시
벽소령까지 2시간, 세석대피소까지 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다음대피소인 벽소령대피소까지 일단 가기로 하고 출발합니다

삼각고지, 형제봉을 지나 2시간 반만에 벽소령대피소에 오후 4시30분경에 도착
미리 도착한 사람들이 벌써부터 비박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내일까지 하산할려면 최소한 세석까지 가야 여유가 좀 있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3시간이 걸린다는 세석까지 가기는 좀 무리가 따릅니다
이미 오늘 9시간 가까이 걸어서 온몸이 무리가 오는데다 밤 산행은 초행길에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가면 같이 따라 갈까 고민중인데 세석쪽으로 출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른 따라 붙었습니다
어디까지 가시냐고... 세석까지 간다고 합니다.그럼 동행하기로 합니다
동행한 분은 대전에 사신다고 했고 중3인 아들과 함께였습니다
이때가 오후 5시.

3시간이면 간다던 세석은 나오지 않고 산이 점점험해져가고 날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덕평봉을 지나고 칠선봉을 지난 시간이 벌써 오후 7시를 넘기고 있습니다.어두워 지고 있습니다
반대편에 오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세석까지 30분 정도 남았다고 합니다
8시를 넘겼는데도 아직 산중입니다. 랜튼과 라이트를 켜 손에들고 머리에 두르고 걷는데 바위길이라 무척이나 힘듭니다. 다칠까 제일 걱정입니다
같이 동행했던 분들은 우리보다 속도가 빨라 앞서 가셨는데, 한참 가다보면 우리가 오기를 기다려 줍니다.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특히나 영신봉을 오르는 나무계단에서..
세석을 지척에 두고 소나기가 퍼붓고 말았습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비에 목욕을 합니다

오후 9시. 세석대피소 도착
대피소 처마밑(?)에는 예약하지 못한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비를 맞으며 밤을 새워야 할 판입니다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 가까스로 대피소 종앙홀에 자리 두개를 마련했습니다.
이건 거의 대박수준입니다
옷을 갈아 입고 자리를 깔고보니 아직 저녁전입니다
밥을 해먹을 형편이 아니라서 문닫은 매점직원 깨워 초코파이 네개, 음료수 두개를 사서 저녁을 대신하기로 하고 ... 동행했던 분이 아들과 함께 삶은 계란을 들고 왔습니다
아주 맛나게 나누어 먹고, 담배도 한개피  얻어 피웠습니다. 그 맛이란...

(새석대피소, 아침을 챙겨먹고 출발하기전)


8월14일
아침 6시. 어제 동행했던 분은 벌써 출발하고 보이지 않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도 못했는데...
햇반에 된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8시 장터목으로 출발

(장터목대피소 전경)

오전 11시 장터목 산장에 도착
점심을 미리 먹기로 합니다. 라면에 햇반으로..
장터목 물이 귀합니다. 20분 기다려 라면 끓일 물만 경우 구했습니다
뜨거운 날씨로 인해 탈진할 수 있기 때문에 식수가 충분해야하고 , 허기지면 안됩니다
해서 물통은 큰것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은것 같고, 미숫가루와 코칼로리 음식(양갱)을 준비해서 수시로 습취할 수 있어야 탈진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미숫가루 약간, 매실액을 물통에 따로 준비했는데 아주 요긴했던것 같습니다

정오.12시에 천왕봉으로 출발

(천왕봉 바로 전 제석봉에서)

날씨가 좋으면 천왕봉의 모습이 보인다는데 오늘따라 운무에 휩싸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정상이 바로 앞이라는 조금은 밝은 표정입니다

오후2시 천왕봉 도착
보통 1시간에 도착한다는데 모르겠습니다. 어제 너무 무리한 탓인지 죄우지간 2시간이나 걸려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아래로 운무때문에 주변 경관이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힘들었나요..눈을 감고 있습니다


20분 정도 쉬었나요..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중산리로 하산하는 청년이 있습니다. 같이 따라 가야지요. 우리도 하산해야 하니..
중산리 하산길 장난아니게 가파릅니다. 더구나 비까지 와서..다리에 힘이 들어 갑니다
내려오는 내내 아들에게 미끄럽다 조심해라..그래도 아들녀석 다리가 풀려 떠벅더벅 걷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무리한 것같아 후회가 들기 시작합니다. 적당히 쉬면서 왔어야 하는데.. 이 상태로 무사히 하산할런지 ..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들이 아닌 저가 지팡이를 헛짚어 한바퀴를 굴렀습니다
바위에 얼굴이 긁힌 정도라 천만 다행입니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께서 밴드를 주신 바람에 응급처치는 했습니다

오후 6시
거의 탈진상태로 중산리에 도착했습니다
아들은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재빨리 가게에서 이온음료 한통을 사다 먹였습니다. 조금은 나은 모양입니다
땀으로 젖은 옷을 입은채 이동할 수 가 없어 가게 할머니에게 부탁해서 샤워를 할 수있었습니다.

8월12일 성삼재~노고단대피소 (2.7KM, 1시간20분)
8월13일 노고단~세석 (20.5KM, 14시간 30분)
8월14일 세석~ 천왕봉~중산리(10KM, 6시간)

너무 무리하지 마십시오. 사고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도전은 해 볼만 합니다
  • ?
    최성숙 2006.08.18 13:17
    후기를 읽다보니 노고단대피소에 같은 시각에 있었지모에요~소나기오고나서 무지개생긴거는 보셨나요?아드님과 지리산종주를 하신모습이 부럽습니다.아드님은 아마 평생 추억을 간직할꺼에요.
  • ?
    슬기난 2006.08.18 20:07
    듬직한 체구의 아드님과 같이하여 흐뭇하였겠습니다.
    종주자체도 의미를 둘 수있겠으나 그 준비과정도 훌륭한
    학습이 되겠기에 미리 세세한 계획을 세우고 임한다면
    보다 나은 산행이 되겠습니다.
    더운 날씨에 부자간에 좋은 추억 같이 함을 축하드립니다!
  • ?
    오 해 봉 2006.08.20 12:05
    아들과 함께한 지리산 보기도 좋습니다,
    땀흘리고 수고 하였어도 흐뭇 하셨지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자료가될 산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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