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건하게 잤나보다. 밖에는
어둠이 깔렸다. 1인실 방에 또 혼자다. 정신이 좀 들고나니 갑자기 왜 아직 퇴원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아니 아직 안 일어났어? 어찌 된 거야 진선생?" 원장 나리 납시오다. 이 병원 원장의 전공은 정형외과 디스크 전담이다. 여러 명의 의사들이 동행했는데, 모습들이 절절매고 있다. 그는 좀전의 일어날려는 시도로 인한 헐덕거림을 억지로 참으면서 조용히 누워있었던 것처럼 원장을 보면서 눈으로 인사를 한다. 진선생이라는 레지던트는 무테안경을 매만지면서 노트를 열고 뭐라고 설명을 한다. "아냐, 아냐, 빨리
퇴원시켜드려.." 옆으로 누워 일어날려고 힘을 다시 써본다. 그러나 좀전에 하도 힘을 많이 썼던 터라 힘을 다시 쓰기가 쉽지 않다. 원장이 갑자기 다가오더니 황선생의 몸을 덜썩 들어올려 버린다. 놀란 마음에 그는 악! 하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지만 원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등을 떠받치면서 침대에서 내려서라고 재촉한다. "자! 일어서 보세요!
됩니다. 엄살부리지 말고!" 그는 원장이 야속타고 생각하지만 원장도 60줄에 들어선 나이인데 용 쓰는 것을 보니 어쩔 수 없이 사생 결단을 하고 힘을 준다. 바로 서니 몸의 하중이 분산되면서 균형을 잡고 힘도 덜 드는 상태가 되자 용쓰면서 붉어진 황선생의 얼굴은 평정을 되찾기 사작한다. 그제서야 주변의 모두는 긴장의 끈을 놓고 한 고비 넘겼다는 표정을 짓는다. "황선생, 이제는 열심히 운동두
하고 해야지 이렇게 근육들이 다 풀어져 있으면 안됩니다." 그는 속으로 "뼈가 문제가 아닙니다. 근육이
제대로 받쳐줘야 또 디스크에 안걸리는 것입니다. 알겠어요? 이제 황선생은 다시 한번 병원에 더 오면 앉은뱅이 됩니다~~~" 언제 나타났는지 그의 아내가 뒤에서
큰 소리로 답변한다. 아주 지겨웠다는 식으로 내뱉는 그녀의 답변이 그의 신경을 건드린다. "황선생! 디스크는 영양분을 체액을 통해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왜 주말에 실컷 자고 나면 허리가 뻐근한 지 이제 그 이유를 아시겠죠?" (다음에 계속) |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세요.
2003.09.08 17:55
황선생 입산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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