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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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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5 12:11

휘감기고 감금되어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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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철을 탈 상황이어서 가볍게 책 한 권만 옆구리에 끼고 집 나섭니다.
그런데 이 책 때문에 전 그만 엉뚱한 짓 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방향의 열차 타고 말았습니다.

옆자리 어떤 분 "그래 ○○역에서 내릴께" 하는 통화내용 우연히 듣고는
화들짝 놀라 두리번거리니 아뿔싸!
부랴부랴 반대편으로 넘어가 그 방향 열차 타고
환승역에서 다시 제 방향의 열차 옮겨 탄 후
긴 호흡 한 번 하여 그렇게 엉뚱한 짓 마무리하고
또 정신 없이 책 내용에 몰입합니다...

어느 날 저에게 일시에 도착한 4권의 책중
어찌하여 이 책에 맨 먼저 손이 갔는지
전 아직도 그 이유 잘 모릅니다.

제목이 유혹하는 강도도 제일 약했고
표지와 지질도 거칠한 보리밥 같았는데...
초반부 내용도 관심 강하게 끌지 못하였고
번역자의 깔끔한 처리 외에는
문체도 별다른 향기 없었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이 책에 맨 먼저 손이 간 것
이 책이 선정과정을 통하여 저에게 온 것
그 선정 해 주신 그 분 어찌우찌 해서 알게 된 것
그 분, 책 아주 좋아 하신다는 것
또 그 분, 책 나눔 너무 좋아하신다는 것
어느 날 우연히 그 분과 책 이야기 하게 된 것
이 모든 것들...
이 모든 것을 지휘하는 그 무엇...
그 모든 것들을 존재하게 한 그 무엇...
그것은 분명 존재한다는 것
전 그것을
지금 가슴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예... 전 지금 이 책의 강한 매력에 사로잡혀
아예 포로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역시 글의 매력은 잘 쓴 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한 체험에서
진솔하게 흘러나온
그 이야기에서
사람을 휘어잡는 매력이 존재합니다.

이런 매력에 휘감기어
세상 모를 행복감에 감금되게 해 주신
이 책 선물해 주신 그 분...

지금 이 순간 바로 옆에 계셨다면
한번 꼬~옥 껴안아 드렸을 것입니다...


Clarinet Concerto In A 2nd Movement - Mozart

  • ?
    작은 이영진 2004.10.05 13:32
    몇호선이였서요 2호선이면 그냥 있어도 다시 순환하는데요 ㅎㅎㅎ
  • ?
    아낙네s 2004.10.05 14:14
    진한체험에서 나오는 허허바다님의 산행이야기 또한
    지리의 흠뻑 빠지게 만들어주시니 저도 제 곁에 계셨다면
    꼬옥~~껴안아 드렸을 것입니다..^^""
    껴안아드리고픈 오브넷가족들 .. 줄을 서세요~~ㅎㅎ
  • ?
    편한세상 2004.10.05 14:22
    허허바다님의 너른 가슴에 꼬옥~ 안기실 분
    행복하시겠습니다.^^*
  • ?
    솔메 2004.10.05 15:07
    '신량입교허 등화초가친'이라더니
    이 가을에 전해주는
    허바님의 책사랑이 대단하구만요.
    감동을 주는 한권의 책이 있음에
    가을은 우리에게 더욱 풍요로운 계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
    sagesse 2004.10.05 20:52
    책 든 손 귀하고
    책 읽는 눈 아름답지요.
  • ?
    오 해 봉 2004.10.05 21:37
    허허바다님 감기가 덜나었나요.
  • ?
    인자요산 2004.10.06 19:31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책이 잘팔릴것같지만
    실제로 판매량은 가을이 제일 저조하다고 합니다.
    저같아도 밖으로 나다니고 싶어서...원...

    저 호수근처 밴치에 앉아 한권의 책과 함께라면
    혹시 모르지요
  • ?
    해당 2004.10.06 21:44
    안녕하세요!
    이 가을이 가기전 저두 책 한권 잃도록 해야겠습니다.
    글구 사진 참 풍요로와 보여 좋습니다.
  • ?
    섬호정 2004.10.07 14:50
    예~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그 책을 만든다
    지나며 많이 읽은 글 귀,
    책 읽는 전철 속 분위기가 참 아름답게 연상되네요
    앞에 젊은이가 서서 책 읽으면 저는 경로석에서 일어나
    그에게 꼭 자리 내어줍니다 사양해도...호호
    늘 외출하는 짐이 버거운건 책이 동행하느라...
    그래도 함께 하면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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