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풀을 안 베시오?"
"ㅎㅎ 그러게요..."
"쯔... 좋은 정원인디, 다 배려 놨구먼"
"에효..."
왜 베어야 하는 것일까?...
선택받지 못한, 원하지 않았던 녀석이라
이름조차 잡초라 불리우며
겨우 허락받은 서러운 한 시절 생명으로 '出'하여
운 좋게 제 소임 다하고 '歸'하는 저 순간의 모습,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가을은 쇠락하는 맛인데,
가을은 갈색의 향연인데,
왜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저 사그라드는 수풀 밑에는
아직 무수한 생명들이 둥지를 틀고 살아가고 있는데,
조금 더 추워지고 수풀이 말라 엉성해지면 곧 퇴거할 텐데,
왜 그 얼마 되지 않는 슬픈 시간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일까?
"사람이 부지런해야 하는 겨"
"허리가 아파서..."
"젊은 사람이 그리 아파서 큰일이구먼"
"..."
올해도 어김없는 핀잔으로
이렇게 또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도솔암 - 실상사 를 갈때는 언제나 도마마을이
쳐다봐 진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