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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섬진나루>야생마의 세계통신

조회 수 1613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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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새 날마다 계속 천둥번개와 세찬 비가 두어시간 강하게 내린다.
힌두국가라서 사람들이 함부로 하지않는 소들도 비를 피해 가게앞 차양아래 서성이고...
상가의 주인들은 왕골같은 걸로 만든 작은 의자에 무표정한 눈으로 비를 바라본다.
대지위에 쏟아지는 비는 시원함과 차분한 공상에 빠지기 좋다.

히말라야 산마을에도 비가 오겠지. 늦은오후가 되면 날마다 그랬던것처럼...
하늘가까운 호수에도 캉진곰파에도 랑탕계곡에도...
뛰어들어가 같이 괭이질을 하고 싶던 계단식 밭들에 심어놓은 씨앗 위에도...
학교마치고 돌아오는 아이들은 열심히 비를 맞으며 뛰어가겠지.

넓은세상을 꿈꾸는 여인이든, 억척스런 치즈공장 아저씨든, 롯지주인들도
양을 치던 소녀도 엄청난 무게의 짐들을 지고 히말라야에 발자국을 찍는 포터들도
준엄하게 비내리는 산하를 내다 볼것이다. 그들은 이 비의 의미를 알고 있겠지.
그들의 삶의 세월이 녹아있고 숙명처럼 히말라야와 함께 한몸으로 어울려 살아왔듯이
언어를 서로 일상의 대화를 나누듯 그 순간을 태연히 맞고 있을것이다.

비가 그치고 멀리 희미하게 살짝 구름에 가린 안나푸르나 사우스와 마차푸차레가 보인다.
밝게 수줍게 순박하게 인사해주던 히말라야 사람들이 떠오른다.
어리숙한 코리언에게 길을 가르쳐 주는걸 즐거워하고 맛있게 달밧을 먹는걸 기뻐했고
단순한 히말라야의 얘기를 쫑긋 귀세우고 들으려는 이방인에게 친절했던 사람들...

비 그친 호숫가를 거닐며 내리던 비의 양만큼 그리움도 커져만 간다.
천둥번개와 비가 오는 날이면 랑탕, 고사인쿤드,헬람부의 히말라야를 꿈꾸게 될 것이다.
천둥번개와 비와 함께 촉촉히 마음을 적신채 그곳의 순결한 사람들을 만나러 갈 것이다...


























비가 계속 내리고 구름도 많아서 몬순으로 접어드는건 아닌가 했습니다만,
이틀전부터 강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습니다. 오후늦게는 구름만 많아지는 정도구요.
포카라는 평온합니다. 가끔 안나푸르나 쪽으로 군헬기가 급히 날아갈때면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꽃들이 만발하고 조용하고 아름답네요.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겠지요.
히말라야 깊숙한 곳에 또다른 세상이 있고 저마다의 질서속에 적응하며 살고 있습니다.
수 만명의 세계 각나라의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가고 인연을 맺기도 했을겁니다.
그들은 물질적으로 부족하고 문명의 혜택을 못받고 있지만 자연의 가르침에 순응하며
히말라야를 이해하며 적응하며 개척하고 항상 감사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행복해 하는것 같아요. 대부분이 행복하다고 대답하더군요.

때론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세계에 잠깐 발디밀고 어울려보는게 큰 기쁨이 됩니다.
이젠 히말라야가 먼나라 얘기만은 아니지요.
지리산의 역사처럼 깊은 산골짜기마다 저항과 투쟁의 총소리가 울리고 있고
다녀오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못가보신 분들도 미약하나마 이 글을 읽는분들은 저로인해
그들과 인연을 맺게 된것이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싫든 좋든요.^^

날 기억하는 네팔리들과 반가운 재회도 나누고 있고
이들의 생활문화도 조금씩 체험해 가는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족한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십시오.
가까이 있는 행복을 많이 느끼시길 바랍니다.

날마다 페와호수와 안나푸르나,마차푸차레를 바라보며
포카라에서   야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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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5.05.16 16:55
    예쁘게도 만들어 주셨네요. 포토샾으로 하신건지...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밤이오면 호숫가 주변 풀숲에 반딧불이 무수히 많이 날아다닙니다.
    그곳의 검문소 초병이 네팔말로 '준게리.Junkari'라고 가르쳐 주더군요.
    자기 고향 어딘가엔 더 많다고...잠시 함께 동심에 빠져들었구요.
    호수에 배를 띄워 우리나라 두 아가씨 즐겁게도 해주었습니다.
    그곳 네팔리 수준은 아니지만 저도 이젠 제법 노를 잘 젓거든요.
    다울라기리(8167m) 청소하러 오신 한왕용님 베이스켐프로 찾아가볼까 했는데 그곳은 롯지가 없고 야영만 가능하대서 포기했구요.
    한겨레신문에 연재하던 '나마스테' 소설 책으로 발간하시고 들린
    소설가 박범신님과는 그제밤에 인사라도 가볍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좋은 날들입니다. 부도옹님 저와 매일매일의 기억이 같습니다.
    여산선생님 감사드리구요. 지도편달, 조언 부탁드립니다.
    성락건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시면 참 좋을텐데요.

  • ?
    슬기난 2005.05.17 19:41
    순박한 야생마님께는 이상향으로 느껴질듯,,,
    행복하시다구요? 예! 보는 사람도 덩달아 행복해집니다.
  • ?
    오 해 봉 2005.05.17 22:46
    夏海님이 집도 지어줬으니 이젠 장가가는 일만남았네,
    그곳의 좋은 소식과함께 행운을 기원해.
  • ?
    如山 2005.05.18 10:37
    정녕 신비로운 네팔,
    야생마의 멋진 얘기,
    '네팔 통신' 기대하며
    늘 가까이 하겠습니다.
  • ?
    편한신발 2005.05.18 13:13
    와우~ 방이 멋집니다..

    네팔리가 다되신듯한 모습에, 지리산중의 야생마를 잊어 먹었습니다.

    재미있는글, 항상 고맙게 읽고 있습니다..

    글을 읽으면 습관처럼 눈을 감습니다..그럼, 내가 네팔에 가았더군요^^.
  • ?
    야생마 2005.05.19 15:44
    가볍게 들러주시면 참 고맙겠습니다.
    아직도 가슴이 진정이 안되네요.ㅎㅎ
    어제 오브넷에 들어오자마자
    엄청난 비와 우박이 쏟아지며 정전이...
    이렇게 우리님들과 함께 할 수 있음이 많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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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호정 2005.05.19 22:42
    야생마님! 네팔방!!!축하해요
    하해님의 애정과 정성이 듬뿍 쏟아지는 우정을 느낍니다
    네팔방에서 그리움의 그 곳을 되새길 수 있어 더욱 반갑습니다
    하동송림에 까지 네팔 소식을 보내 주시니 더더욱 고맙답니다
    이화선원을 못 찾으신다니 안타깝군요
    이하정교무님의 주소입니다***
    Premlee@hanmail.net (네팔이하정교무)

    포카라으 변두리로 기억되는 곳,
    관광대학이 새로 생겨 입구에 있더군요
    도로변에서~ 관광대학 입구에서 왼쪽 이층집
    포카라 시내에서 가는 도중에 한국절 하나가 있었는데요~
    전화번호를 못 드려 죄송해요
    좋은 곳에서 늘 건강하세요 합장
  • ?
    선경 2005.05.19 23:56
    보라빛꽃비가 흩날리는 페와호수의 수채화같은 아름다운
    풍경속에 평온한 나날이시겠죠
    축하드려요 ......히말라야의 순수한 많은 이야기들 기대합니다
    세계각국의 여러사람들의 여정의 소중한 만남의 이야기들....
    늘 건강하고 행복한나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 ?
    신후 2005.06.09 14:39
    '알베르 까뮈'의 스승인 '쟝 그리니에'의 아름다운 산문을 읽듯
    멎장이 야생마님의 글도 날 환상의 여행 속으로 몰아가네요.
    방 개설됨, 늦게나마 많이 많이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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