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섬진나루>야생마의 세계통신

2005.06.15 20:00

대사관에 가던 날.

조회 수 1557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권번호JB*******000아무개 어리버리 코리안이 귀하의 나라를
방문하고자 하니 협조를... ...

위 내용의 편지 한장 받느라 대사관에 다녀왔습니다.
라짐팟이란 거리에 각국의 대사관이 모여있고
하물며 북한대사관도 파탄왕국 옆쪽에 노르웨이,미얀마등과 함께있는데
우리나라 대사관은 왜 홀로 외진곳에 있는지...
버스타기도 힘들어서 택시타고 다녀왔네요.

네팔정국의 혼란함으로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고 무장군인이 상주하고...
중년의 네팔여인 직원에게 콩글리시로 열심히 땀흘리며 설명을 하는데
"비자때문에 왔나요? 앉아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주 유창한 우리말이...
아...여긴 우리나라 대한민국 대사관이었지요.
비단 현관앞에 나부끼는 태극기만이 아니라 네팔리직원의 우리말에서도
내 몸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새삼스레 느껴봤습니다.

우리나라가 산악강국의 자리에 서는동안 많은 노고가 있었겠지요.
히말라야 정상에 서서 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이는 산악인들도 돕고
때론 신의 허락을 받지 못하고 죽어간 사람들 수습도 해야하고...
네팔과 우리나라가 정서적으로 많이 가까워진대도 큰 노력을 하셨을테구요.
요즘처럼 불안한 정세에 교민과 여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애쓰시는
네팔주재 대한민국 대사관 화이팅!!

인도대사관에는 많은 여행자들이 비자를 받기위해 길게 줄지어 있습니다.
어려운 단어들 어찌어찌 해석해서 신청을 했네요.
돈좀 주고 맡기면 되지만 스스로 하는게 좋겠지요.
쉽게 떠날 수 있는게 아니네요. 다음주 월요일에야 비자가 나온다니...

지금 이웃 인도는 가장 더울때랍니다. 물론 이곳도 그렇지요.
혹서로 사망자도 많이 나오나 보던데 이곳 카트만두 여행자거리 타멜은
여행자가 많이 줄었음을 확연히 느낍니다.
우리 교민분들의 음식점, 피시방등도 마찬가지 이구요.

내가 지날때마다 불러들여서 이야기 나누는걸 좋아했던 젊은친구
가게는 셔터를 내려버렸네요. 'TO LET'이란 글자만 크게 보입니다.
지날때마다 부르고 잡아당겨서 많이 귀찮기까지 했었는데...
그 친구의 앞날이 밝고 평화롭기를 빌어봅니다.

더위피해 한쪽 그늘에 나란히 서서 낮잠을 즐기는 릭샤왈라.
손님도 없이 빈차로 빵빵거리며 좁을 도로를 질주하는 택시기사.
외국여행자도 드문 거리에서 정담인지 농담인지 웃으며
이야기 주고받는 상가종업원들. 대마초를 권유하는 아이도...

그들은 동요하지 않습니다. 얼굴 찡그리지도 않아요.
지금 비록 힘들고 부족하지만 언제까지 그러진 않을거라 믿습니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네팔리들을 보면서 나자신 부끄럽기도 하고
정말 사는게 어떤것인지...어떤게 참된 삶인지...
한국국적인이란 무지막지한 프리미엄 속에서도 왜그리 힘들어했는지...

인도대사관옆 영국대사관 철문밖에 비자신청이라도 해보려 줄서있는
네팔사람들을 보며...쉽게 국경을 넘나드는 내자신을 뒤돌아 봅니다.
도대체 잘나지 못한 내가...네팔사람들보다 열심히 살지도 못한 내가...
마음이 온통 허 해지네요. 많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머잖아 함께 호흡하며 그들의 삶속에 동화될 날이 있겠지요.

대사관에 다녀오는길...조금은 쓸쓸하기도 한 길이었습니다.
제 자신은 뭐든지 감사하며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인도로 가는길...씩씩하게 걸어 가야겠지요.








  • ?
    야생마 2005.06.16 00:32
    빗속에서 들려준 주옥같은 말들은 다 흘려버리고 무슨 맛사지 얘기를...그것도 신성한 방명록에다...실명까지 곁들여서...아이고~
    근데 요즘 그 막강한 한국국적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면서요?
  • ?
    오 해 봉 2005.06.16 12:34
    이제부턴 인도로 간다고,
    못말리는 야생마,
    어딜가든 건강하고 행운이 따르길 기원해.
  • ?
    선경 2005.06.17 12:54
    겨울에 고국을 떠나셨는데 어느덧 계절은 여름으로
    달려가고 있네요
    젊은날에 가보고 싶은길을 마음닿는대로 갈수 있다는것도
    축복입니다....항상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시고요
    넓은 인도에서의 행복한 영혼과의 만남....기도드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1 하나비 6 야생마 2007.07.29 1513
170 아스완의 나일강. 4 야생마 2006.02.03 1518
169 말레이시아.. 9 야생마 2007.09.11 1519
168 호수위에 집이 있는 스리나가르. 6 야생마 2005.08.21 1521
167 기자(Giza) 피라미드. 12 야생마 2006.01.06 1526
166 하얀나라 파묵칼레 6 야생마 2005.12.04 1529
165 봄이 오는지요? 4 야생마 2006.02.27 1530
164 요르단 Amman에서... 4 야생마 2005.12.15 1530
163 프리멘틀(fremantle)에서 인도양을 보다. 8 야생마 2007.09.25 1539
162 터키- 이스탄불 8 야생마 2005.11.27 1540
161 하이델베르그... 7 야생마 2006.02.13 1545
160 닛코(日光)에 가다 5 야생마 2007.04.29 1547
159 인도양을 보다. 5 야생마 2005.07.11 1548
158 델리에서... 16 야생마 2005.08.07 1550
157 사막도시 Yazd 7 야생마 2005.11.12 1552
156 성산 아루나찰라... 4 야생마 2005.07.09 1552
155 바다가... 7 야생마 2005.07.04 1553
154 会津高原 尾瀬 7 야생마 2007.07.22 1554
» 대사관에 가던 날. 3 야생마 2005.06.15 1557
152 네팔을 떠나며... 3 야생마 2005.06.21 156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 Next
/ 1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