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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섬진나루>야생마의 세계통신

2007.01.17 21:40

유배생활...

조회 수 201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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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유배생활이라고 규정하며 살고 있는 요즘입니다.^^*
제주 들어온지가 두 달 가까이 되니 좀 지루할만도 하지요.

요즘은 감귤 선과장 작업일을 하고 있는데 여기 어른 말씀으론
열흘만 지나면 괜찮다더니 아주 제몸이 아닌듯 여겨질 정도네요.
어제처럼 비가 오는날엔 그 증상이 견딜만한게 아닙니다.

낮엔 한가로운듯 하다가도 저녁 늦게까지 작업을 하기도 하구요.
피시방 한번 가려면 꽤 멀어서 시간내기도 힘들구요.
스스로 자중하며 내공을 쌓는 시간으로 여기며 나름 지내고 있습니다.

작년이 추사,완당 김정희 별세 150주년 되는 해라서 제주박물관에서도
기념관이 열리고 있더군요. 세한도등 여러 작품들도 그렇고
제주 유배중에 학문을 정리하고 후학에도 힘쓰고...
금석학의 대가라고도 하지요. 어찌그리 생활이 엄청나게 저와 다른지...^^*

짬내서 어디좀 가보려하면 꼭 비가 내립니다. 성산일출봉에서
비만 맞았습니다. 당분간 자중하라는 하늘의 뜻이겠지요.
그 덕에 추사를 만나게 되어서 반가웠고 지난 영화도 한편 봤습니다.
'비포 선 라이즈'..비엔나의 오페라하우스, 슈테판성당 그립더군요.

가만히 돌이켜보니 여행중 죄를 많이 지은것 같아요.
미인을 홀로 놓아두면 죄라던데...얼핏 기억나는 곳만으로
인도 고아주의 빤짐, 몬테네그로 코도르에서도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어색하고 멋대가리 없었던 자신이 부끄럽네요.
그 이유는 영어가 제대로 안되어서...ㅜ.ㅜ

근데, 우리나라 여성 여행자들은 외국남자들과 잘 다니는데
남자는 서양 여성 여행자와 단둘이 다니는경우 거의 없답니다.

영화속의 만남과 하룻밤. 무수한 대화들. 아름답고 이해가 되요.
여행을 다니다보면 그런경우 많이 생기게 되고 나누는 얘기들이
순수하고 아름답고 그러다 동행시간이 길어지면 참 힘들어지죠.

부부도 24시간을 함께 지내는게 얼마되지 않을텐데 며칠, 몇주일
한달을 계속 함께 보낸다는 것. 근데 그게 영원할 수 없다는 것.
약속된 시점까지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행복한 시간을 갖게되고
낯선 곳에서 약속된 이별을 해야되는 상황. 참 말하기 힘드네요.

“신이 있다면, 우리 안에 있지 않고 우리 사이 공간에 존재하지 않을까.
마법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에 있는 걸 거야.”
“당신들은 별이야. 잊지마. 수십 억년 전 별들이 폭발할 때 세상 모든 것이
형성됐지. 당신들은 그 파편들이야.” 그래 우린 모두 그 별이래요.
당신도 나도 별. 잊지 말라네요.
이 괜찮은 영화를 저는 왜 이제서야 보게 되었는지...
'비포선셋'도 시간내서 봐야겠어요.

암튼, 감귤이 단순하지만 힘든 작업을 거쳐서 시중에 나오게 된다는걸
알게 되었고 어쨌든 세월은 가고 봄이오면 다시 방랑길을 나설테고
낯선 그 어느곳에서 지금 이순간을 무척이나 그리워 할지도 모르겠죠.
그땐 안되는 영어라도 자신있게 대화를 건네보려 합니다.

제주인심은 아직 살아있어서 밥먹을때나 여러가지로 감동이에요.
2007년 시작한대로 잘 이어지고 있겠죠??
저의 소원 하나가 우리님들 항상 건강하시는 건데
제 소원 잘 들어주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건강하세요.
  • ?
    오 해 봉 2007.01.17 22:15
    제주도 구경을 가볼려고 곗돈붓는 사람들도 있드만 유배라니,
    올가을쯤 지리산 어느곳에서 야생마부부를 만났으면 얼마나
    좋을가 싶다네.
  • ?
    박용희 2007.01.18 09:54
    인생 자체가 여행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오래 간다"
    이런 얘기 듣는 것도 이젠 별로 즐겁지는 않겠지만,,
    야생마님과 오래오래 같이 가실 분 얼렁 나타나소서~~
  • ?
    선경 2007.01.18 12:24
    우리모두가 별이였군요~~~
    그래서 밤하늘에 별을 자주 보게되나봐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별이내려앉은 창가에서 커피한잔 하고있어요
    모두가 지나면 그리운것이죠~~지금의 제주생활을 최대한으로
    마음 여유롭게 보내세요~~~몸은 조금 힘들지만~~~요
    비포선셋 꼭 보셔요~~~파리를 배경으로 참 풍경도 멋지고
    주연들의 연기도 참 잘하더군요
  • ?
    야생마 2007.01.18 19:55

    스트래퍼드 어폰 에이번에서 만난 페트리시아...
    우연히 하룻밤을 동숙하게된 브라질여인.

    대화내용이 호나우딩요가 멋지네, 브라질이 월드컵 우승 할것 같네.
    겨우 그런 얘기들만 나눴으니..
    청바지를 쑥 벗길래 놀랬는데 안에 뭘 입었더만요.
    어찌나 긴장했던지..^^ 그 상황에 무슨 사춘기같은 생각들이..ㅋㅋ

    TV보면 친구찾기 프로그램도 있던데 재밌더군요.
    훌쩍 커버린 친구들 모습 오랫만에 만나서 한동안 자주
    모이기도 했었는데 제주에 있는 친구도 지극정성 환영해줘서
    참 고맙더군요. 친구...참 위로가 되는 존재 같습니다.

    암튼, 자주 뵙기 힘들어도 마음은 항상 오브넷에 있으니
    재밌고 즐거운 얘기 많이 나누시길 바랍니다.
    한달쯤 뒤에 명절 지나고 유배생활 끝낼 예정이니
    맛있는거 사주고 싶은 분은 연락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profile
    김수훈 2007.01.19 13:15
    17일(수)에 성산읍 근처를 얼찐거리고 있었지.
    우도, 섭지코지, 올인하우스...
    근처에 있을 것 같아서 위문차 찾아보고 싶었는데,
    전화번호를 몰라서 말이야.
  • ?
    야생마 2007.01.19 20:57
    선생님 제주 다녀가셨어요?
    미리 연락좀 주시지 그러셨어요. 하긴 일하느라...
    사진은 정초의 모습이랍니다.
    전화 올 일은 많지 않아서 별 불편없는데
    저장해둔 연락처를 따로 적어놓질 않아서 답답하네요.
    오브넷 님들은 연락망이 있지만 컴맹들은 메일연락처도 없고...
    휴대폰이랑 사진시디 몇가지 네팔에 놓고 왔는데 간수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시고 서울가면 인사 드리겠습니다.
  • ?
    섬호정 2007.02.03 19:48
    야생마님 즐거운 한대 사진이라도 반갑습니다
    올 봄이 오면 다시 만행길 떠날 차비시라니...
    봄이오는 소리가 겁이 나네요
    제주에서 국토 남단 소식이라도 들려옴이 얼마나
    훈훈하고 든든한데요 어디서나 건강하세요
    서울에서 상봉할 날 인연되길 고대하며
    엘리콧 시티에서 합장
  • ?
    야생마 2007.02.04 21:32
    엘리콧 시티도 봄이 오나요? 플로리다 재해소식 안타깝던데요.
    오늘 입춘입니다. 봄이 빠르게 오고 있네요. 제 마음에도...
    저도 동계훈련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자중한다더니 여기저기
    깝죽대다가 혼다기도 했구요.^^ 서울나들이 하십니까..
    언제 오실란가요. 봄이 멀지 않았는데...명절 전후로 오신다면
    동대문에서 뵙고 기쁨 나눌터인데요. 안되면 엘리콧시티
    찾아가야죠. 아주 긴 시간이 흐른뒤겠지만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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