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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섬진나루>야생마의 세계통신

2007.06.03 23:10

닛코(日光)의 호수

조회 수 1448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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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닛코(日光). 저는 하코네보단 닛코가 마음에 닿네요.
일단 표고가 높고 그래선지 산세가 아주 더 장쾌하고 호수도 차갑고 맑죠.
한달전에 갔던 주센지호수에서 버스로 더 들어가 유모토 온천에 가 봤습니다.
올여름 일본에서 나려고 하는데 있는동안 닛코산을 가까이 두고 싶군요.

천왕봉보다 높은 산을 오르려고 했는데 도쿄에서 기차로 2시간, 또 버스로 한시간정도..
점심무렵 도착하니 시간이 아쉬운데 무리해서 오를까 했지만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고..
다음에 다시 기회를 보기로 하고 왕복 2시간거리 작은호수까지 숲길을 걷고
호숫가, 폭포, 계곡, 그리고 평원을 마구 헤매 다녔습니다.

해발 1650m정도의 고개를 넘는데 아직 잔설이 남아있더군요.
그 하얗던 설산들이 한달동안 푸르게 옷을 갈아 입고 흰이마만 내놓고 있습니다.
해발 1600m정도에 위치한 切湖. 고요함에 물결조차 잠들었습니다.
화산폭발로 생긴 호수일텐데 수많은 세월속에 신비를 가득 담고 있겠지요.

하얀연기 피어나는 온천물에 발만 잠시 담그고 빗방울 떨어지는 철쭉 붉은
유노코(湯ノ湖)호수를 돌아 폭포수 따라 계속 내려가면 계곡가 낚시꾼과 인사하고
센조가하라(戰場ガ原) 해발 1400m 고지에 일본 최대 습지대가 펼져지지요.
이곳도 호수였다는데 주변산의 토사가 메워지고 점점 숲이 이뤄지고 있답니다.

하이킹을 하면서 자연은 역시 오묘하고 아름답고 신비하네요.
산길에서 숲길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저에게 인사를 합니다.
고개만 끄덕이며 인사를 받다가 열명쯤 되던 무리를 만났을땐 큰소리로
"안녕하세요!" 했더니 다들 웃으며 재밌어하고 반가워 하더군요.

지리산에 들었을때 지도를 보며 여기는 노고단, 세석, 토끼봉 짚어가던 느낌.
하나, 둘, 담아 두었던 곳들을 만나게 되면서 느끼던 그 희열...첫사랑의 그 감정.
지리산을 만나서 12년동안 피우던 담배를 끊었고 여러가지 능했던 잡기들 멀리하고
쾌락에 빠져 자극적인걸 찾던 일, 허황된 욕심 버리게 된 제겐 엄청난 존재입니다.

저는 지금 지리능선에서 이어진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스무살 그땐 바보처럼 흘려보내고 돌아서고 포기하고 상처도 입었지만
다시 찾아온 이 감정, 이 행복감 절대 놓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지리산에서 아직 내려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당분간 내려가고 싶지 않고 언제 내려갈지 모릅니다. 어쩌면...

그러면 오브넷은 어떤 존재일까요...우리님들은...고향이 되나요?
저는 지금 능선길 어느 샘에서 수통에 물을 채우고 있는 중입니다.
행복한 6월 맞으세요.
  • ?
    섬호정 2007.06.05 00:52
    닛코의 산중 호숫가에서 지리산을 꿈꾸는 야생마님!
    저도 그 꿈길~ 몽중산행에 동행할게요
    외롭지 마시고~ 첫사랑 같은 지리산행들을 만끽하세요
    목마른 향수에 수통 가득 그리움을 채우세요
    행운의 6월이 되오소서 합장
  • ?
    선경 2007.06.05 10:07
    고요함속에 물결마저 잠들어버린 산상의 호수에서
    깊은생각에 잠겨있는 야생마님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다시찾아온 행복의감정에서 늘 신선한공기와 같은
    지리사랑~~~가득하세요~~~
  • ?
    야생마 2007.06.07 23:27
    가는곳마다 좋고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이유랍니다.
    호수를 보면서 저는 영국의 호수지방이 떠오르고 낚시하는 사람
    보면 스코틀랜드 포트윌리엄의 강가 낚시하던 사람 떠오르고
    따리의 얼하이가 높을까 이곳이 높을까 주산지도 생각나고
    물줄기따라 걸을땐 심원에서 달궁내려가는 운치있던 계곡길을
    걷는듯한 느낌 하여튼 정상적인 삶은 이제 틀렸어요.^^
    해발 1500미터 맑은 물에서 잡은 물고기 저렇게 구워서 먹는 맛
    기가 막히구요. 아쉽게도 밤기차가 금요일에만 운행을 하네요.

    간혹 고국에 가서 이걸 해보면 좋을것 같다, 돈 많이 벌것 같다
    당장 돌아가서 해야 하는것 아니냐 하다가도 뭘 위해서 해야하나
    싶고 그냥 바로 버려 버리지요. 이순간을 버리면서는 싫죠.
    우리님들은 어느 봉우리... 아님 밤하늘의 별...



  • ?
    shiptail 2007.06.29 23:55
    사진을 또 봐도 예술입니다^^ 칭찬을 안할수가 없네요...
    낚시하는 장면도 근사한데, 숯불위에 생선 꼬치구이가 가장 맘에 드네요^^ 배가고파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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