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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섬진나루>야생마의 세계통신

2005.10.21 15:58

페샤와르에서...

조회 수 1782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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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파키스탄중부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의 서쪽에 위치한
페샤와르라는 도시에 와 있습니다.
이곳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거점도시이기도 하고
이란과의 국경도시인 퀘타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지요.

낭가파르밧에 가기위해 길깃(Gilgit)이라는 도시에 머물렀는데
여진도 계속되고 수니파인지 반정부 종교단체의 저항이 발생해서
숙소안에서 산발적인 총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낭가파르밧 페리메도우에 가게 되었는데
2박 3일 잘 다녀와서 짐을 맡겨둔 숙소가 있는 길깃으로 가는 길이
봉쇄되어서 낯선곳에서 하루를 유하고 다음날 길목 바리케이트까지
가서 몇시간을 기다린 후에 봉쇄가 풀려서 군대 호송차량으로
들어가서 두명의 군인의 호위하에 간신히 숙소에 갈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피로를 풀려고 늦게까지 잠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외국인은 모두 안전을 위해 수도인 이슬라마바드로 강제이동...
피로를 풀지도 못한 채 움직여야 했고 지진때문에 곳곳에 발파를
해야될정도로 산사태가 나 있어서 차안에서 밤을 세우며
비스켓으로 끼니를 때우며 고생고생 이곳까지 오게 되었네요.

그 와중에서 스왓이란 곳을 방문하려 중간에 내려서 며칠 머물렀구요.
훈자에 사과가 널려있다면 스왓은 감나무가 주렁주렁...맛있습니다.
작년인지 제작년인지 중산리 들어가는 마을에 감나무가 아주 많이
열려서 차도까지 닿을 정도로 가지가 휘어지는걸 보았었는데...
이곳에서도 밤마다 심하게 지진의 발생을 느꼈습니다.
지금 뉴스를 볼 수 없는 상태인데 참 걱정이 많이 되는군요.

여행자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서 애쓰신 길깃의 게스트하우스
스텝들과 짧은 거리인데도 밀착경호를 해주고 친절을 베풀어준
파키스탄 군인들도 많이 고맙네요. 잊지 못할 기억들입니다.
사람들이 참 친절해요. 화려하기로 유명한 트럭을 타보고 싶었는데
히치 걱정은 없습니다. 교통비가 특히 많이 절약되요.^^
라마단 기간이라서 새벽 4시에 밥을 먹고는 저녁5시 45분이 되어야
음식을 먹는데 저에게도 많이 베풀어서 음식값도 절약됩니다.^^
새벽 4시에 깨우러 올때면 많이 괴롭기도 하지만요.

낭가파르밧(8125m) 얘기를 해야겠지요. 참 아름다웠습니다.
침엽수가 펼쳐지고 빙하가 쭉 흘러내리고 예쁜 마을이 있고...
저는 다음날 혼자 베이스켐프에 가려다가 빙하를 건너야 하는데
길을 잃어서 빙하깨진것만 맛을 보고 빙하옆에서 헤매다가
아일랜드팀을 만나서 간신히 무사귀환했네요.
당분간 트레킹 계획이 없어서 괜히 무리했다가 고생좀 할뻔 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페리메도우에서 보는 별과 달...아침.
밤엔 눈이 내렸는데 나무위로 지붕위로 저의 콧등위로
참 그 기분 말할 수 없을정도로 좋았습니다.

지금 여기 피시방 USB도 안되고 시디롬도 안되고 사진을 못보여
드리는게 무척 아쉽네요. 한글 쓸 수 있는 이곳도 간신히 찾았으니...
다음에 기회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이 없으니 참 썰렁하고 죄송하고 성의없어 보이고 그렇네요.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사랑방 내용을 일일이 볼 수 없는데
오해봉선생님 태극종주 하셨나 봅니다.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려요.
김수훈선생님! 임자체(아일랜드피크) 등정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요.
아무튼 트레킹하는걸 좋아하는 저완 수준이 몇 수는 위이십니다.
모든님들 가을단풍에 취하실듯 하네요.
좋은계절 좋은날들 보내십시오.

저는 이곳에서 이란(IRAN)으로 갈 준비를 할 예정입니다.
내일 비자신청을 하고 비자가 나오면 며칠뒤에 이란으로 향하겠지요.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가서 빈라덴하고 술한잔 할지도 모르구요.
제가봐도 지금 많이 말랐는데 몸좀 추스리고 길을 좇아야지요.
가끔 편안하게 여정을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
    야생마 2005.10.21 16:46
    사진은 빌려온 것인데요.
    낭가파르밧의 모습을 페리메도우에서 찍은거네요.
    김현거사님께 쓴 엽서는 오늘에서야 띄웠습니다. 언제갈런지요.
    참고로 우편요금은 한국이든 일본이든 캐나다든 다 똑같습니다.

  • ?
    선경 2005.10.22 13:03
    오래 소식이 없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답니다
    모든것이 불안한 가운데 그래도 외국인들은 많이
    보호해준다하니 안심입니다
    어서 안전한 곳으로 가셨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늘 건강 조심하시고요,,,,

    지구상에도 더이상 자연재해가 없기를 기도드린답니다
  • ?
    K양 2005.10.22 21:27
    한동안 글이 안올라서 낭가파르밧 트래킹을 오래 하고 계신줄 알았더니, 그러저러한 일들이 많이 있었군요. 제가 읽었던 책의 주인공도 야생마님처럼 길기트에서 군용버스를 타고 호위를 받으며 이동했다는 대목이 있던데. 그곳은 늘 정치적으로 불안한 가보네요?
    여진이 계속 있군요. 조심하세요.
    이란으로 이동하신다니 더더욱 조심하시고 더 멋진 풍광을 만나게 되시겠네요. 이란에 대한 여행 정보는 인터넷 <웃비아> 싸이트에 좋은 정보와 사진이 있답니다. 인터넷 사정이 되시면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거같습니다. http://www.utbia.co.kr/travel/silk/iran.htm
    근데 진짜 스페인까지 가실 건가요?
  • ?
    오 해 봉 2005.10.22 23:09
    글쎄 궁금했는데 반갑네,
    태극종주가 아니고 밤머리재에서 천왕봉 노고단 만복대 바래봉을
    거쳐서 인월까지 자네처럼 혼자서 사전답사를 해봤다네,
    잘은몰라도 이란은 파키스탄 보다는 모든게 훨씬 나을것같네,
    항상 건강하고 잘있길 기원해.
  • ?
    야생마 2005.10.23 22:05
    피시방 주인의 사양좋은 컴터를 잠깐 빌려서 리사이즈없이
    제가 찍은걸로 바꿨습니다.
    눈이 내려 하얗게 바뀐 페리메도우의 이른아침 낭가파르밧의
    모습과 페리메도우의 아담한 마을...

    소식 들어보니 발라코트가 스왓(Swat)과 가까운 곳이네요.
    길을 좇다보면 스페인일지 또다른 곳일지는 아직 모르지요.
    가이드북도 없이 다니는데 귀한 정보말씀들 참 고맙습니다.
    걱정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
  • ?
    눈팅 2005.10.25 09:37

    상황이 안좋지만
    건재 하시니 반갑고 야생마님의
    열정이 부럽기만 합니다.
    건강 하시고...
  • ?
    최화수 2005.10.25 10:58
    야생마님의 일거수 일투족이 경이적입니다.
    늘 감동하고 감탄하고, 또 부러워합니다.
    야생마님,
    파키스탄에서 보내준 엽서 잘 받았습니다.
    서울에서의 야생마님 환송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날짜가 흐를수록 후회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귀국한다면 환영자리가 어디서 열리든
    꼭 참석하겠습니다.
    건강하고 또 열정적으로 미지의 세계 모든 것
    야생마님의 가슴 가득 품을 것으로 믿습니다.
  • ?
    김현거사 2005.10.25 11:14
    빙하 근처 위험한데는 가지말시고.그 먼데서 몸조심 하시고,
    다녀와서 책 한권 쓰시고.
    사진 많이 찍고.
  • ?
    야생마 2005.10.25 19:19
    최화수선생님 엽서 받으셨군요.
    마침 저번에 알게되었던 주소가 있었습니다.
    고국이 그리워 참기 힘들땐 고국으로 엽서를 띄울 예정입니다.

    사실 여행의 내실이 형편없습니다. 오늘 이곳 페샤와르 박물관에
    다녀왔는데 간다라문화를 유네스코와 파키스탄,일본정부의 노력으로 붓다의 유적들을 잘 가꾸어 놓았더군요. 오다가 들렀던 스왓이란 곳에도 불교유적이 여럿 있는데 지나쳐 와 버렸구요.

    피를 뽑아 에이즈검사까지 마친뒤에야 이란비자가 나왔네요.
    내일 국경도시로 가서 모레쯤 이란으로 넘어갑니다.
    지난 봄이었던가 이란의 대선상황을 조금 관심있게 봤었는데..
    개방으로 흐르던 때에 강경 보수파가 정권을 잡았지요. 어떨지..
    이란의 근사한 이슬람 모스크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 ?
    인산 2005.10.25 19:21
    주위에 사람들의 건강이 안좋아지고 내게서 멀어져감을 느낄때
    뒤늦게사 유행가 가사처럼 '있을때 잘해'라는 문구가 스친답니다.
    오늘이 그런날이었어요
    그 먼땅에서도 잊지않고 누나로 찾아주는 야생마님 덕분에 흐뭇한 미소를 지어봤답니다. 되려 먼 여행길 외롭지 않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지도 못했는데 정성스런 글 고마워요. 안녕을 빌어주는 여러분들 처럼 다시 만날때까지 건강하길 빌어드릴께요.
    야생마~~화이팅!!!
  • ?
    허허바다 2005.10.26 08:38
    엽서 잘 받았어요.
    엽서를 받아 드니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찌릿함,,
    손끝에서부터 전해지더군요.
    보고 싶습니다...
  • ?
    길없는여행 2005.10.27 18:26
    좋은곳은 다 찾아다니시네...
    이러다가 꿈같은 터키와 지중해연안의 도시까지 밟으시겟네.
    화이팅~~
  • ?
    야생마 2005.11.01 18:54
    보고픈 님들...참말로 가슴 저립니다.
    섬호정 선생님께서는 미국으로 언제 가시려나요?
    건강만 하십시오. 언제든 뵐날이 있겠지요.
    모든님들께서 제 마음속엔 항상 함께 하고 계십니다.
    쌍재의 홍시는 잘도 익었을 터인데...
  • ?
    섬호정 2005.12.27 20:15
    야생마님! 드뎌 이 해도 저물어 겁니다
    해를 이틀 앞두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야생마님의 필력에 감탄하며 올 해가 중동 여행으로 저물었습니다 고생하며 만나는 야생마님의 기행기에서 말 할 수없는 고마움으로 오브넷이 세계로 눈을 활짝 열어갑니다 좀 더 힘을 내시어요 건강한 여행길이 되세요 그리운 사람들이 고국에서 야생마님의발자국을 따라 글바람을 타고 따라 다닙니다. 두레네 집에서의 잠에 취하던 순수한 모습을 떠올리며 보내준 카드들을 챙겨읽습니다 고맙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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