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사진전을 한다는 의미 보다는 그동안의 흔적으로
'추억거리' 하나쯤 만들어 놓으면 참 행복하겠다 싶은 생각으로 했었는데요.
많은 사람이 보지 못해 '집안잔치'로 끝난다 해도 행복하다 했었는데요.
오브넷 이라는 멋진 집에 턱하니 방하나를 내어주고 그것도 모자라
예쁘게 꾸며주신 그 마음에 제대로 인사도 못드렸는데요.
전시회 오픈식날 조금은 휑한 갤러리 내부를 이틀동안 몰래 꽃으로 작업을
해 놓으신 분 때문에 목젖이 뜨끔거려 그분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는데요.
일부는 싹을 틔우기 위해 두달 동안 정성을 드렸다는 말에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싶었는데요.
이틀에 한번씩 전시장을 찾았을때 방명록에 조용히 오셨다 가신분들의
격려와 따뜻한 마음들을 읽고 내내 감사하고,죄송했었는데요.
미쳐 알지 못했던 낯선 이름들에서' 들꽃&달님' 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는
잔잔한 감동이 일렁 거렸는데요.
노란 택시에서 친구분과 나란히 내리셔서 손잡고 전시장을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는 '알지 못하는 분'이라도 참 그 모습이 정겹구나'생각 했었는데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너무나 기뻐 춤을 추는 우리 모습 때문에
제 친구와 그분의 친구분께서 질투를 하고, 너무 순수하신 그 모습에 반해
(이 다음에 나이들면 꼭 저 모습이었음 좋겠다) 하는 생각 들었는데요.
쉽지 않은길, 그리고 먼길을 몇번씩 찾아와 주신 분에게 고맙다며 말을 건네자
'고마운 사람은 오히려 나' 라며 그보다 더한 길도 가야지... 하는 말에
가슴이 뜨거웠는데요.
오브넷을 통해 처음 만났지만 이틀동안 기꺼이 친구를 해주며 미술관에 가야
한다는 내 말에 기꺼이 동행을 해주며 내내 함께 해준 그 친구가
너무 편안했는데요.
바쁜 생활 속에서 오시지 못하신 마음 때문에 내내 마음 써 주신분들
내내 함께 해 주신분들....
전시회 마지막날....
혼자 사진을 내리는 마음이 어떨지 잘 안다며 그 마음 나눠 가질까해서
멀리서 내려온 친구들....
지리산에서 내려와 마지막을 함께 해 준 분들....
그 밤.
차마 그냥 보내지 못해 별이 쏟아지는 황매산 자락에 누워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밤새 아쉬움을 함께 달랬습니다.
이 모든 분들의 마음 이렇게 받아도 되는건지.....
아무 생각이 나지를 않습니다.
너무 너무 너무.....감사하는 말씀만 자꾸 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 덕분에 향기로 물든 2월 이었습니다.
저두 구정 전에 황매산 자락에서
이리 큰 기쁨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덕분에 2월이 따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