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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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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6 19:55

울며 헤진 부산항!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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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프게 이별한 스틱에게 고함! 維歲次(유세차) 戊子년 삼월 엿새 지리산꾼 슬기난은 주인 잘못 만나 만리타향 부산에서 울고 있을 정든 스틱에게 告하노라. 등산용품 어느 것 하나 중요치 않은 것 있으랴 만은 등산의 기본은 걸음이라 그것을 지탱해주는 막중한 역할을 하는 너와의 뜻밖의 이별에 섭섭하고 또 섭섭함을 이루 말할 수가 있겠느냐! 내 산을 알고 지리를 알아감에 너의 중요성에 눈떠서 너와의 만남 이전에 鐵로 만들어진 무거운 스틱을 애용하였는바 이름도 선명한 Leki라고 찍힌 신소재로 만들어진 가볍고 튼튼한 너를 보고 한눈에 반하여 친구가 된지 어언 수년, 이별의 인사도 못하고 헤어짐에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 길 없는 험한 곳을 홀로 헤치고 다닐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이틀 밤낮을 지리산 무박 태극종주 한답시고 걸을 때 네가 있어 그 긴 여정을 무사히 마무리 할 수가 있었지. 네가 이렇게 귀중한 줄 모르고 험하게 다루어 몸에는 생채기투성이고 바위사이에 빠진 네 몸에 무리한 하중을 실어 등이 휘기도 하며 못 살게 굴어 새삼 마음에 걸리는구나! 어쩌다 산에 빠져 무리하게 다니다 무릎 관절에 이상이 생겨 먼산바라기만 하고 있는 분들을 볼 때마다 새삼 너에 대한 고마움에 감사를 하곤 했지. 아깝다 스틱이여. 그날 마지막 뒤풀이 후 다시 한 번 뒤돌아보았으면 이렇게 아픈 이별이 없었을 것을 내 불찰이 큰 탓이로다. 유한한 인생인지라 내 너와 언제까지 같이 할지 기약은 못하였지만 그래도 상처 난 네 몸을 잘 보살펴 오래오래 같이 하리라 하였으나 정든 너를 떠나보내고 난 내 마음이 이리도 쓰리더냐! 지금까지 소식 없어 내 너를 찾아 먼 부산까지 갈 형편은 못되고 비록 낡고 닳았지만 너의 소중함을 아는 분의 눈에 띄어 새로운 사랑을 받으면 이 서운함이 조금이라도 가시겠구나! 오호 통재라, 우리의 인연이 여기까지이니 그동안 고마웠다고 다시 한 번 불러보마! Leki 스틱아!!! * 산불방지 국립공원 출입금지기간이라 부산 금정산 정기산행을 하였는데 왁자지껄한 뒤풀이의 영향으로 깜박 잊고 온 손때 묻은 지팡이 생각에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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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호정 2008.03.06 20:09
    오호통재라~ 두고 훌쩍 떠난 야속한 주인 그리워 할 Leki스틱이 가엾어집니다 이다음 새로 만날 스틱에겐 꼭~ 핸폰 연락처 세겨 두세요~지리산 생각, 또 오를적마다 슬기난님 상심에 공감합니다 합장
  • ?
    도명 2008.03.06 20:15
    살다보면 애별이고라지요~ 가볍고 튼튼한 소재의 스틱~Leki! 기억하여 기회에 한 점 마련할까합니다 이미 김수훈님의 지리산 王길라잡이하사품도 잘 소지하곤 있지만요~ 모두 정겨운 이야기입니다
  • ?
    김현거사 2008.03.06 20:51
    어제 밤에 영도다리 난간 잡고 울고있는 스틱 하나를 부산 사람들이 보았다던데 그기 슬기난님 스틱이었나?
  • ?
    지리탐구 2008.03.06 22:37
    <그날 마지막 뒤풀이 후 다시 한 번 뒤돌아보았으면 >....
    저는 이때 알아 보았지요~~ 맨아래 첨언이 있기전에...
    제가 비싼 안경테 착용을 기피하는 이유와 비슷하겠지요?
  • ?
    김수훈 2008.03.06 22:37
    "잊고 온" 게 아닐 거구만-
    허구헌날 야밤중에 랜턴도 안 켜고 길인지 아닌지 모를 곳을 바람처럼 휘젓고 다녔으니, 그 불쌍한 막대기가 어찌 가출할 생각이 안 들었겠노!
    LEKI, 아그야!
    내는 꼭 날 밝을 때만, 그것도 비 오면 안 가고
    탄탄대로만 살짝살짝 댕기니까 내 한테로 오그라.
    훨씬 편할끼다. ㅎㅎㅎ
  • ?
    슬기난 2008.03.06 23:20
    섬호정선생님, 멋진 스틱하나 들고 오시어
    함께 지리자락을 오르는 꿈을 꾸어 봅니다.
    김현거사님. 좀더 수소문 좀 해 주시지 그랬습니까?
    거사님 위트에 한참 웃고 갑니다^^*
    지리탐구님, 가격도 가격이지만 손때 묻은 정이 들어서,,,
    김수훈님, 부산 금정산 자락에 가시어 꼭 데려다
    편하게 사용하십시오! ^^*
  • ?
    부도옹 2008.03.07 00:38
    목줄(이름표)을 하게끔 법 제정이 되지 않았나요? ^^*
    그게 혹시나 떠돌아 댕기다 그 뾰족한 끄트머리로 누굴 찌르기라도 한다면~~
    후덜덜....
  • ?
    xkxkxk 2008.03.07 11:31
    견디다 못해 '가출했다'....에 한표
  • ?
    편한세상 2008.03.07 15:47
    젊은 시절 박박 길때 나와바리가 금정산인디...
    그시절로 돌아간다면 제가 수색작전이라도
    할텐데요. 하지만 집 나간넘은 절대 안찾습니다.헤헤 ^^
  • ?
    東窓 2008.03.08 15:02
    지나친 혹사에 마음 상해 집을 나갔다..가 대세이네요
    하지만, 애닮은 송사에 서운한 마음을 접고
    곧 돌아 올 것 같습니다.
  • ?
    푸르니 2008.03.10 00:27
    금정산 어느 곳에서 생이별을 하셨는지요?
    제가 요즘 거의 주말이면 금정산 종주(?)를 한답니다. 오늘도 다녀왔는데요... 에궁 글을 좀 일찍 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이별하신 장소를 알려 주시면 제가 한번 수색해 보겠습니다.
    애잔한 음악에 마음이 움직여서 흑 흑 ㅋㅋ
  • ?
    슬기난 2008.03.10 19:48
    혹사시켜 집나갔다고 놀리시는 분들의
    기대를 배반하고 얌전하게 올아 온 스틱과
    반가운 해후를 하였습니다.

    그날 같이 상경한 산우님이 도저히 상상할 수없는
    장소에 넣어두고 가시는 바람에 괜스리
    치매 초기증세인가하고 고민도 많이 했더랬습니다^^*

    부도옹님, 이제 목줄 단단히 매고 이름표 새겨 더욱
    친밀감을 표시하겠습니다.
    편한세상님, 마음만이라도,,,,편하게 잘 지내시는지요?
    東窓님, 어찌 그리 쪽집게처럼 집어내시는지,,,^^*
    푸르니님, 그날 학생수련원에서 시작하여 고당봉-북문
    -동문-남문-파리봉거쳐 하산하였습니다.
    어쩌면 스쳐지났을 수도,,, 즐거운 인연으로 지리자락에서
    만나 볼 날을 고대합니다^^*
  • ?
    김현거사 2008.03.11 07:36
    슬기난님 그 유명해진 스틱을 사진으로 하나 올려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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