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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7 14:47

템플스테이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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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풀스테이

‘어이!李사장 火宅에서 버둥거리지말고 나하고 연꽃 한송이 피우러 가자.’
‘뭔데 초반부터 거창하게 나오나?’
‘용주사 1박2일 템풀스테이 가세.’
이리하여 간단히 세면도구 챙기고,둘이 용주사 도착하니,花山 산세가 꽃잎같이 아름답다.낮은 산에 포근히 쌓인 도량은 수령 2백년 넘는 소나무와 느티나무에 덢혀있다.여기 赤松은 정조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 능침을 정하고,소나무 송충이를 직접 이빨로 깨물어 죽였다는 그런 효심으로 키운 나무들이다.
참가자는 남녀 20여명.전부 감물 드린 수행복 입고 까만 고무신에 털 달린 스님 방한화 신고,두 손 叉手하고 기러기처럼 나란히 두 줄로 권포교사님 안내로 경내를 둘러보았다.우선 잘 왔다 생각 드는 것은 국보도록에서도 볼 수 없던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볼 수 있던 점이다.모처럼 만난 神筆을 유심히 보았다.대웅전의 후불탱화와 박물관의 오동과 매화 병풍 그림 배견한 것은 행운이었고,우리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태산같은 은혜를 글과 그림으로 나타낸 부모은중경 경판을 먹물 적시고 한지를 얹어 솜방망이로 탁탁 두드려 직접 탑본 해본 것도 인상적 체험이었다.

하얀 얼굴의 미남스님이 우릴 지도했는데,남전스님은 지적이고,말솜씨는 위트가 넘쳤다.88올림픽 때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한국의 문화가 별로 없었단다.그래 당국 주선으로 템풀스테이를 시행해보았는데,외국인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았고,그 후 프랑스 사람들이 팀을 구성해서 한국을 방문해오고 있다한다.대개 템풀스테이 참여 인원 10%는 외국인이고,내국인 중에도 타종교 분이 많다고 했다.
합장은 내마음의 一心을 상대편에 보이는 인사법이요,<一柱門>은 기둥이 하나라고 일주문이라고도 하지만,나와 부처가 하나가 되겠다.혹은 나와 남이 하나가 되겠다는 뜻으로 <不二門>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절하는 의미는 첫째 부처님게 경외심을 표현하는 것이고,둘째 잘낫다고 하는 자기 마음을 下心토록 만드는 것이고,셋째 세상 살면서 자기 잘못을 참회하기 위한 행위라는 등 기본을 소개해주었다.

5시에 발우공양이 있었다.작은 절에서는 볼 수 없지만,대중스님 많은 큰 사찰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꼭 한번 체험해볼만한 것이었다.죽비 소리에 맞춰 공양이 시작되는데,‘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육신은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저 이 공양을 받습니다.’ 먼저 오관게를 왼다.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고 道業을 이루려 음식을 든다는 사찰 공양의 의미가 새삼 놀랍다.
나무그릇 네 개에 각각 밥 국 나물 퇴숫물 놓고,소리나지않게 음식을 먹는데,마지막은 김치쪽으로 티 한점 없이 남은 음식을 국물로 씻어먹도록 가르키는 것도 맘에 닿는다.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 아니던가?1년에 우리가 버린 음식은 10조원 가량 되며,그 처리비용이 다시 10조원,총 20조원이 된다.발우를 퇴숫물로 헹궈 그 자리서 수건으로 닦아 제자리 올려놓으면서,귀가하면 나도 채식으로 바꾸고 밥 한 알,물 한모금 허비않겠다고 다짐했다.

밤 8시부터 108배에 들어갔다.세속의 잘못을 백지에 적어서 각자 머리맡 촛불 앞에 놓고 108번 참회의 절을 올렸다.한번도 머리 숙이고 五體投地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은 모른다.밤 깊은 법당에서 20여명의 청신녀 청신도가 죽비소리에 맞춰 촛불 앞에 두 손 모우고 경건히 절하는 모습 자체가 아름답다.이때 시선을 半開하여 중생을 내려다 보시는 부처님도 자비롭고,속눈섶에 이슬 맻힌 옆의 우바리 모습도 선녀같다.절은 설흔번 정도 할 때부터 목부분부터 따뜻해지고,5십번 넘기니 이마에 땀이 흐른다.나는 본의 아니게 惡口로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을 주로 참회했다.
108배 끝나고 대중은 법당 밖에 나가 탑돌이 한 후 참회문을 燒紙했다.날씨는 얼음처럼 싸늘하였고 별은 하늘에 총총하였다.종이는 불에 타서 재로 변하고 허공으로 날아갔다.북두칠성님께 서원을 올린 셈이다.휘영청 밝은 달 아래 탑 그림자 뚜렷하여 조지훈 선생의 <僧舞>가 생각났다.‘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용주사에서 선생께서 이 시를 쓰셨다.‘빈 대에 황촛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은 지는데...’찬 공기에 몸 웅크리고 소나무 그림자 밟으며 화장실 다녀오니 밤 9시다.

새벽 3시에 道場釋이 시작되었다.사찰에서 새벽 예불 전에 도량을 청정하게 하고 모든 잡귀를 몰아내기 위해서 행하는 의식이다.신묘장구대다라니(神妙章句大多羅尼) 사방찬(四方讚) 도량찬(道場讚) 참회게(懺悔偈)를 외고 목탁 치며 도량 주변을 도는 의식을 말한다.먼저 나오신 스님 목탁소리 듣고 뜰에 나가니,서편 하늘엔 하현달이 걸려있고,기와지붕 위에 간밤의 그 북두칠성 형형하다.전원이 鐘樓에 가서 범종 타종 체험을 했다.萬籟俱寂 속으로 우리는 한 사람씩 돌아가며 데엥!종소리 여운이 저 지상 끝까지 중생 깨우고,다시 데엥!종소리가 비천상 타고 달빛 따라 천상 끝까지 스미기를 염원하며 33번 타종을 했다.차그운 별빛 아래 듣는 범종의 여운이 그리도 신비로웠다.그리고 법당에 들어가 휘황한 황촛불 아래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一拜 시작하여,‘지심귀명례’<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승가야중> 七拜를 끝내고 반야심경 외고 새벽예불 마쳤다.
4시부터 결가부좌하고 참선 시작하니,밖에는 바람소리 새소리만 들리고,법당 안에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단전에 숨을 모우고 손발 끝까지 호홉하는 정적만 흐른다.원래 참선은 초보스님은 하루 8시간,고참스님은 18시간,고승은 24시간 결가부좌한채 몇년간 장좌불와 하신 분도 계셨다고 한다.그러나 두 발바닥이 하늘로 향한 결가부좌가 무척 어렵다.사찰문화 체험 온 손님들은 20분 하고 10분 쉬고 다시 20분 실시하나,다들 다리에 쥐 났다고 야단이다.스님은 나무로 깍아만든 목석인양 미동도 않는다.숙달된 훈련소 시범조교처럼 고통스런 가부좌를 스님이 어찌나 능숙하게 마치 편안한듯 하시는지,그 육체적 훈련을 보면서,정신적 수행은 또 얼마나 깊을까 유추해보기도 했다.수행자의 모습이 새삼 존경스러운 장면이었다.

참선 끝내고 선체조 한 후,아침 6시에 공양 시작하고,6시30분에 運力이라해서 비로 마당을 쓸었다.빗자루로 마음 속 번뇌망상까지 전부 쓸어내지는 못했지만,이 시간은 속세의 집에서는 겨우 이불 벗어날 시간 아니던가?한시간 花山의 숲길 걷고,구절초차로 목을 축이니,심신이 개운하기 그지없다.
마지막으로 박물관에 가서 부모은중경 탑본 하나씩 만들어 가도록 인도해준다.좋은 시도였다.모두 집에 가서,탑본을 책상 앞에 붙이고 템풀스테이 기억할 것이다.(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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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eon 2008.02.27 15:35
    송광사에서 처음 1주일 수련회를 시작부터 일반화 되어가고 이 즈음
    템플스테이의 경험은 꼭 한번 해볼만한 것입니다.
    여름에 열리는 송광사 수련회는 그 연혁이 오래 되었습니다.
    기회닿으시면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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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호정 2008.02.27 17:26
    탬플스테이 수련 체험을 축하드립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참회의 수행체험이 누구에게나 시도되어지지 않는 줄 압니다 귀한 이야기 고맙습니다 마음갖기 시작하고 프로그램을 찾아 또는 무조건 그 곳 (절)로 찾아가는 용기있는 실행이 필요하였습니다 ..해인사 일시 출가자로 묵언의 몇일간 참 견딜만 한 편안함을 잊지못합니다 청신한 한 장르의 삶을 체험 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지리산 입산금지 기간에라도..도심사찰등 곳곳에서 시도되는 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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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난 2008.02.27 20:08
    집에서 얼마 멀지 않지만 정작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세속에 얽매여 사노라는 핑계로 말입니다.
    언제 짬내어 한번 둘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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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닝기리 2008.02.28 09:32
    정치적인 이야기는 좀 삼가했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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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비우고 2008.02.29 14:31
    템플스테이 아주 좋은 글 쓰시면서
    정치 이야기,왜 그런 비유를 여기에 하시는지 좀 씁쓸합니다.
    그런 비유는 사적인 대화로 하시는게 좋지 않을런지요?
    여기는 다수가 참여하는 공간 아닌가요?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들 이라면 이나라 현대사가 어떻게
    흘러왔고 누가 어떻다는거 정도는 알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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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닝기리2 2008.02.29 14:58
    호명하신 분들은 모두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한 국가 지도자 였지요.우매한 국민들이 문제죠..
    군사정권때 힘께나 쓰셨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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