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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처럼 날씨가 맑은 덕분에 멋진 저녁 노을을 구경했습니다.
노을 속으로 가서 묻혀 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던데요...

근데 저는 날이 흐릿하면 눈이 부시지 않기 때문에
밖에 나가고 싶어 더욱 안달을 냅니다.
그래서 지난주 흐릿한 날에 한적한 시골의 정취에 젖어 보고 싶어서
충남 서천군 한산면의 한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문헌서원'이라고..그 전에도 그 근처를 지나며 안내판을 보며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마침 그곳까지 가게 되어서
1.7킬로미터를 걸어서 들어 갔습니다.

마을 입구에 도착해서 밖에 나와 계시는 아주머니를 만나서
문헌서원에 대해서 물으며 마을이 참 맘에 든다고 했더니
"이 동네 참 좋지...목원할아버지도 계시고..."
저는 문헌서원이 아마도 충청도 양반 선비께서 상투틀고 학동들에게
한문이랑 가르키는 곳으로 알고 갔었기에
목원 할아버지가 아이들이랑 가르키시냐,,지금 계시냐...고 했더니
"그건 잘 모르고 우리동네 사람들은 목은 할아버지라고 불러...."

아주머니네의 4마리의 강아지와 한 마리의 고양이,두 마리의 토끼를
구경하고 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더니...제법 규모가 큰 사당같기는 한데..
물어볼 사람도 없고...궁금증만 가득 안고 집에 와서 인터넷에서
목은 할아버지가 '이 색'어른 되시고
조선시대도 아닌 고려시대 분이란것등등을 알게 되었네요.

그 날은 카메라를 안가지고 가서리 사진을 못 찍었는데
사당 뒤 편에 웅장하게 버티고 서 있는 두 그루의 배롱나무가 인상적이었는데
인터넷 검색하니 그 배롱나무에 대한 언급이 있드만요.

*사진은 그 전날에는 한산읍내 근처에 있는 절이었는데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그 절이 '이 색'어른과의  관계를 따지자면
월남 이 상재 선생이 그 쪽 한산 이씨인데 이 색 어른과 같은 종씨라는점..
이 상재선생님도 그 절에 머무르기도 하엿답니다.
그 절엔 비구니 스님이 계셨는데 ,,보살님도 친절하시고 인심 좋으시고
문헌서원 동네 아주머니들도 인심이 좋으셔서
옥수수도 주고 싶지만 너무 여물어서 주질 못하는걸 아쉬워 하시고
토끼도 맘에 들면 가져 가라고 하시질 않나...
인심 넉넉한 충청도 분들이 맘에 들었읍니다.

또 한장의 사진은 절 위의 산에 올라가면 '건지산성'이 있는데
그 산성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산면 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틀에 걸쳐서 한산면을 답사했네요.
깨끗하고 조용하고 느긋한 시골길을 걷는 기분에 중독되어 버렸읍니다.
언제든 여건만 되면 가까운 근처의 시골길을 걷고 싶은 맘이 동하고
그러면 시골길을 피곤하도록 걷고...그런 후에 피로를 풀며
다음엔 어디를 가볼꺼나,,하면서 지도를 펴 놓고
다음 행선지를 찾아 보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 시간입니다.


***인터넷 돌아 댕기다 마침 목은 이색의 얘기가 있어서 반가움에
오늘 글도 쓰게 되었읍니다.
원래 국사엔 문외한이다 보니 이 색에 대해 아는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조금 알게 되었거든요.
지금으로 말하자면....천재에 유학파에 나라의 부름을 여러차례나 받고 봉사한
'고 건'총리쯤 되지나 안을런지,,,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고 건 총리와 비교하자면 천재 부분은 빼야겠지요?


고려 때, 목은(牧隱) 이색(李穡)이 중국에 들어가 과거에 급제를 하였다.


이때, 중국의 학사 구양현(歐陽玄)이 그를 변방 사람이라 하여 경솔히 여기고 글 한 짝을 지어서 조롱하는 것이다.

(獸蹄鳥迹之道 交於中國)

(수제조적지도 교어중국)

"짐승의 발자취와 새의 발자취가 어찌 중국에 와서 왕래하느냐?" 하자.



목은은 즉석에서 대답하기를,

(犬吠鷄鳴之聲 達于四境)

(견폐계명지성 달우사경)

"개 짖고 닭 우는 소리가 사방에 들려오고 있다."

하여 구양현을 놀라게 했다.



짐승의 발자취와 새의 발자취가 어찌 중국에 와서 다니느냐 ? 한 것은 우리를 극도로 멸시하여, 너희들 새나 짐승 같은 것들이 어찌 감히 우리 중국 땅을 더럽히느냐 하는 글이다.



그러나 여기에 화답한 목은의 시가 더욱 묘하다.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가 사방에 들려옵니다.

즉 이것은 우리 조선을 새나 짐승으로 취급한다면, 당신네 중국은 역시 개나 닭이지 뭐냐는 기막힌 풍자였다.



구양현은 기이하게 여기고 또 글 한 짝을 지었다.

(持盃入海 知多海)

(지배입해 지다해)

"잔을 가지고 바다에 들어가니, 바다가 큰 줄 알겠더라." 하자.



목은은 또 즉석에서,

(坐井觀天 曰小天)

(좌정관천 왈소천)

"우물에 앉아 하늘을 보고, 하늘을 작다고 하는도다."

하고 회답하니, 구양현은 크게 경탄하여 항복하고 말았다.



이때 목은과 성명이 같은 사람이 있었다. 이것을 비유해서 중국의 어느 학사가 목은을 조롱하는 말로,

(藺相如 司馬相如 名相如 姓不相如)

(인상여 사마상여 명상여 성불상여)

"인상여와 사마상여는 이름은 서로 같으나 성은 서로 같지 않네." 하자.



목은은 즉석에서 대답하기를,

(魏無忌 長孫無忌 古無忌 今亦無忌)

(위무기 장손무기 고무기 금역무기)

"위무기와 장손무기는 옛날에도 꺼릴 것이 없고 지금에도 꺼릴 것이 없네." 하였더니, 그 학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절하면서,



"동방에는 이런 글재주가 있으니 우리가 공경하지 않을 수 없도다." 하고

목은을 자기들의 스승으로 대우했다는 이야기다.



아! 아! 목은의 이 세 차례의 회답한 글은 다만 대구로서만 용할 뿐이 아니라, 실로 문장과 이치가 모두 구비해서 하늘의 조화로 자연을 이루어놓은 것과 같으니 실로 그는 동파(東坡)나 그 밖의 이와 대등한 여러 사람에게 못지 않다 하겠다.         -펀글-                                                              
  • ?
    오 해 봉 2003.09.04 22:47
    목원서원.처음들어보는 이름이네요.그동네사진도 정겹고 좋은글 잘읽었습니다.자주들려 주시기 바랍니다.
  • ?
    돌팅~ 2003.09.05 09:14
    해봉님 제가 실수를 했네여..'문헌서원'이었읍니다...저의 '연세'가 있다 보니 기억력이 나빠서 이런 실수를...저녁 노을에 너무 취했었나 봐요..
  • ?
    솔메 2003.09.05 12:56
    흐릿헌 날은 답사에 나선다는 돌팅님이 부럽습니다..자세한 답사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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