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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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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8 11:48

古死木 短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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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간의 졸음을 깨게하는 엔진굉음에 눈 비비고 베란다에 나가보니
아파트앞 공원에, 김해시에서 제작년에 이식해 놓은, 대여섯 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중에서  낯선 땅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죽고만, 한 그루를 ...
공공근로자들이 엔진톱으로 잘라 내고 있군요.

팔과 다리,이윽고 몸통마저도 몇토막으로 잘라서 작업차에 던져 실는 모습을
담배 한개피를 피워물고 내려다 보며...
지난 10월12일 금요일, 놀러온 매형과 "내일 지리산 1박2일 됐습니꺼?    됐다!"의
별안간의 의기투합으로 시작된 토 일요일의, 백무동 장터목,세석 한신계곡의 산행에서
또 다시 느끼고 온 智異의 오묘한 조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얼어 죽을세라 부지런히 제몸의 물끼를 짜내며 동화작용을 하는 엽록소의 여름추억을
노랗고 빨간 가을낭만으로 점령해버린 부지런한 놈과, 아직도 여름추억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게으른 놈과의 조화!
生木은 생목대로,古死木은 고사목대로의 의미와 역활, 풍광의 조화를...
제 품속에서 다 허용하는 지리의 무던한 생리와...

죽으면 내다 버리기 바쁘고
내다 버린 것은, 망각을 강요하는...
부지런히 앞서가지 않으면 얼어 죽는-여름꿈에 취해 있다간
도태되고 낙오되고 마는
이 회색도시의 살벌하고 삭막한 생리를
이 아침!
공공근로자들의 지극히 숙달된 死木의  내다버림을 보며
비교해 봅니다.
저만의 생각일까요?

*********

未覺池堂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연못가의 봄풀들은 봄꿈에 취해 있는 데
階前梧葉旣秋聲(계전오엽기추성)  계단옆 오동잎들은 벌써 가을소리를 내는구나.
라고 하더니...
봄속 한귀퉁이를 서성이던 그 가을조차, 이제 가려나 봅니다.

님들!
이번주말에 한신계곡이나 피아골등에서 단풍축제를 한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피아골이나 뱀사골보다 한신계곡을 더 좋아합니다만,
이번 주말쯤엔 봄꿈 여름꿈에 취해 있던 게으른 아그들(?)도 전부
단풍으로 물들어 있을, 지리에 한번 다녀 오시길 기원합니다.
그렇다고 지난주 설악산의 혼잡과 정체를 닮아서는 안되겠죠?

오브님!
옛날 오브님의 오랜 친구였던(?) 티벳의 촌로를 손가락질(?)할 때
뜨던 이제는 말도 하기 싫은 "쓰레기...."가 되살아 났네요.
제 제안을 잊지 않고 계셨군요.
감사합니다.
외면하고 다니던 쓰레기!
다시 잔소리,쓴소리 할랍니다.^^

오브님! 그리고  지리산을 사랑하는 님들
날이면 날마다 새롭고 좋은 날 되시고요..
       두리뭉실!
       만사형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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