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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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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날개  짓 - 첫번째. ㅎㅎ]

+ 1. 지리산 - 박종화 -  +

아래글은 어느 분이 올리신겁니다~!!
이곳에도 그분 흔적이 있는 것도 한데...
그래도 혹시라도 마음상하시면 안될것같아서 굳이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그분 이글 보시더라도... 미리 허락 받지 않아서 죄송한 마음이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셔요~!! ^^

이번곡은 아래 순서에 따라,
[박종화 님의 지리산] 입니다.

희망님이 올리신 곡과 같습니다. 부르는 분이 다릅니다.
그리고 아마 그분도 이 노래를 즐겨 들으셨을 세대인것도 같네요.

문득이. 사실은 지리산 노래는 예전에는 잘 몰랐어요~ㅎㅎ
관심이 없걸랑요~ 특히, 돈안되는것에는? 지송?? 지금은 쪼금 변했슴다~!!

일단, 들어 보시고... 아래글도 읽어 보셔요.
저같은 촐랑이도 마음이 착잡했답니다.
그분들의 어려운 삶의 자락이 마음에 걸렸거든요...


+ 지리산 - 박종화 -  +

나는 저 산만 보면 피가 끓는다
눈쌓인 저 산만 보면
지금도 흐를 그 붉은 피 내 가슴 살아 솟는다

불덩이로 일어난 전사의 조국사랑이
골 깊은 허리에도 울부짖는 가슴에도
덧 없이 흐르는 산하
저 산맥도 벌판도 굽이굽이 흘러
가슴깊이 스미는 사랑

나는 저 산만 보면 소리 들린다 헐벗은 저 산만 보면
지금도 울리는 빨치산 소리
내 가슴 살아 들린다


나는 저 길에서면 분노가 인다
도청앞 금남로에 서면
지금도 짓밟는 군화발소리 불타는 적개심이다

불덩이로 일어난 전사의 조국사랑이
치열했던 도청에도 비좁은 골목에도
덧 없이 흐르는 길아
금남로도 광장도 굽이굽이 흘러
가슴깊이 스미는 사랑

나는 저 길에 서면 분노가 인다
금남로 한벌판에 서면
지금도 울리는 칼빈총소리
내 가슴 살아 들린다


*****************************************************

+ 지리산의 노래로 돌아본 3대 +

1. 박종화의 '지리산'

'저 산만 보면 피가 끓는다'고 토해내는 읊조림과 음성은 빨치산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2절에선 80년 광주의 칼빈총소리에 분노하지만, 노래 전체는 늘 눈덮인 지리산 바로 그 능선에 앉은 이름없는 빨치산의 목소리같다. 겨울날 동지를 잃고 살아남은 이의 분노가 깔린 목소리.

- 외할아버지는 남로당원이셨다.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에서 발버둥친 부친 덕에 외할아버지와 동생분은 일본 유학을 가셨다고 했다. 그런데 젊은 두 분은 사회주의자로 돌아오신 것이다. 1950년 안팎의 소용돌이속에 두 분도 당시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쫒겨 산으로 가셨다고 했다. 어느 산이었는지, 아주 조각조각 주워들은 나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사촌이모가 마을 사람 하나가 피아골 근방 토벌에서 살아돌아와 전해주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선생님도 그 쪽에서 봤는데, 거기 다 몰살이였어. 토벌대가 구름떼였당께." 돌아오지 못한 두 사회주의자의 아버지는 절망으로 주저앉고 어머니는 화병이 났다. 생사를 확인못한 외할아버지는 그래서 그날이 제삿날이 되었다고 했다.



2. 안치환의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

초토화의 뒤끝에 태어나 장성한 이의 목소리. 한발짝 떨어져 선 젊은이의 날선 의식을 느낀다. 흉흉한 뒷이야기 속에서, 알수는 없으나 불온하고 뒤틀린 그 무엇의 내음을 끈질기게 놓지 않고 자라난 젊은이. 그들은 그것을 역사 속에서 풀어내고 더듬어간다. '피끓는 지리산'을 어른들의 뒷이이야기와 자신이 선 자리에서 재구성한 그들은 '눈 덮힌 저 산하'를 '반란의 고향' 이라고 '평가'해낸다.

- 엄마는 겁많고 순진한 사람이다. 마을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가 순식간에 뒷산이 공동묘지로 바뀌었다고 한다. (전남 함평은 6.25때 경남 거창에 못지 않는 민간인 학살이 벌어졌던 곳이다) 빨갱이의 딸이라는, 흉흉한 뒷이야기 속에서 자란 엄마는 얼굴도 목소리도 기억에 없는 아버지에게 미움을 품기도 전에 뭐든 훌훌 털어냈다. 갑자기 고아가 된 엄마는 외할아버지 못지 않게, 격동의 시대가 낳은 '당사자'였다. 정면으로 맞서는 당사자가 있고, 두려움과 피해의식으로 내몰리는 당사자가 있다. 재가한 외할머니가 딸이 보고싶어 찾아왔던 때 어린 엄마는 반가워서 집으로 내뛰다가 갑자기 짚단 뒤에 숨어버렸다. 다 자란 막내딸이 가끔 외할아버지의 이것저것을 슬쩍 물어도 엄마는 무표정하게 "나도 몰라." "알아서 뭐하게" 하는 대꾸뿐이다.

대학생이던 나는 80년 광주를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읽고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감동으로 새벽을 맞았다. 그러다 다음날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80년에 아빠는 도청 쪽에 안나갔어?" 그런데. 엄마는 물끄러미 나를 보다가 그렇게 한 마디만 하셨다. "그래서, 그때 아빠도 죽어부렀으면 됐겄드냐?" 일찍이 본 적이 없던 엄마의 그 복잡한 표정. 나는 실수했다. '그때'를 생생히 알고 싶었던 것뿐이었는데. 이후 엄마의 그 표정을 곧잘 떠올린다. 그 표정에는 속모르는 딸을 향한 다그침뿐 아니라, 엄마의 불행한 어린 시절과 외할아버지에 대한 마음까지 담겨있다는 생각을 한다.

또다른 당사자인 엄마에게 "왜 ... 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은 쓸데없고, 때로는 폭력적인 추궁이다. 겁에 질린 얼굴로 불온한 기운에서 도망치듯 살아온 엄마는 그 많을 피해자들의 하나. (사촌)외삼촌은 흉흉한 뒷이야기를 도리질치지 않고 들춰내온 2세대의 젊은이다. 겁많고 순박한 누나를 바라보며 마냥 연민으로만 그치지 않은 세대다.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에서처럼 뒷이야기를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고, 그리고 다시 역사속으로 걸어들어간 사람들. 직접체험의 증언 대신 간접체험의 분석력을 갖추게된 이들. 7,80년대 역사의 명분에 열정을 태운 그들은 지리산을 '반란의 고향'과 '투쟁의 산'으로 노래한다.


3. 김신우의 '귀거래사'

'제법' 정리된 역사서와 거짓말처럼 낯설은 이야기 속에서 지리산을 접해온 이들의 노래. 지리산에 깃든 불온한 힘은 일상을 전복시킬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세대가 그렇고, 겉으로나마 참화의 세월을 훌쩍 지나온 시대가 그렇다. 그들은 취향의 세대답게 지리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줄 안다. 건강한 자연주의자들의 음성.

- 내가 처음 지리산을 찾은 것도, 부끄럽고 내밀한 이유가 컸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피아골 근방... 전하고 전해진 이야기라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손녀의 치기어린 속내는 '이왕이면 야산이 아니라 지리산 피아골이 맞기를' 기대했다. 그렇게 찾았던 지리산에 나는 압도되고 말았다. '탐방로'와 '산장'이 잘닦인 1999년의 지리산에서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과거 비참했던 흔적을 찾기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취향에 충실한 세대답게 지리산의 신비로움에 푹 빠졌버렸기 때문이다.

지리산의 바람, 구름, 산너울. 그 어느 것 하나 설레이지 않은 것이 없다. 그래서 틈만 나면 지리산으로 달려가 몸을 부리고 마음을 달랜다. 문득 처음 지리산에 오를때 생각했던, 캐캐묵은 이유를 떠올리곤 한다. 지금 내가 숲의 속삭임에 행복해하는 이 자리. 과거 어느 땐가 목숨을 내건 이들이 투쟁끝에 흙 한줌으로 다시 피어났을 이 자리. 지리산은 이름없는 많은 이들의 피와 살로 제 흙을 만들었다... 고 시집 속의 글귀와 상상 속의 화면을 끄집어내곤 한다. 그리고도 돌아오면 <귀거래사>를 들으며 다시 지리의 능선을 걷고, <부르지마>를 들으며 지리산서 못다 이룬 인연을 떠올리는, 회고의 사치를 누린다.

마냥 아름다운 산. 그러나 마냥 아름답게만 다가오지 않는 산.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려고 목숨건 이들이 내몰려 최후를 맞이한 곳. 그 곳에서 나른한 숨을 쉬고 추억을 만드는 나를 본다. 그걸 누릴 수 있는 것도, 그들이 몸바친 댓가가 쥐어준 진보라면 진보일까.... 번듯한 전적기념관을 지나치며 이후의 시대가 훌훌 뒤덮고 억지수습해낸 혐의를 읽는다. 명분과 취향 사이에서 쉼없이 흔들리는 사람으로, 명분과 취향의 구분도 더없이 촌스럽게 느껴지는 시대 속에 살고있다. 알량한 내 머리로는 알 수 없어 자꾸만 지리산에 들고 싶다. 물론 오르고나면 언제 그랬냐싶게 환희에 들떠 발이 둥둥 떠다닐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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