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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난다. 사진에 박힌 날짜가 기억을 선명하게 상기시킨다.
중학시절 처음 샘님을 따라 나섰던 지리산 종주산행,
고등시절 방학때면 어김없이 여름.겨울의 지리를 찾았던 기억.
심심산골, 덕산 유덕골을 고향으로 둔 친구집에서 하룻밤을 거하며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곤 늦게사 잠에 취해버린 친구를 깨워 치밭목산장을 거쳐
장터목.연하천에서의 이박으로 화엄사까지 진행된 대학때의 종주산행..
[-일박지가 생각나질 않는다. 이박지는 연하천 근처에서 텐트친 기억이 생생한데-]
그때의 제석봉. 고사목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는 일이 자연스러웠던 그 시절의 지리.
이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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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지..연하천을 벗어나 코재쯤 아닐까.
화엄사에서 올라온 야영객들과 합류해 기타치며 놀던 기억이 흐릿하긴 한데..
코재서 화엄사를 향해 지리하게 내려선 기억은 뚜렷.
- * 멀리가는 물 *
누구나 처음에는 맑은 마음으로
산골짝을 나서는 여린 물줄기였지
세월이 흐르고 먼 길을 가다보면
흐린 물줄기 때 묻은 것들과 뒤엉켜 흐르게 되지
그러다 그만 거기 멈춰버린 물들은
그 얼마나 많은가
길을 잃고 방황하는 물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멀리 가는 물 있으니
흐린 물줄기를 만나도 때 묻은 물줄기와 뒤엉켜도
다시 맑아지며
멀리 가는 물 있으니
보아라 보아라 저기 멀리 가는 물을
- 같은 해 겨울이었을까. 그때의 칼바위.
[이때의 칼바위 등로는 주등로가 아닌 마치 축지법을 펼친 양 너스레 떨게하던 샛길.]
이 겨울..짓눈깨비를 만나 온통 머리카락에 백발성성하던 모습을 서로 보며
짓던 미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