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사랑방>사랑방이야기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세요.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공항고속도로변을 따라 한들거리던 부용꽃무리도
이내
낮게 드리워진 스모그와 회색빛 고층건물이 즐비한 거리에선
멀찍이 사라져 갔다.

[천안문]을 본뜬 요금소를 지나니
근래 신축한듯한 자본주의 냄새가 물씬한 빌딩 대부분의 옥상에는
세계자본들의 대형 선전판이 즐비하다.
거기에 어깨를 나란히 한국 주요재벌의 선전판도 쉽사리 눈에 들어온다.
사회주의권에 入城한 국력의 신장이랄까?

깍듯한 계획도시일 수는 없는 북경시내 도로에는
전기자동차 (평양거리에서도 볼수 있는 가운데가 꺽여지고 상부에 전선연결장치가 있는 버-쓰형태) 들이 빼곡히 손님을 태우고 질주한다.

내자신이 건축기술자요, 전력회사에 몸을 담고 있어서인지
각종건물을 보며 그것이 품고 있는 조형미나, 기능 그리고 구조적 특성등을
유추해보기도 하고
전력시설등에 눈이 자주 가기도 하는데
아파트는 고층이나 저층이나 간에 허름하기 짝이없어.
몇십년이 되었음직하나 기실은 십년 내외라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하하,
外樣만을 보는 나의 눈에는 재건축을 코앞에 둔 이삼십년은 조이된 낡은 아파트지만
중국인들은 외양에는 거의 신경을 안쓰고
본인이 사는 집 내부 시설과 장식정도에만 신경을 쓰기때문에 외관은 급속도로
노후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옷맵시나 차림새에서도 그런다 하니 국민성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오후 4시,
[천단공원]에 도착하니 입구부터 잡상인이 들끓고 있는데.
중국여행 선배들이 얘기한 각종 기념물품값 바가지와
조심해야 할 생수구입, 등등의 선배訓手가 생각이 났다.

천단공원은 역대왕조의 天子가 동남쪽을 바라보며
토지신과  천신에게 백성들의 풍요와 안녕을 제사지내던 곳이라 하는바,
우리도 그 옛날 상감께오서 만조백관을 거느리고 土神과 穀神에게 제를 올리던
경복궁 서쪽의 社稷壇과 같은 곳이랄 수 있겠다.

제단은 거대한 원형의 3단구조인데 그 규모가 실로 엄청나다.
약 100키로 떨어진 玉山에서 채석한 옥돌로서
제단과 각종 바닥을 깔았는데 천자와 신하가 걷는길을 따로이 구분하여
널따란 옥석판으로 장식했다.

행사때마다  밝히는 등불과 향로의 규모도
가히 대륙적 풍모를 느끼게 하는데 우리나라의 솟대개념의 원형기둥은
그 높이가 수백尺이라나?...

마침 주말이어서 그런지 드넓은 대륙 36개省의 지방민들도
서울(북경)구경을 와서인지  온 경내가 시끌벅적하다.

제단 최상부의 한 중앙에 있는 그 옛날 天子만이 발을 딛었다는
화려한 옥석 돌판에다 발이라도 대고 증명(?)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의 소란을 뒤로하고
우리는 그곳을 떠나왔다.

중국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正餐을 한곳은 [木石苑]이라 하는
한식풍의  집이었는데 입에 맞지않는 일행들의 이런저런 불평소리에도 불구하고
나는 伴酒로 들이키는 38도짜리 京酒의 얼큰함에 묻혀서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며
[이런음식도 한번쯤은 먹을만 하구만 그러네 잉?]이라고 하며
연신  꺽다가 취기는 도도해져 갔다...

식사후에 구경간 곳은 [북경써커스] 공연장인데.
우리네의 5-60년대 지방극장의 모습인 그곳은
시작 1시간전 부터 여행자와 그곳 일부주민들로 술렁거리고 있었다.
좌석번호는 물론 없기에 좋은자리에서 관람하려고
일찌감치 입장하여 기다리고 있자니
질나쁜 엠프에서는 흘러간 경음악소리와
찢어질듯한 트럼핏솔로 멜로디가 곡예사들의 애환과 질곡의 삶을
슬픈 운률로 표현하는듯 했다.

무대 양옆에는 밸런스감도 없는 커다란 스피커가
누런 먼지를 뒤집어 쓴채 붙어있어 단순형태미(?)를 보여주고,
그 옆에는 옛날 한 세대 전에 우리네 극장에서 보았던
[禁煙], [靜肅]이라는 경구가 좌우로 나뉘어 중국식으로 씌어있는데
붉은 유리상자 뒤에 넣은 백열전구에 투영되어 그 빛갈이 사뭇 괴기스러웠다..

이윽고,
옛날 우리式데로 찌르르르릉- 하는 벨소리가 들리는듯 싶더니
검정포 무대막이 갈라지며 하이옥타브 여성사회자가  사회주의식 개막소개를 하자
사자群舞부터 서꺼스-(중국식 명칭은 雜技)는 시작되었다.
훌라후프기술을 위시하여
폴짝 뛰고 돌아 내리기,
찍고 넘어가기,
차며 처올리기,
넘고 구르기,
꼬고 비틀기,
잡고 돌리기,
딛고 올라서기..
..웃고 울리기까지,..(이하 생략)

이렇게 소개하여도 모두 알아서 이해하시리라..
왜냐?, .....
서커쓰라면 동양권의 내용은 거의 비슷하니까.. ...

국내에 들어와 공연한 [심양써커쓰]에 비하면
공간적 규모는 작을지라도 골고루 아기자기한 면이 있는
북경써커스 -雜技- 였다.

2시간의 공연이 끝나고 그 옛날 우리네 三流극장의 영화가 파했을때처럼
등도 떼밀리고 신발 뒷축을 수없이 밟히면서 복잡한 극장을 빠져나오니
四圍는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숙소로 향하는 도로 곳곳에서 흙먼지가 자욱하여 알아보니
인력으로 파헤치는 도로보수나 상수도, 불럭공사가 여기저기서
시행되고 있었는디.
南方界의  소수민족이 북경(서울)에 올라와서
일용근로자(날품팔이=노가다) 로 일하는 광경이 이후에도
자주 목격되는곳이다.

삼륜거와 삼륜차, 독일과의 합작품-폭스바겐 승용차가 택시로 굴러다니고
택시운전자석은 강도로 부터 보호받고자 철책과 고강도 아크릴판으로 둘러처진곳,
自國문자가 너무 어려워
쉬운 몇마디 영어습득도 至難한일로 치부해버리는,
21세기와 20세기 중엽이 공존하는 거대도시-
1,200백만의 인구가 호흡하고,
50만년전 북경原人이 거주하였고
3천년간 역대왕조의 도읍이었던 곳,
면적 18,000 평방키로,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북위 40도지역,
개혁개방의 기치아래 산업시설이 급성장하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심한 스모그 조차 발전의 必然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곳이 인구 13억의 중화인민공화국 [五星紅旗]가 나부끼는 수도 北京의 槪觀이다.

전반적으로 침침한 도시의 어둠을 헤치고 숙소에 도착하니
숙소는 이름하여 [五洲 大酒店] !
(중국은 호텔이름이  酒店, 飯店, 대주점, 대반점이다.)
4星級이라하여 금장의 별 4개가 현관기둥에 붙어있는
우리네 무궁화 4개짜리인데 단순비교를 할순 없지만,
대체로 좋은곳이었다.

백두산여행은 이렇게 북경을 시작으로
첫날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 참고 ; 써커스를 중국식으로 표기하면 [雜技]인데
       ( 좀, 거시기한 발음이라서...... ^_____^)

--계속합니다.....


-송산거사-  

  • ?
    박용희 2002.01.03 15:15
    써커스의 중국식 발음. 히히.. 저는 알지요. 중국어를 쬐끔 배웠던 때가 있었걸랑요.^^ 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기대됩니당.^^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사진 업로드 2 하해 2016.07.01
공지 변경된 사이트 이용 안내입니다. 하해 2016.05.20
공지 해연님의『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출간! 9 하해 2009.07.01
공지 이 곳을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께--필독 17 운영자 2008.07.19
250 산유화님 오브 2002.01.17
249 확실치는 않지만 2 산우 2002.01.17
248 [re] 글쎄요~ 오브 2002.01.18
247 운전면허 있으신분 꼭보세요. 전군 2002.01.17
246 오브님 감사합니다. 1 늘봄 2002.01.13
245 첫 인사드립니다. 1 늘봄 2002.01.12
244 [re] 반갑습니다. 오브 2002.01.12
243 지리산 포탈 城主님 ! 1 솔메거사 2002.01.11
242 백두산 여행기 (7) - 滿洲괴뢰국의 수도 長春을 거쳐...-끝- 3 file 솔메거사 2002.01.09
241 백두산 여행기 (6) - 天池, 그 한없이 푸르던 물... 2 file 솔메거사 2002.01.08
240 [re] 天池, 그 한없이 푸르던 물... 1 file 오브 2002.01.09
239 두레네집에 가고 싶은데... 3 남상현 2002.01.08
238 백두산 여행기 (5) - 天安門,紫金城 그리고... 1 file 솔메거사 2002.01.07
237 백두산 여행기 (4) - 小桂林 (龍慶峽) 그리고 발(足)맛사-지. 3 file 솔메거사 2002.01.04
236 백두산 여행기 (3) - 地下宮殿과 萬里長城,. 절대권력에 대한 憤怒가.. 1 file 솔메거사 2002.01.04
235 눈꽃 핀 세석의 새해~ 4 file 전군 2002.01.03
234 [re] 하하하! 1 오브 2002.01.04
233 카페 사진방에다 올릴만한 사진이 아닌데요^^; 전군 2002.01.05
» 백두산 여행기 (2) - 트럼펫솔로, 雜技곡예사들의 애환- 1 file 솔메거사 2002.01.03
231 백두산 여행기 (1) - 황해너머엔 잿빛하늘과.... 2 file 솔메거사 2002.01.0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99 300 301 302 303 304 305 306 307 308 ... 316 Next
/ 31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