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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
훈김이 나듯 바람도 부드러웠고
가끔은 할무니의 눈물같은 가랑비도 흩뿌렸지요.

山野에는 여기저기 무더리로 자생하고 있는 冬栢의 짙은 녹음이
속없이 눈길을 주는 過客에게 한겨울의 大寒 절기를 잊고가게 하였지요.

孤山 尹善道 선생의 체취가 녹아있는 [甫吉島],...
20여년만의 반가운 해후였습니다.
-----
[ 앞개에 안개걷고 뒷산에 해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썰물은 물러가고 밀물은 밀려온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江村의 온갖꽃에 먼빛이 더욱좋다. ]
------
孤山의 대표적 한글시조인 [漁父四時詞]의 봄(春)편 중의 한수입니다.

이미 그곳에는 봄이 오는듯
동백의 자태는 시골누님같이 수수하며 요란허지 않은 몸짓으로
뻘~건 통꽃속에 들어앉아 있었지요.

동백-
20년전에는 그 基壇자리만 남아있던  곳에
이젠 거무스레허게 들어앉은 [洗然亭]주변을
발그레하게 휘젓고
마침내
그 꽃잎은 통채로 떨어져 [洗然池] 탁한 물위에 떠 있었습니다.

孤山이 51세되던 해에 家率을 이끌고 자리하여  
30여년간  詩文과 風流를 읊조리던 부황리의 [세연정]주변은
[板石洑]에 갇힌 물이 [세연지]를 이루고 있으나
물이 감돌아 흐르던 [回水譚]의 자취는 애써 찾아도
상록의 나무들만 무성하게 자란채 우리 눈에는 아직도 안들어왔습니다.
상기도 復元을 아니 한것이겠지요.

서너마장 더 떨어져 들어간 곳-
[격자봉]아래의 [芙蓉洞]에 찾아 갔더랬습니다.
글과 詩文을 즐긴다는 [樂書齊]라는 이름의 私邸를 짓고 살던 그곳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니
안내문이 아니라도  白面書生도 한눈에 고개를 끄덕일정도의 명당터입디다. ^^.

主山인 격자봉아래 左청룡 右백호의 기백이 능선으로 흘러내리고
앞산의 부드러운 봉우리가 案山을 이루고 있는 형국,....
그러나,
지금은  하수상한 시절이어선지 짙은 상록의 숲속에 빈터만 남아있고
예로부터 있었다는 우람헌 거북바우만이 불과 350년전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해안선을 감돌아 잘도 닦아놓은(?) 일주도로를 따라 [예송리]로 넘어갔지요.
예전에는,
비포장길 고갯마루에 서서 내려다볼때
회색이 진하여 검은 [몽돌밭]해안선이 숨막히게 아름답던 그 바닷가는
상록수의 방풍림뒤로 있는
깔끔허게 단장한 민박집의 천연색지붕들과 함께
예전 그대로 길-게 활처럼 누어있더구만요.

밀려왔다 쓸려가는 파도소리와
그것이 휩쓸고 내려갈때 들리는 [몽돌]들의 아름다운  마찰음은 그대로 남겨두고
세월만 가버리고 말았던것이지요.

...차르르르 차르르르.....
...자글자글 차르르르.... 자글자글 차르르르....

저마다  몽돌밭을 달리기하던
젊은날의 추억도
억겁을 두고 반복했을 그 소리와 함께 흘러가버린 것이지요....

민박집 마당을 나와 그 몽돌밭에 앉아서
마침 떠오르는 새색시같은 달을보며  부르던 노래는
김동진의 [가고파]와  
번안곡인 [먼 산타루치아]이었지만
한편,
지금은 잊은

달이뜬다....달이뜬다..
......  .........  ........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
[어부사시사] 한토막을  읖조리기도 하였지요.

추억의 아픈 상념을 흔들어 떨구고
오늘의 현실로 돌아온  나는
[通里] [中里]-  철지난 해수욕장의 을씨년스럼도 곁눈길로 주어가며,
보길도 동쪽끝에 붙어있는 [글씐바우]까지 찾아들었지요.

尤庵 宋時烈선생의 岩刻詩文을 대할수가 있었습니다.
해안 절벽의 흰빛 바우벽에 陰刻된 우암의 漢詩는
강한 빛과 해풍에 風磨雨洗하여 일부 마멸이 되었고
생각보다 규모는 작지만
83세 老軀에
숙종의 장희빈 소생을 元子로 책봉한것에 대한 부당함을 歎하다
평생에 3번째로  제주도로 귀양을 가던중  
풍랑을 만나  
잠시 이곳 - 栢島(지금은 간척사업으로 보길도와 붙은 섬)에 기착한중에도
임금에 대한 충성과  과거에 입었던 은혜에 대한 깊은 소회를  한수의 詩로 남긴
大學者의 풍모를 어렴풋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지요.

부웅- 부웅-

쉰듯헌 뱃고동이  울리는중에
차량까지 싣고 가는 [鐵浮渡船](훼리)은
추적이는 겨울비를 맞으며
[노화도]와 [소안도]를 경유하며 莞島의 [화흥포]항으로
미끄러져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전라도 구름터 솔메거사-
  • ?
    오브 2002.01.21 23:32
    甫吉島에 다녀오셨군요. 섬의 안과 밖을 거닐었던 이야기에 썰물처럼 옛스러움이 묻어오고.. 흐르는 세월의 감회가 조용하게 다가드는 밀물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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