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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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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9 01:24

[re] 古死木 短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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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들
풀들은 그들대로의 터전
그들만이 모여사는 동네가 있다.
익모초.작약.청궁.도라지.구절초.능소화.천남성.영령초
지황.만병초.석장포.자금우.개비자.현삼
그리고 고비.고사리.왕머루.종덩굴.산딸기 차풀
이것들 말고 이름 없는 모든 것들
그 많은 것들이 제 성질대로 제 성질에 맞게
잎을 내고 꽃과 열매 뿌리를 뻗으며 산다
해마다 새롭게 새롭게 태어나며 거듭거듭 태어나며 산다
저 밑 산의 발등에서부터 허벅지 사타구니
배 등 양팔.손.머리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에서 가솔을 거느리고 산다
내내 저희들끼리 뿌리를 갈라주고 몸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만들어 가며
도깨비들의 밤이나 사람들을 번갈아 맞이해도 두렵지 않고
다만 살아 있는 뿌듯함으로 가슴 부풀어 산다


이병훈 '나무와 풀들의 세상' 중에서..


...
백정인님,
하루에도 수없는 탄생과 소멸에 의해 일상을 지탱해나가는 도시에서
생명을 가진 나무와 풀들도 예외일 수 없는가 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백정인님께서는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그 주름많은 촌로를.. 기억해주니 무지 기쁩니다.^^ ^^
백정인님도  늘 두리뭉실! 만사형통!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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