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에서 벗어나와 다도해를 지나며
이런저런 상념속에 설픗 잠이 들었더니
검은 육지에 다가들어 어느덧 짠내나는 항구- 목포에 내려준다.
갈매기 꺽꺽거리는 선창을 벗어나 구 도로와 유달산 일주도로,
구비구비 돌아오르니 유달산이다.
노적봉을 바라보며 잘 닦인 산책로를 걸어올라 한숨돌리다보니
'이난영노래비'가 나그네의 눈길을 잡는다.
1.사공(沙工)의 뱃노래 감을거리며
삼학도(三鶴島) 파도깁히 숨어드는데
부두(埠頭)의 새악씨 아롱저진 옷자락
리별(離別)의 눈물이냐 목포(木浦)의 서름
2.삼백련 원안풍(三百淵 願安風)은 로적봉(露積峰)밋헤
님(任)자최 완연(宛然)하다 애닯흔 정조(情調)
유달산(儒達山) 바람도 영산강(榮山江)을 안으니
님(任)그려 우는 마음 목포(木浦)의 노래
'목포의 눈물'로 너무도 잘 알려진
국민가수 이난영이 19세 나던 1935년에
'오케레코드'를 통해 발표된 '원본가사'이다.
그 자리에서 뒤를 돌아 삼학도를 내려다본다.
위 사진은 1940년대의 목포 삼학도 전경이고
아래는 이난영노래비와 노적봉 너머로 보이는 오늘날의 삼학도이다.
세월 참 많이 흘러,
생각할수록 애달픈 나그네 심경이다.
외세에서 비롯된 개항에서부터 일제수탈과 해방공간 ,
그리고 개발독재시대를 관통하는 긴긴 세월들,
서리서리 깔려있는 애환과 구전되는 토속 설화들.....
'목포의 눈물'이 가려져 더욱 '애닲흔 정조(情調)'이다.
목포출신으로써 정,관,재계와 문화예술계의 기라성들을 생각하며
유달산을 내려온다.
아직도 일제강점기 항만시설과 가옥들이
미미하나마 역사의 산물로 남아있는 해안도로를 돌아보며
'섬여행 나그네'는 갈길을 재촉한다.
근래에 連陸이 되어 한결 우리앞에 선선히 다가선
목포 앞에 떠있는 [압해도]로 향한다.
경험하지 않은 추억을 일깨웁니다.
꿈속에서 가 보았나?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