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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1 15:48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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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삶이 버거운 날
훌쩍 떠나 숲길을 걷다가
한줄기 햇살 내리는 곳에서
어머니 손등 같은
골 깊은 뿌리를 밟고 있다면
오늘이 기적이었음에 감사하자.

야윈 손 꼭 잡고
바라만 보아도 한없는 눈물 맺히는
한줄기 바람이 이는 숲에 이르러
부지깽이 같은 팔을 흔들면
골 깊은 쓸쓸함이 베어 나와도
너의 세상을 보여주려 안간힘을 써왔던
저 안쓰러운 뿌리 둥치에
세상을 안고 남을
우주가 있었음에 감사하자.

비틀거리는 날
생각 없이 걷다가
허리 부둥켜안고 울고 싶은
동행이 그리울 때
뿌리 깊은 숲으로 가자.

버거워도
눈물 훔쳐내고
허리 내어줄
뿌리가 있음에 감사하자
  • ?
    선경 2016.04.25 00:29
    뿌리깊은 나무
    언제나 그자리에 묵묵히 있어주는 지리산
    오브넷의 상징 아닐까요
    구름모자님 오랜만이시네요
    멋진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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