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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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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30 09:45

할머니 선생님

조회 수 59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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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셋째주

엄마 같은 선생님께서 금요일 오전에 서울을 출발하셨다.
한이아범이랑 점심을 같이 먹으려고 중간 휴게소를 한번도 거치지 않고
내쳐 달리셨다는 선생님 일행.
9시에 서울을 출발해서 1시 단성IC에 도착,, 한이아범과 시원한 복국을 드셨단다.^^

나는 저녁에 원지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운동장으로 들어갔다.
저 위에서 아들이 뛰어내려온다.
'엄마~ 아빠가 마중 안나와서 섭섭하셨지요?'
녀석이 엄마 서운할까봐 이리 달려온거다.ㅋㅋ
아니여~ 선생님하고 같이 있는데 뭐~

아들이 무거운 짐을 번쩍 든다.
녀석이랑 깜깜한 길을 걸어 위로 올라가니 선생님과 신랑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에 밤 줍느라 고단하셨을 터인데 제자 오는거 보고 잔다고 이리 계셨단다.
반갑고 반가운 선생님 꼬옥 안아본다.ㅎㅎ

숯불에 잘 구워놓은 전어와 고기를 먹고 불을 다 끄고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본다.
선생님은 방금 별똥별을 하나 보셨단다.^^

결혼 전 수녀가 되려고 했다는 그녀는 결혼에 관심이 없었단다.
물론 우리 부부도 그랬는데.^^
그런데 마지막 결정의 시기가 되었을 때 문득 깨닫게 되었단다.
나는 복종이나 순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는 것을,
오히려 도전적이고 창의적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수녀가 되는 대신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가정생활 속에서 구도자의 길을 걸으며 살아왔다고.
실지로 수도원에 들어가서 구도자의 길을 걷는 신부님, 수녀님들과
가족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부모의 모습과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지금의 깨달음이라고 하신다.

긍정적으로, 사랑으로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는 것,
그래서 매일 아침 '오늘 하루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한다는 그녀~

토요일 아침.
녀석들 학교에 보내고
선생님일행과 아침을 먹고 밤을 주우러 밤나무사이를 배회하고~
미리 준비한 토종닭 두마리,
한마리는 약초에 푸욱 고울 준비를 하고
또 한마리는 닭도리용으로 선생님이 양념을 하셨다.

왼쪽은 닭백숙용 오른쪽은 닭도리용



잘 익은 매실원액을 넣고 감자도 통으로 양파도 뚝뚝 썰어 넣었다.



이번 일행은 선생님과 불독선생님 그리고 불독선생님 친구분이시다.^^
닭이 익는 동안 방명록을 작성하고 계시는 뉴페이스~





오랜만에 등장하는 한둥이.
집을 위로 옮긴 이후로 오는 손님들로부터 이쁨을 받고 있는
덩치는 무지 큰데 한없이 순한 한둥이다.ㅋㅋ



12:30분 녀석들 오는 시각이다.
한이는 저번 과학경시대회에 학교대표로 함께 나갔다는 6학년 형아를 데려왔다.
한이 왈 '내가 존경하는 형'이라고~
와~ 녀석이 그렇게 표현도 하는구나 싶었다. ^^
타는 차에 대해서 많이 알고, 만드는 거 잘하고, 무엇보다고 착하단다. 그래서 존경한다고~

매실원액을 넣고 양념한 닭도리는 예술이었고,
뜨끈한 닭국물도 너무 맛났다.
선생님 일행은 서울로 출발하셨다.

나중에 잘 도착하셨냐고 문자를 보내니,
나는 밤을 주운게 아니라 행복을 주워왔다고 하는 그녀.
요새 내 귓가에 그녀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언뜻언뜻 맴돈다.
그 이야길 했더니 그녀는 매일 아침 지리산 우리집을 한바퀴씩 돈다고~
다음에 만날때는 우리집에서 그녀의 오카리나 소리가 울려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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