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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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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1 15:47

번개 복구... 하나

조회 수 88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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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6월 17일 토요일

한이 깨워서 아침을 먹이고 보니 학교 보낼 시각이 되었습니다.
나가려고 하는데 새근새근 자고 있던 한빛이 눈을 번쩍 뜨고선 엄마에게 안겨옵니다.^^
녀석을 포데기에 업고 한이 손잡고 마을정류장으로 걸어갑니다.
벌써 마을 어르신들은 논밭에 일하러 나오고 계십니다.

"오빠 빠이빠이~~"

손 흔들고 돌아오는 길 길가에 빨간 열매가 보입니다. 가만 보니 산딸기.. 몇개 따서 한빛에게 주었더니 맛난지 더 달라고 합니다.

오늘은 저번주에 번개 맞은 전화선을 다시 설치하자고 합니다.
아침을 먹고 새 전화선을 싣고 마을로 넘어갑니다.
아주버님께 연결하는 거 물어보고는 일을 시작하려 했는데 햇빛이 너무 강렬해 저 높은 전신주에 올라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늘에서 쉬고 있습니다.

곧이어 한이랑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고, 점심을 먹고 한숨 쉬다가 전화선을 연결하러 갑니다.
신랑은 전신주 위로 올라 기존의 전화선을 풀고 새 전화선을 연결합니다.

높은 곳에서 한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온 몸을 지탱하고 나머지 한손으로 전선을 연결하니 제대로 힘을 쓸수가 없습니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제가 아찔아찔한데, 위에서 작업 중인 신랑은 어쩌겠냐 싶어 가슴 졸이게 됩니다.

전신주 하나 연결,, 도로를 통과하고 또 하나 연결,,논을 지나 또 연결,,밭을 지나 연결,,,동안 바람이 시원해지고 날도 어둑해집니다.
막은재 전신주까지 연결하고 집 전화 테스트 해보니 신호가 갑니다. ^^

휴우~~ 번개 복구 하나가 끝났습니다.
전신주 오르락 내리락 고생한 신랑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합니다.
물에 우려놓았던 뼈다귀 큰 솥에 넣고 바깥에서 푸욱 끓여 감자탕을 준비합니다.
말려놓았던 묵은 시래기랑 밭에 푸성귀도 넣고,,,

작은 솥에 덜어 저녁 상에 놓으려고 보니 아참,,감자가 빠졌습니다. ^^
잠자탕에 감자가 없다니,,ㅋㅋ
얼른 햇감자를 뚝뚝 썰어 푸욱 끓이고 냉면 그릇 한가득 덜어 내었더니, 신랑도 한이도 한빛도 맛나다고 잘 먹습니다.


☆ 6월18일 일요일

어제 밭에서 뽑아놓았던 열무를 절여 김치를 만들었습니다.
옆에서 한이랑 한빛이 새 김치 맛보여달라고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ㅎㅎ
오늘은 집터로 올라갑니다.

신랑 구들 놓기 좋게 흙도 져다 나르고 돌멩이도 나르고 무거운 구들도 나릅니다.
벽돌과 흙이 정말 아주 많이 들어갑니다.
맨 위의 구들은 봉선당에서 산 중국산 구들..



녀석 둘이 한참을 놀다가 더우면 요 선풍기 앞에 앉아 '아아아~'하며 소리를 질러댑니다. ㅎ





방바닥에 깔리길 기다리고 있는 구들.



신랑에게 흙을 뭉쳐 주는 동안 어찌나 덥던지 옆에 있던 흙으로 얼굴에 황토팩을 해 봅니다.
신랑은 웃기다고 깔깔깔, 한이랑 한빛은 '엄마 이상해~'하믄서 깔깔거립니다.
그래도 남이 웃거나 말거나 얼굴 시꺼먼스 되면 안되니 얼굴 고와지라고 이리저리 펴 발랐습니다.





한이가 옆에서 흙을 나르다 숙제한다고 가면 한빛이 엄마 아빠 도와주러 옵니다.^^
점심은 오징어 썰어 김치넣고 쑥갓넣은 오징어김치부침...

식구들 어찌나 잘 먹던지,, 한이는 지가 부침 부치고 싶다고 밥도 안먹고 옆에 붙어 있습니다.
배불리 먹고 잠시 쉬는 시간,,
녀석들은 공을 하나씩 들고 와선 축구를 하자고 합니다.

땡볕에서 얼굴이 벌겋게 익도록 공을 차고 다니는 한빛..



한이는 주유소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새 공, 한빛은 바람 빠진 헌 공 ㅋㅋ



공으로 얼굴을 가리며 장난치는 한이..



브이~ 하라고 했더니 손가락으로 한쪽 눈을 가리고 있는 한빛..
맘대로 안돼요~ ㅎㅎ



6월 16일  한국과 스위스 전을 응원하며~~ "대~한~민~국~"

사고만 치는 마누라라도 일하는데 옆에서 시원한 물도 챙겨주고 간식도 챙겨주고 흙도 날라주니 좋다며 진도가 팍팍 나간다는 신랑,,^^

방 내부입니다.



저번주 속죄하는 맘으로 열심히 닦은 천정,, 반짝반짝 빛나는 거 보이시죠? ㅎㅎ



황토벽돌 사이 붉은 흙으로 매질을 넣고~



창틀,,
벌써 밖이 어둑어둑해 집니다..



부랴부랴 내려와 솎은 고춧잎 데쳐 간장 참기름에 고추나물 무치고, 따뜻한 밥에 늦은 저녁을 먹습니다.

저번주 잠자는 한빛을 오빠랑 놔두고 서울에 왔더니,,
그 다음날 신랑이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엄마 없다고 일어나 울며 불며 막은재 까지 뛰어가 엄마를 찾았다는 한빛...
오늘은 졸리운 눈을 부비며 엄마에게 안겨 있습니다.

'엄마 가는 거 봤으니까 이제 엄마 없다고 찾고 울기 없기~ ㅎㅎ'

고개를 끄덕이다 낮에 하도 열심히 놀아서인지 손가락 빠는 것도 잊어버리고 새근새근 일 벌리고 자고 있습니다.

원지로 나와 차를 기다리는 동안 한이랑 "얼음 땡!" 놀이도 하고 녀석을 꼬옥 안아보고 키도 재어봅니다.
벌써 가슴 위까지 자란 녀석,
훌쩍 커버린 녀석을 안았더니 묵직합니다.

엄마가 안아주니 너무 좋다는 한이,,, 저도 물론 아주 좋습니다. ㅎㅎ  

  • ?
    오 해 봉 2006.06.21 23:14
    " 그 다음날 신랑이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엄마 없다고 일어나 울며 불며 막은재 까지 뛰어가 엄마를 찾았다는 한빛..."

    한이와 한빛이가 참 대견 스럽습니다,
    행복한 주말엄마 건투를 기원합니다.
  • ?
    김현거사 2006.06.22 12:56
    지리산 소녀가 인물이 나기 시작했군요.
  • ?
    yalu 2006.06.22 15:21
    끼득이님의 식단에 매번 놀라는 불량(?)주부입니다.^^
    끼득이님 글 읽고나면 참 행복해져요.
    한이와한빛,
    정말 예뻐요.*^^*
  • ?
    선경 2006.06.23 10:43
    구들은 저렇게 만들어지는구나~~새삼 들여다봅니다
    한이도 많이 컸지만 한빛은 볼때마다 다르게 쑥쑥 크네요
    귀여운 꼬마아가씨~~~엄마닮아서 애교도 많은것 같아요~~~
  • ?
    지나다가 2006.06.26 11:58
    하루 빨리 집이 완성되길 바랍니다..
    저도 구경 가보고 시프요...
    일과 가정 남편..어느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끼득이님이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가족들 무사하시길...
  • ?
    김용규 2006.06.26 19:15
    오손도손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노라면 말 그대로 동화속의 주인공같기도 합니다. 때 묻지 않고 자라나는 애기들이 참 귀엽고 예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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