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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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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년의 시공을 거슬러 올라간 때는 조선초기 성종2년,..

함양군수 점필재 김종직선생은 자신의 벗 유호인,조위와 함께
해공, 법종 두승려의 길안내로 지리산 천왕봉등정 산행의
대장정에 오른다.

4박5일간의 긴 여정속에 마침내 천왕봉 등정에 성공한 점필재선생은
자신의 등정기록을 두류록을 통해 짧은 글로 남겼다.

그로부터 현재,...

지리산에 빠져있는 한 여인의 각고의 노력으로 인해 오백년전의
그길이 우리들앞에 점차 베일을 걷고 다가오고 있다.

그분을 처음 뵌것은 2년전 두레네집에서 열린 <지리산공동사랑구역>
관련 행사장에서 였다.

저녁 식사시간을 마치고 막 설겆이를 하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자네가 허정인가?” “네 안녕하세요” 수줍은 듯 인사를 드리고
그렇게 스치듯 지난간 인연은 지리99가 태동하면서 다시 시작되었고,...

어느날 그분이 작성한 탐구산행 <신 유두류록> 산행기를 접하면서
나는 순간 놀라움과 경이로움에 빠져 버렸다.

그리고 1년여만에 공개 실시된 첫 탐구산행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나는 그분이 이루어놓은 놀라운 업적과 성과 앞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가객>,..

그분의 닉네임은 <가객>이며 환갑을 앞둔 여성분이며,
내 나이와 비교해 보면 참으로 높은반열의 누님이시다.

닉네임이 무협지의 주인공 같다는 느낌을 채 지우지도 못하고,

처음으로 함께한 탐구산행에서 누님이 보여준 지리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한번 빠지면 좀체 놓지 않으려는 치밀함과 경의로운 열성앞에
산행내내 나는 참으로 행복했다.

*****

<함양관아>에서 출발한 점필재일행은 <팥치재>를 넘어,
<휴천>을 경유, <당두재>를 넘는 길을 따라서 <엄천사>에 도착
다시 <엄천교>를 건너 <화암>에 당도한다.

그리고 점필재일행은 당산나무 아래 <화암>에서
휴식을 취하고, <꽃봉산>을 뒤로하고 <구시락재>,<거머리재>,
<한쟁이골>을 지나 <지장사>에 도착한후, <노장동마을>을 거쳐,

< 환희대>를 지나, <선열함>,< 신열함>,<고열함>의 삼암자를 그리고
<의논대>를 거쳐 <독녀암>을 지나 <사립재> 그리고 <청이당터>,
<영랑대>, <소년대>, <중봉>을 거쳐 드디어 천왕봉에 올랐다.

*****

등반로을 글로 대략 정리해 놓고보니,..

그동안 가객누님께서 점필재두류록을 재해석하여
등반한곳을 추정하여 길을 찾는것만 해도 경이롭지만,

더욱 놀라운 사실은,...

첫 탐구산행을 하면서 내 눈앞에 펼쳐진 지장사터, 환희대, 선열함,
신열함, 고열함, 그리고 의논대, 독녀암에 이르기 까지 점필재 선생의
기록과 거의 흡사 아니, 딱 맞아 떨어진다는데 있었다.

점필재 두류록을 머리에 상기하면서 특히 선열함, 신열함, 고열함,
독녀암에 설섰때는 사실 약간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났다.

<계룡산>,...

지장사터를 들어가면서 나는 줄곧<계롱산> 형님을 따라 나섰는데,..

그분은 대전 산악회 모임이 칠선을 오를때 비선담을 건너다
얼음이 깨지면서 차가운 얼음장 밑에서 구사일생 살아나신
옆집 아저씨처럼 구수한 분이시다.

그날 사고로 천왕봉을 포기하고 원점회귀 다시 두지터로 돌아오면서
나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집안 숙부님 반열의 나이,...

선열함 밑 암굴로 나를 안내하면서,..

“허정 나는 이 덤풀 우거지고, 길이 없는숲길을 수없이 올랐다”는.
이 말씀 앞에 참으로 송구하고 죄송스러웠다.

산행시 가장 힘든 것은 길이 없는 등산로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한번도, 두 번도, 아니고 수차례 비슷한 옆길을 올랐다는 사실,
그리고 그 피땀의 결실을 공짜로 낼름 받아 먹는 내 자신이
어찌 송구스럽지 않는가?

나는 잘안다. 어찌 이 두분 만일까? 두분을 기점으로 지리99 수많은
분들이 두류록의 옛길을 찾기위해 1년여을 분주히 노력하지 않았는가?

상내삼거리를 지나 사립재로 가는 점필재 일행의 발걸음을,..

푸른 녹음속에 잃어버렸다는 가객누님과 계룡산 형님을 옆에 두고
나의 정글도는 한없이 떨리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오백년전 지리산 천왕봉을 올랐던 사학자 점필재의
<두류록>길이 가객누님의 <신유두류록>이라는 찬란한 산행기로
우리앞에 곧 열릴것임을 확신한다.

앞으로 헤쳐가야할 어려운 장도가 무수히 열려있다.

천왕봉이전 사립재로 가는 <구릉>의 길과<영랑대>,<소년대>의
새로운 해석,그리고 천왕봉 이후 <향적사>,<창불대>,<영신사>,
<좌고대>등과 하산길, 정리해야할 부분들이 수없이 산재되어 있다.

하지만 시작은 반,

그리고 반은 넘어섰서니,..

그 끝은 가객누님의 <신유두류록>이라는 찬란한 산행기로 귀결
될것임을,...
.
.
.
지리산을 보는 관점은 수없이 다르다.
그리고 그기에는 여러 생각들과 경향이 존재한다.

신비롭게, 혹은 빨치산의 상처로 다가오는 아픔의 산, 그리고
젊음의 신열을 받아 안는곳 등등,..

하지만 가객누님 그리고 계룡산 형님을 필두로 한 많은 탐구산행의
전사들이 1년여의 신열끝에 당도한 <신유두류록>의 찬란한
업적만큼은 모든 사고와 관점을 접고 환희와 큰박수로 격려해야
할것이다.

지리곳곳을 누리고 있는 우리모두는 이제 여유가 있다면,..

오백년전 이 기념적인 탐구산행에 일조해야 할것이다.

그리고 많은 인원이 참가해 덤풀과 숲으로 막혀있는 점필재 선생의
행로를 열어제끼고, 천왕봉으로 가는 오백년전의 길을 찾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

지리산을 사랑하는 젊은대원들이 할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 또한 그 길앞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저 늙은이 그짐 벗어 나를 주오,

우리가 나누어 지고 그 길을 따르리오"
  • ?
    김현거사 2005.09.19 09:49
    의미있는 산행입니다.
    점필재의 풍류를 그려보는 멋있는 산행.

    항주 서호에 가보면 경치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소동파 백락천의 시와 풍류를 소개하는데,...
    우리는 단순 경치만 구경하고 가는 것이 항상 안타깝게 느껴지던데,이렇게 뜻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 ?
    오 해 봉 2005.09.20 09:04
    가객님의 신유두류록은 정말로 큰의미가있는 산행이군요,
    지리99 여러분들의 지리산학 탐구를 지켜보며 많은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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