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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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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6:13

민들레 수제비

조회 수 71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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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셋째주

토요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신랑은 나와 함께 갈곳이 있단다.
옥션에서 보게된 통돼지바베큐 기계를 사러 가야 한다고,,
그리하여 갑자기 가게된 논산,

좌우로 펼쳐지는 꽃잔치에 봄의 여린 잎들이 이쁘기만 하다.
더욱이 신랑과 오랜만에 나들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논산에서 주유소를 하시는 분을 만나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가지 정보를 얻고 그집 늦둥이와 놀고 점심도 얻어먹고
집으로 돌아오다.

일요일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내린다 했다.
하늘은 어눅어눅한 상태.
들꽃농원의 기은님께 드릴것이 있어 신랑이랑 한빛이랑 출발~
일을 마치고 여기저기 피어나는 들꽃들을 많이 얻어왔다.

신랑은 운동장 작업한다며 점심으로 수제비를 주문한다.
한이는 할머니랑 나무 나른다고 중간쯤에서 일하고 있고
한빛과 나는 위로 올라가
녀석에게는 딸기꼭지를 따달라 하고,
나는 황태에 다시마 버섯 등을 넣고 육수를 우려내고
밀가루 반죽에 무얼 넣을까 하다 민들레를 갈아보기로 했다.

우선은 딸기를 갈아 주스를 만들어 놓고
민들레를 갈아보려 했으나 무수히 나오는 실밥이 엉켜
하는 수 없이 마늘 다지는 통에 넣고 찧었다.

반죽을 하겠다는 한빛
밀가루 위로 갈은 물을 넣었더니 빛깔이 푸르스름 하니 곱다.
그 채로 원두막으로 들고 이동,
한이까지 가세해 반죽을 만들고 밀가루를 뜯어 넣었다.

녀석들은 송편을 만드네
작품을 만드네 하면서 장난치고 있고
두껍지만 않게 넣으면 되니 아무 모양이나 괜찮다 했다.

녀석들의 손에 옷에 방바닥에 하얀 밀가루 범벅
넣다 남은 반죽을 가지고 놀라 하니 두녀석 얼굴에 함박웃음이다,

운동장 작업하던 신랑
갑자기 고장난 포크레인, 유압호스를 사러 진주엘 나가봐야 한단다.
뜨거운 수제비를 호호불며 한그릇만 먹고 출발~

어머님과 나는 버섯이 맛있다 하고
녀석들은 감자와 수제비 건데기가 맛있다 한다.

점심을 먹고 운동장에 나선 한이 빗방울이 떨어진단다.
한빛은 우비를 가지러 위로 오르고
한이에게 우선 머리라도 젖지 말라고 하얀비닐을 씌웠다.

수제비를 드시던 어머님이 갑자기 박장대소 하신다.

"왜 그러셔요?"

물으니 당신 생각에 저 운동장에 서있는 사람이 머리가 희끗하니
언듯보아 동네 할아버지인줄 아셨단다.

당신 속으로 '저 양반이 언제 오셨다냐? 한이아빠에게 뭐 말할게 있다보다'
그랬다는데
한숟가락을 먹고 다시 쳐다보니 손자얼굴이 보이더라고~

녀석 머리에 흰 비닐을 쓰고 있어 잠시 착각을 하셨다면서
어찌나 웃으셨는지 배꼽이 빠질라 한다고..

젊을 때는 어른들 앞에서 웃으면 안될거 같아 웃음을 일부러 참았는데 그래도 터져나오던 웃음이
나이 먹으니 왠만해서는 웃을 일이 없고 혼자있을 때는 더더욱 왜 웃나 싶었는데
오늘 이렇게 웃어본다면서
당신 얼굴이 해맑아지신다.  

한빛이 가져온 우비를 쓰고 어머님이랑 들꽃을 심고 있으니 신랑이 돌아왔다.
녀석들은 비맞으며 축구를 하다가
연못에 프라스틱을 띄우고 물놀이를 하다  두녀석 물에 빠진 생쥐꼴이다.
녀석들은 어여 여름이 왔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부른다.

저녁엔 반가운 다금님 자중님 부부가 불현듯 오셔서 좋았다
덕분에 푸짐한 저녁상이 차려졌다.
질경이 잎에 초고추장을 뿌려 먹으니 송이버섯 냄새가 나고
민들레에다 취나물, 신선초에 미나리, 머위잎 등
산나물에 잘 익은 막걸리를 마시며 즐거운 저녁을 보냈다.

논산에서 가져온 통돼지 바베큐 기계






  • ?
    선경 2010.04.23 14:47
    파릇파릇 봄나물에~~향긋한 송이버섯
    잘익은 우리의 막걸리 이보다 멋진 봄의 축제는
    없는것 같아요~~~와우~~
    봄비속에 들꽃을 심는 어머님과 가족들의 사랑스런모습들이
    넘넘 아름답게 여울져옵니다
  • ?
    끼득이 2010.04.27 17:07
    오늘은 날씨가 왜 이런지 모르겠심더~
    가을 장마처럼 바람도 많이 불고~
    날도 제법 쌀쌀하고
    하늘도 깜깜하네요.
    그래도 봄이 온게 맞는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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