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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마을>산마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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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17:26

원지산책

조회 수 844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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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0월 넷째주

요즈음 신랑이랑 같이 보는 드라마가 딱 한편 있습니다. 배용준 주연의 '太王四神記^^'
수목드라마인데 신랑은 저랑 볼거라고 주중에는 꾸욱 참고 있다가 금요일 밤에 컴퓨터로 저와 함께 본답니다. ㅎㅎ

○ 토요일

바람이 제법 불었답니다.
신랑은 마을 현준네가 바빠서 약을 한번도 치지 않았다는 홍시를, 마누라 먹일거라고 조금 샀는가 봅니다.

말랑말랑한 것이 하나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니 좋습니다.
아직 딱딱한 것들은 겨우내 두고 먹으려고 이렇게 항아리에 볏짚과 함께 담아 보았습니다.

문 입구에 두었으니 익어지면 한이는 학교 가고 오는 길에 하나씩 빼먹으면 될거고
한빛도 심심하면 열어서 꺼내먹을 거고 신랑은 일하다 출출할 때 간식으로 딱이겠지요. ^^



원지에서 차표도 사고 집 재료 사러 진주에 나가자고 하여 채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어정쩡하게 4시가 넘은 시각이라 조금만 움직이면 깜깜해지니
진주는 다음에 날잡아 가야겠다며 원지에서 '어디로 갈까나~'하고 망설이던 중,,

한이가 운동하고 싶다며 원지매표소 뒤에 있는 공터에 가보자고 합니다.
이곳은 두 강이 만나는 곳으로 제법 넓어 운동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평소에 신랑이랑 애들이 저를 기다리는 중 가끔씩 찾아오는 곳이라 합니다.^^
거기서 우연찮게 오고가다 아는 분을 뵈었습니다.

그 분도 모임에 시간이 남아 여길 오셨다면서 '저 다리건너에 암자가 있는데 같이 가보지 않겠느냐'고 하십니다.

다리를 건너 들어가니 양쪽으로 대나무 숲인 정갈한 길이 나옵니다.
그 길을 따라 쭈욱 걸어가니 조그만 암자 한채가 서 있습니다. 그옆에는 텃밭이 있고,

우리가 여기에 온지 8년째인데 원지에 이런 조용한 곳이 있었다니 신랑과 저는 놀래고 있는 중입니다.^^
암자를 지나 잘 닦인 길이 나 있어 '한번 올라가 보자!~'하고 나섰습니다.

맨앞에 양복을 입고 계신 분이 고향이 덕산이신데 지금은 어머님이 혼자 살고 계셔서  
진주행 버스를 자주 타시다가 저와 알게 된 분입니다.^^  



한이랑 한빛은 손에 대나무 막대기 하나씩을 지팡이 삼아 들고요.^^



산길의 맛이 꼭 북한산에 오를때처럼 아기자기 합니다.
정상에 올라오니 이렇게 넓게 묘가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제대로 쏟아집니다.

이 나무 계단에 앉으니 펼쳐보이는 경치가 참말이지 너무나 좋습니다.^^



마침 해가 산능선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짐에 따라 산수화같은 능선의 굴곡은 드러나고 천왕봉과 웅석봉 외 여러봉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다니~~!!

저 아래로는 맨달 다니는 길이 보이고 단성이 보입니다.
엉덩이를 살짝 대고 있던 햇님이~



머리만 살짜기 남겨놓더니 쑤욱 자취를 감추고 하늘은 잘익은 홍시처럼 붉으스레 물들었습니다.^^



한이랑 한빛이랑 들고 오던 지팡이를 옆에 두고 찰칵~^^



두 녀석의 볼이 통통~ 합니다. ㅋㅋ



저기 가운데 정면 위로 산아래 하얀 애드벌룬이 보이는지요?
거기가 한이가 다니는 '단성초등학교'입니다. 녀석은 첫눈에 "와! 우리학교다~" ㅋㅋㅋ



해 떨어지면 바로 깜깜해지니 다시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암자 옆에 몇백년은 됨직한 팽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데 어른 두사람이 안아도 그 폭이 한참은 남을 것 같습니다.
다시 그 대나무 길을 따라 다리를 건너 강따라 길이 끝나는 곳까지 걸어도 보았습니다.

한빛은 지팡이를 잡으며 키를 한껏 세우고 있습니다.
녀석 발 뒤로 밤이 되면 낮동안 받아두었던 태양빛으로 반짝이는 등이 있을겁니다.

밤이 되면 이것들이 등불을 밝혀주니 사람들이 운동하기 좋습니다.^^
신랑 손잡고 천천히 걸어가다 보니 어수룩한 하늘에 철새가 W자를 그리며 날아가고,

두 강물이 만나는 곳에선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옵니다.^^



나오는 길 단골횟집에 들러 회를 사고는 집에 와서 푸짐하게 한상을 차렸습니다.
오랜만에 먹는 회가 어찌나 맛나던지요.^^

매운탕도 끓여서 온 식구가 참 맛있게 먹었답니다.





  • ?
    오 해 봉 2007.11.01 19:33
    한이네가족 암자 나들이군요,
    항아리속의 대봉홍시가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큰걸로 100개쯤 골라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내년 여름에
    먹으면 더 맛있을 겁니다,
    재작년에 김수훈님 따라서 단성에 갔을때는 기저귀를 차고있던
    한빛이가 저렇게 자랐군요,
    세월이 참 빠른것 같습니다.
  • ?
    김현거사 2007.11.02 08:25
    볼 때마다 우리 손녀 손자 보는 기분입니다.
  • ?
    東窓 2007.11.03 16:51
    한이는 총각이요 한빛은 숙녀가 다 돼버렸습니다. ㅎㅎ

    지푸라기에는 발효를 촉진하는 성분(효소?)이 있다던데
    감을 저렇게 보관해도 괜찮은가 보네요.
    농약을 하지 않고서 저리 때깔 좋은 감을 수확할 수 있다니!!

    저는 떨감 홍시를 엄청 좋아 한답니다. ^^
  • ?
    선경 2007.11.06 11:00
    감을 저렇게 보관하는거군요
    한가지 또 배워갑니다^^*~~정말 먹음직스럽네요^^*
    쑥쑥 자라는 한이와 한빛~~보고만 있어도 저도 덩달아
    마음이 맑아집니다^^*
  • ?
    끼득이 2007.11.12 15:34
    주말에 감 항아리를 열어보니 몇몇개가 홍시가 되었드라구요.^^
    가까이 계시면 한번 맛이라도 보여드릴터인데~
    진짜로 입에서 살살 녹아요. 2개정도 먹으면 배가 터억 허니 불러오면서 뱃심이 생기더군요. ㅎㅎ

    지푸라기는 항아리에 칸칸이 쌓으려 하다보니 볏짚보다 좋은게 없어서요. 얼렁 냉동실 비우고 잘익은 홍시들을 넣어놓아야 할터인데~

    녀석들 둘다 올 겨울 홍시에 입맛을 들이고 말았답니다. 한이는 벽에 메달아 놓은걸 하나씩 떼어먹는 재미가 생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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