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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마을>산마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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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6 15:24

외벽쌓기2

조회 수 90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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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10월 넷째주

원지에 도착하니 한이랑 한빛이 "엄마" 부르며 달려옵니다.
한이 먼저 꼬옥 안아주니 녀석이 "동생 안아주셔야죠~"하면서 양보를 합니다.
한빛 녀석 어찌나 덥석 안기는지 그자리에 쿵~ 하고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습니다. ㅋㅋ

☆ 토요일

바람이 제법 불고 기온이 뚝 떨어진 것이 겨울같아 녀석들 옷을 두툼하게 입히고 위로 올라갑니다.
저번주에는 서로가 흙을 들고 외벽에 붙였는데 일주일간 해본 신랑이 분업하는게 낫더라 합니다.
잘 이겨 경운기에 담겨진 흙을 제가 손으로 척척 내리치며 동그랗게 조무락 거려 놓았다가 외벽을
쌓고있는 신랑에게 던지면 신랑이 흙을 조금씩 던져 치면서 벽에 붙입니다.
이래야 공기없이 잘 붙는다고 합니다.

밑에서 제가 만들고 한이가 아빠에게 날라주니 진도가 성큼성큼 나아갑니다.
한빛은 제 등에 업혀 있다가 잠이들어 햇살이 비치는 간이침대에 눕히고 찬바람 들어오지 않게
포데기로 얼굴에 조그만 숨구멍을 만들어 놓았더니 낮잠을 아주 달게 잡니다.

옆에서 흙을 만들던 한이는 자동차도 만들고, 한빛도 만들고, 공룡도 만들며 자랑을 합니다.
계속 던지며 벽을 쌓았더니 배가 고프다는 신랑,,, "밥 묵자~" 합니다.^^
사발면에 펄펄 끓는 물을 붙고, 찬밥이랑 삶은 달걀과 밤을 꺼내놓았습니다.

따스한 햇살아래 라면을 먹으니 어찌나 맛나던지 자고 있는 한빛은 깨우지도 않았습니다.ㅋㅋ
파아란 하늘에 기러기 식구가 줄을 지어 나는 걸 본 한이가 '우와 멋있다' 그럽니다.
여기 앞에서 마주 보이는 마을이랑 산 능선을 바라보다 한이가 하는 말,,

"엄마 우리집 경치가 정말 끝내 주지요? 마을도 보이고 산능선도 보이고, 저는 우리집이 정말 좋아요. 공기도 좋고 ~^^"

삶은 밤이 어찌나 고소한지 신랑이 더 먹고 싶다는 듯 한빛 몫은 남겨놓았냐고 뭍습니다.
2개만 남기고 드시라 했더니 입맛을 다시네요.^^
먹는 소리에 잠이 깬 한빛은 눈을 두리면 거리더니 바로 밤을 들고 먹습니다.
이런 먹순이~

다시 일을 시작, 열심히 흙을 치다보니 벌써 어스름하니 해가 넘어갑니다.
6시가 되어가니 바로 깜깜 앞이 가물가물합니다.
일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타조농장 아주버님이 목욕탕엘 가자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단성에 새로 복지회관을 지어 완공이 되었는데 우선 목욕탕만 개장을 했다고 어른이 2천원이니
씻지말고 목욕탕에서 보자 합니다.
부랴부랴 챙겨서 한이랑 신랑은 2층 남탕으로 한빛이랑 저는 여탕으로 들어갑니다.

한빛은 언니들이 여기저기서 수영하고 돌아다니니 신기한지 두 눈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대충 씻기고 탕 속에 넣어주니 좋아라 하고 말입니다.^^

2층 남탕 옆에는 헬스기구가 많이 있는데 이것저것 다 탈 수 있는가 봅니다.
한이는 또 오고 싶다고 그러고 저도 기회되면 운동기구가 뭐가 있는지 보고 싶습니다.^^

저녁은 타조농장엘 가서 맛나게 먹고 아주버닐 왈 '한빛은 먹을거 챙겨주지 않아도 녀석이 알아서 이것저것 잘 주워 먹는다고' 그럽니다.
그날도 저녁내내 손에서 먹을 게 떨어지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한빛은 낮에 잠자고 밤에 목욕탕 다녀와서 기분이 좋은지 엄마에게 안겼다가, 아빠에게 안겼다가,
오빠에게 안겼다가, 큰아빠 큰엄마 큰오빠에게 안기며 애교를 부립니다.^^

동생을 가운데 두고 한이 손잡고 누워서 함께 자장가를 불러 주었습니다.

'잘자라 우리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양도 다들 자는데~
달님은 영창으로 은구슬 금구슬을~
보내는 이 한밤 잘 자라 우리 한빛~'

말랑말랑한 한이 손잡고 나즈막히 부르는 자장 노래에 한빛이 새근새근 잠이 들었습니다.


☆ 일요일

날이 쌀쌀하더니 아침에 서리가 조금 내렸습니다.
햇살 비치는 양지에 나와, 동안 말린 고추 꼭다리를 다듬고 있습니다.

매운 고추 앞에서 얼쩡거리는 한빛에게 꼬꼬닭 좀 보여주라 했더니 오빠가 동생을 번쩍 들어
개울을 건너서는 멍멍이도 보여주고, 닭장 문 열고 들어가 두 녀석이 쪼그리고 앉아 뭐라뭐라 하면서 꼬꼬닭도 구경시켜 줍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외벽쌓기 진행입니다.
흙을 하도 조물락 거렸더니 손을 쥐었다 펴면 뻐근하지만 일을 좀 했다는 표시이니 이 느낌도 좋습니다.

창틀이 들어갈 높이까지 쌓아두고 일단 멈춤입니다.

오늘은 바람 한점 없는 것이 햇살있는 곳은 참 따스합니다.
파란 하늘에 붓으로 마구 휘저어 놓은 듯한 흰 구름도 좋고  신랑의 꽹과리 소리도 좋습니다.

일을 일찍 마치고 대원사입구에 가서 오랜만에 산님도 보고 만강씨도 보고 반가운 산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설악산은 단풍이 한참이라는데 이곳 지리산은 아직 파릇파릇 합니다.
10월말이나 되어야 조금씩 울긋불긋 하겠다 싶습니다.

단성에 나오셨다는 요요님 연락을 받고 오랜만에 요요님이랑 산유화님을 뵙고 시원한 맥주도 한잔씩 마시고,
타조농장에 들러 삶은 고기를 먹고도 차 시간이 남아,
집에 돌아와 잠시 쉬다가 원지로 나왔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한이가
'엄마 지금 출발하시면 서울엔 아주 깜깜할때 도착하시겠네요? 너무 피곤하시겠다' 그럽니다.

그래도 엄마는 한이랑 한빛이랑 더 오래 있을 수 있어서 하나도 안피곤하다고 괜찮다고~
엄마 생각해 주는 녀석이 기특도 합니다. ㅎㅎ

  • ?
    김현거사 2005.10.27 21:01
    집 다 지으면 한이 한빛이 먹을 통닭 사가지고 거사가 갈 참!
  • ?
    오 해 봉 2005.10.28 23:10
    어제 한이네집에 갔드라면 좋았을것인데 아쉬웠답니다,
    한이더러 한빛이를 바꿔달라고 했더니 지금잠자요 하드군요,
    어천마을-산청-전주-서울-부천 으로와서 목욕하고 옷갈아입고
    온양에 조문 다녀오니 07:30분 이드군요,
    한이와 한약속은 다음으로 미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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