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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마을>산마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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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0 15:41

친구 선옥이와

조회 수 70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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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무덥던 여름이 며칠 내린 비로 갑자기 쌀쌀해졌다.
아침에 일어나니 반팔 입은 팔에 오도독 닭살이 돋았다.

새벽에 추워서 잠이 깬 한이는 이불을 끌어당기려 했으나 아빠가 돌돌 말고 있어
힘에 부쳐 기냥 얇은 이불을 덮고 웅크리고 잤다고 한다.^^

대신 녀석의 눈에 뜨인건 엄마가 추워보였는지 한개 풀고 잤던 웃옷 단추를 잠궈주었단다.
나는 그것을 한참이나 지난 오후에 발견하고 '이게 뭔일이지? 내가 분명 하나는 잠그지 않았는데?' 하며 한참을 생각했었는데 혹시나 하고 물어보니 역시나 녀석이 그랬단다.

또 하나는,
계속 내린 비로 땅이 미끄러웠다.
선옥이네 가족과 선옥이 동생네 가족과 2박 3일을 함께 밥도 해먹고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경호강 다리 아래에서 비 맞아가며 물고기도 잡고,
숯불에 고기도 구워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뒷정리를 마치고 모두가 잠든 시간..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갔는데 일을 보고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그대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어찌나 황망한 순간이던지..
엉덩방아는 물론이고 등까지 완전히 땅에 닿아버렸다.
다행히 아래로 구르지는 않아 다치지는 않았다.

그러고는 옷을 전부 갈아입고 그 다음날 아침 이 이야기를 화장실에 함께 온 한이에게 해주었더니.
녀석이 바로 '엄마 내가 미끄러지지 않게 해 놓을까요?" 하는 거다.
그러고는 바로 괭이를 들고 와서는 발 디딜자리에 땅을 파고는 2개단 정도를 만들었다.
꾹꾹 발로 밟는 것까지..ㅋㅋ

녀석도 나 넘어지기 며칠 전에 여기서 미끄러져서 화장실 문 모서리에 머리 뒤꼭지를 다쳤단다.
아직도 아프다고 보여주는 녀석의 뒤통수가 이쁘기만 하다.^^

처음으로 찾아온 선옥이 일행,
토요일 아침 8시반에 띠리링.. "여기가 전부 8번지야,, 하는 소리와 함께 바로 덕산골에 도착해 버렸다.
차가 막힐까봐 새벽 4시넘어 출발했다는 사람들.ㅋㅋ
사투리를 쓰는 네비가 덕산골에서 멈춰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시작된 2박 3일간 우리들의 동거는 아름다웠고 재미있었고 잔잔했다.
좀더 늦게 왔더라면 작게 달린 밤송이들이 쩍쩍 벌어져 토실토실 알밤도 주웠을텐데..
그래도 계곡에서 실컷 물놀이를 했으니 그걸로 좋았다.

선옥이네 식구 넷, 동생네 식구 넷, 우리식구 넷, 그 중 딸은 한빛 혼자,
그래서 녀석은 내내 한빛공주로 이쁨을 많이 받았다.
제부는 어찌나 애들하고 잘 노는지 아이들이 전부 껌처럼 딱 붙어서 놀았다.
웅,, 어찌 보면 둘리의 노래부르는 아저씨 닮기도 하고 희동이 같이도 하고,,

손님을 맞으려고 작업대 전부 치우고 텐트 설치해 놓고, 포크레인으로 길도 다 닦아놓은 신랑에게 정말 감사하다. 그러나 그 길은 비로 인해 질퍽하여 내내 전부 짐을 위로 들고 올려야 했다.
그래도 항상 최선을 다해 손님을 맞이하는 그가 정말 고맙다.
  • ?
    체리 2008.08.21 08:42
    잔잔한 감동의 글들 항상 잘 읽고 감동먹고 갑니다,,ㅎㅎ
    한이와 한빛이 건강하게 착하게 잘자라는것 갑아 끼득이님이 부럽기도 하구요!!
  • ?
    김현거사 2008.08.22 11:22
    동화 속 같은 한이 한빛이 이야기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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