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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6월 10일 금요일

가는 동안 비는 다행히 보슬보슬 얌전하게 내립니다.
차에서 반가운 눈웃음을 짓고 있는 한이랑 한빛이랑 울 신랑이랑,,, ^^

풍선껌 2개를 사서 단물 빨고 열심히 불어봅니다. 풍선이 터지면서 입이랑 코에 붙습니다.^^
한이는 이제 능숙하게 풍선을 불어댑니다.
혼자 연습하는 동안 한번은 껌이 이마에 붙을 정도로 크게 불었노라고 자랑입니다. ㅋㅋ


★ 6월 11일 토요일

오늘까지 비가 온다더니 해님이 살짜기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저번주에 얻어 놓았던 타조알로 요리를 하려고 가위로 한쪽 끝에 구멍을 뚫었습니다.
그러고는 빨대로 공기를 불어넣으니 아래로 주루룩 흘러내립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한이가 눈이 동그래 지더니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계속 공기를 불어 넣어야 하는데 부는 속도가 따라오지 못했는지 녀석이 목구멍으로 조금 삼켰답니다. ㅋㅋ
둘이 씨름을 해가면서 노른자까지 다 따르고 보니 허걱,, 양이 무지 많습니다.

타조농장 사모님 말씀으로는 달걀 40개 분량이 나온답니다.
한이는 그 빈 타조알을 들고 욕실로 가더니 물을 가득 채우고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놀고 있습니다.

신랑 좋아하는 부추 썰어넣고 홍합 넣어 부추찌짐을 합니다.
한이 꺼는 홍합 가득 넣어주고 신랑 꺼는 땡초 넣어 매콤하게 준비를 합니다.
한빛에겐 타조알로 말이를 해 주었습니다.

신랑은 타조농장의 원두막 짓는 일을 도와준다고 먼저 출발했습니다.
우리도 할 일이 밀려있지만 한번 손을 데 놓고 나니 마무리까지 해줘야 마음이 놓인다고 말입니다. ^^

빨래 널고 고추밭 김매고 한이랑 한빛이랑 놀다가 해가 어스름 넘어가려 하자 신랑에게 가기로 합니다.
한빛에게 어야 가자고 했더니 캐리어를 밀고 오면서 어부바를 해달랍니다. ^^
한이는 엄마랑 남사마을로 해서 산을 넘어간다는 데에 신이 나 있습니다.

말랑말랑 한이 손잡고 '아래 잘 보고 우리 뱀 조심하자’ 했더니 ‘엄마 뱀 놀래 키지 말아요.
녀석이 화가 나서 무는 거에요'라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봅니다.

고개를 넘어 한이랑 쫑알쫑알 대면서 걸어가는데 아는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안그래도 올해 논농사를 짓지 않아 얼굴을 뵙지 못했는데 반가워 길가에서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옛 집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정겹습니다.
아직 모를 심지 않은 논도 있고 트랙터가 와서 논을 삶기 시작합니다.

길가 비닐하우스에는 오리가 많이 있는데 닭은 한마리만 들어 있습니다.
한이랑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 녀석들 구경하고,^^

가는 길에 똥이 마려워 가까운 집에 들러 일도 치루고 정겨운 돌담을 지나 천천히 걸어갑니다.
남사마을은 전통 고택지 보존지역으로 경남 지방문화재로 지정이 되어있는 곳입니다.

주차장에서 잠시 쉬어가자고 한빛을 내려주었더니 예의 그 뒤뚱거리는 오리걸음으로 신나게 걸어다닙니다.
주차되어 있던 차가 출발하자 한이가 ‘안녕히 가세요’ 했더니 한빛도 오빠 따라서 엉덩이 뒤로 쭈욱 빼고 고개를 앞으로 내밀고 인사를 합니다.
그 표정이 얼마나 웃긴지~ ㅋㅋ

이렇게 놀다보니 어느새 깜깜해졌습니다.
길을 건너 타조농장을 향해 걸어가는데 목장 발견,, 한이가 제 손을 이끌고 가까이 가보자고 합니다.

‘엄마 오늘은 이곳 저곳 다 구경하면서 가자구요’ 하면서 말입니다.^^

드뎌 타조농장 도착, 미끈한 원두막 네 기둥이 서 있습니다.
‘ 어 자중님도 와 계시네^^’ , 걸어오면 2~30분 거리를 한시간도 넘게 걸렸으니 하도 안오길래 걱정이 되었다는 신랑^^

다금님은 우리랑 저녁이라도 먹자고 전화를 넣었다가 이곳에 왔다고~
안 그래도 다금님이랑 도연이를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날 줄이야~^^

한이랑 도연이는 서로 꿍짝이 맞아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놀고 한빛은 한번씩 넘어져도 툭 털고 일어나 뒤뚱뒤뚱 걸어다니고, 우리들은 숯불에 고기를 구워서 먹고~,

여기 농장엔 고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따님이 있는데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부모님 농장일도 잘 돕고 어찌나 손님맞이를 잘 하는지 한참동안 칭찬을 하게 됩니다.^  
12시가 넘어 집으로~


★ 6월12일 일요일

신랑은 오늘은 마무리가 될 것 같다면서 남사마을로 넘어갔습니다.
두 녀석은 어제 늦게까지 열심히 놀아서인지 아직까지 꿈나라 입니다.^^

단오를 맞아 쑥효소 담는다고 낫으로 쑥을 베어 씻어 놓고 고추밭에 김을 맵니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땅이 보송보송해서 풀이 쑥쑥 뽑힙니다.

늦잠 잠 한이가 일어나고 타조알로 찜을 하고 재어놓은 고기도 볶았습니다.
한빛 반찬은 솎은 고추잎 삶아 참기름 깨소금에 조물조물 무치고,,^^

신랑대신 타조농장 사모님이 저울을 가지고 오신다고 하기에 오는 동안 한이랑 배드민턴도 쳤습니다.
녀석이 처음이라 한번, 두번이 고작이지만 자그마한 공이 왔다 갔다 하니 재미있는가 봅니다. ^^

사모님이 도착, 쑥의 무게를 재고 같은 양의 설탕무게를 달았습니다.
5k..작은 항아리에 꾹꾹 눌러 설탕이랑 넣고 한지와 비닐로 입구를 막고 공기 통하지 않게 검은 고무줄을 팅겨 놓았습니다.

서울 갈 준비를 하고 타조농장으로 향합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날씨가 참으로 무덥습니다.

원두막이 웅장하게 서 있습니다. ^^
한빛은 쭈그리고 앉아 저 앞에 있는 타조가 신기한지 한참을 쳐다봅니다.

점심 겸 저녁을 먹고 오늘도 바래다 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씨익 웃는 신랑,
‘나 일 많이 했다’ 면서 원두막 사진 찍으면 보내준다고 합니다. ㅋㅋ

원지…
한빛은 여전히 버스가 신기한가 봅니다.
손님이 다 내릴 동안 한참을 쳐다보다가 차가 출발하면 무서운지 얼른 뒤 돌아서서 엄마 다리에 얼굴을 파묻습니다.^^

한이는 누나가 준 잠자리채로 아직은 없는 잠자리 잡겠다고 뛰어다니더니만 안되겠는지 땅바닥에 있는 벌레를 잡고 있습니다.
  • ?
    오 해 봉 2005.06.14 22:04
    엄마가 집에가는 날이 한이네는 고기랑 잘먹는 날이군요,
    엄마가 서울로 갈때 한빛이는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한이랑 한빛이랑 화이팅이다.
  • ?
    김현거사 2005.06.15 09:11
    남사마을 고가 중 제일 큰 놈이 이번 일요일 장남 결혼시키는 내 친구집인데...
  • ?
    콧털 2005.08.04 20:19
    끼득님/ 타조알 남은것 있음 우리 구륜이도 좀 나누어 주면 ㅋㅋㅋ 잼나게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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