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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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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6 10:03

보슬비 내리는 날에

조회 수 949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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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8월19일 금요일

서울에서 원지에 도착하기까지 비는 '잠시 멈춤' 상태입니다.
한이는 버스 문이 열리자 마자 '엄마~' 하고 안겨옵니다.^^

한빛녀석은 오늘따라 힘없는 목소리로 ‘엄마’하는 것이 이상하다 싶더니 밝은 곳에서 보니 무엇에
물렸는가 한쪽 눈 아래가 발갛게 부어 있습니다.

신랑 말로는 오늘 하루 종일 열이 좀 올라서 걱정했는데 지금은 그마나 좋아진 거라고 합니다.
머리랑 발을 만져보니 열이 조금 있습니다. 녀석 힘없이 엄마 어깨에 살포시 기대네요.^^

저녁은 족발이랑 우동 끓여서 먹고 맥주랑 음료수 들고 쨘~, 한빛은 우동 면발 들고 쨘~ 합니다.
밤새도록 비가 쉬임없이 주룩주룩 내립니다.


♨ 20일 토요일

날이 환해지자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금방이라도 울 듯이 흐려 있습니다.
아침 생각이 없다는 신랑, 밥을 푸욱 끓여 누룽지를 만들어서 먹었습니다.

한빛은 늦게까지 푸욱 자서 그런지 열은 내렸고 눈가에 발그레한 흔적만 조금 남았습니다.

행복다방 식구이신 푸른하늘님 일행이 서울에서 도착했습니다.
원두막에 둘러 앉으니 그쳤던 비가 다시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합니다.

왕이모 호박꽃님, 푸른하늘 이모님, 이쁜이모 청련화님,
멋있는 삼촌 청련화님 남푠님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앉았습니다.

한빛은 처음 보는 삼촌에게 덥석 안깁니다. 이 녀석이 벌써 잘생긴 남자를 알아보는가 봅니다. ^^

오른쪽부터 청련화님, 푸른하늘님



모두들 ‘이까짓 거 비야!’ 하믄서 보슬비를 맞으며 집터로 올라갑니다.
한이는 이쁜이모에게 다락방도 보여주고 우리들은 지붕 꼭대기에도 성큼성큼 올라갔습니다.
비 맞으면서 청승맞게 말입니다. ㅎㅎ

청련화님 부부. 처음 보는 데도 낯을 안가리고 터억 안겨있는 한빛(멋있는 남자는 알아 가지고! ㅋㅋ)
이모들이랑 삼촌 오셨다고 기분 좋은 한이.



비가 조금 그쳤길래 차 한대로 청학동 삼성궁엘 가 봅니다.

도착하니 빗방울이 굵어졌고 아무 생각 없이 한빛을 안고 왔던 저는 포대기 대신 긴 수건으로 녀석을 업었습니다.

한이랑 한빛이랑 금방 친숙해진 호박꽃님. 어찌나 잘 놀아주시던지~ ㅋㅋ



우리나라의 고대역사 강의를 듣고 있는 동안 신랑은 쉬 마렵다는 한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가서는
맨 위 팔각정에서 기다린다며 한바퀴 돌고 만나자 합니다.

우리는 디딤돌도 밟아보고 다리도 건너며 돌로 쌓은 탑도 구경하면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기념품 가게에서 모자를 사고 있는 데 한이녀석이 ‘짠!’하고 나타났습니다.
엄마 찾는다고 한참이나 되는 길을 반대로 거슬러서 내려왔답니다.^^

삼성궁에서 약수물을 마시는 도중, 물에 뭐가 빠졌다고 놀라는 청련화님과 이야기 도중 손만 내밀고 있는 남푠님. ㅋㅋ



이모가 사준 모자를 쓰고~  "이쁘다 이쁘다" 했더니 엄마 모자를 아예 녀석이 쓰고 다녔습니다. ㅋㅋ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는 길 배가 고파 근처 음식점에 들러 동동주에 도토리묵이랑 파전을 먹었습니다.
한이도 한빛도 배가 고팠는지 파전을 냠냠냠 잘 받아먹습니다.

오늘 두 녀석은 잘 놀아주는 이모랑 삼촌 덕분에 얼굴이 활짝 피었습니다.

집으로 들어와 원두막에서 고기를 구워 새 밥에 맛나게 먹습니다.
비는 잠시 그친 상태. 하루종일 다니시느라 피곤하셨던 호박꽃님을 모텔에 먼저 바래다 드리러 가서
한이랑 한빛은 목욕도 하고, 씻고 주무시려는 왕이모님 방에 가서 한참을 놀았습니다.^^

호박꽃님은 한빛에게 루즈도 바르고 연지 곤지도 찍어주고 “이쁘다~” 하니 녀석 좋아서 침대에서
팔짝팔짝 뛰는데 두발이 동시에 안되니 한발 다음 또 한발 이런 식으로 어정쩡한 모습이 됩니다. ㅋㅋ

그렇게 한참동안 이모를 괴롭히다가 주무시라 하고 모텔을 나왔습니다.
한빛은 왕이모랑 눈 맞추고 손을 흔들며 바이바이~ 합니다.

원두막에서는 신랑이랑 푸른하늘님, 청련화님 남푠님이 우릴 기다리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 8월 21일 일요일

한참을 자고 있는데 이모들이랑 삼촌이 오셨습니다. 부지런한 푸른하늘님이 새벽부터 “기상~” 하고 깨워서 오셨답니다. ^^

손님 오셨다고 한이는 벌떡 일어나서 세수하고 양치하고 옷 입고 원두막으로 갑니다.
좋아하는 삼촌이랑 이모에게 잘 보이려고 그러나 싶습니다. ㅋㅋ

한빛은 어제 너무 열심히 놀았는지 10시가 넘어가는 데도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습니다.

아침 겸 점심은 단성으로 나가 추어탕을 먹고 황매산에 자중님이 지으신 집 구경하러 갑니다.
1층 2층 휘 둘러보고 푸른하늘님 일행은 서울로 출발 합니다. 한이가 많이 서운해 하네요.^^

우리는 다금님 댁으로 올라가  점심을 먹고 한빛 목욕 시키고, 신랑은 한숨 자고, 한이는 도연이랑 신이 나게 놉니다.

도연이에게 훌라우프를 배운 한이는 이제 제법 잘 돌립니다.^^
“엄마 이거 훌라우프 꼭 사다 주세요. 잘 하려면 맨날 맨날 연습해야 하거든요”

자중님이 일 끝마치고 오셔서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갑니다.
음식점 이름이 '아기자기' 인데 오목조목 이쁘게 잘 꾸며져 있습니다.
이제는 다금님 애기 낳고 보겠다 싶습니다. 순산하이소~ ㅎㅎ

차 시간이 조금 남아 남사의 타조농장엘 가보니 최근에 노래방 기계를 들여놓으셨다고 자랑이십니다.
우리가 그냥 있을 수 있나요? 모두들 마이크 한번씩 잡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한빛은 달디단 포도 먹는다고 큰 아빠에게 착 붙어 있다가 한이가 말 탄다고 엄마 등에 오르니 녀석도 덩달아 등에 올라옵니다.

두 녀석 태우고 한참을 ‘디그덕 디그덕’ 했더니 에고고 체력이 바닥났습니다.
까르르 웃는 녀석들의 웃음소리가 참 좋습니다.^^



  • ?
    김현거사 2005.08.26 17:29
    사는 모습이 옆에서도 보기 좋습니다.
  • ?
    오 해 봉 2005.08.27 00:31
    반가운 한이와한빛 이군요,
    한빛이는 크려고그런지 살이좀 빠진것같네요.
  • ?
    야생마 2005.08.28 22:41
    한이와 한빛이는 이쁘고 잘생긴 이모와 삼촌
    많아서 좋기도 하겠네요.
    동화같은 끼득이님댁 산마을일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들도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 ?
    선경 2005.08.29 14:15
    예쁜모자를 쓴 한빛이 이젠 아가씨가 다되었네요^^*
    한이도 의젓하고요
    언제나 알콩달콩 재미있는 이야기는 다정다감해서
    참 좋아요....하나하나 쌓아가는 사랑의 울타리 ,,,늘 행복하세요
  • ?
    나그네 2005.08.30 12:42
    가끔씩 이곳에 들려서 한이네 소식 읽어 보기만 하는 사람입니다.
    엄마와 떨어져 지내지만 씩씩하고 풋풋하게 자라는 한이가 참 이쁩니다.
    직장생활 하시랴...엄마노릇 하시라 노고가 너무 많으십니다.
    인내의 세월을 지내시고 머쟎아 행복한 날들만 이어지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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