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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마을>산마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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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1 10:20

지붕완성 & 모판내기

조회 수 118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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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4월15일 금요일

원지에 도착하니 한이가 쪼르르 달려와 버스 문 앞에 서 있습니다.
녀석을 번쩍 들어 꼬옥 안아 줍니다.^^
아빠 차 안에 있던 한빛은 동그래진 두 눈으로 알은 체를 합니다.

⊙ 16일 토요일

쌉싸름한 신선초와 시원한 북어국 끓여 아침을 먹습니다.

수요일인가 현관지붕 공굴작업을 하는데 산님이랑 둘이서 시멘,자갈, 모레를 삽으로 섞어 바르느라 점심도 굶고 깜깜해진 저녁 9시에야 일을 마쳤습니다.

그날 한이는 아래에서 동생 보며 졸졸 굶고 10시에야 저녁을 먹었으니, 그 뒷처리를 해야 한다고 위로 올라갑니다.

1루베가 넘게 들어간 시멘,, 양이 적어 차를 부르지 못해 두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작업을 했습니다.



집의 형태가 이제 나왔습니다. ^^



밥도 제때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이렇게 바쁜 한주를 보냈으니 신랑 입술이 부르텄더군요.

쪽파, 홍합을 넣고 두툼하게 부친 찌짐이랑 홍시랑 들고 신랑에게 올라갑니다.
오르는 길에 연분홍 복사꽃이 피었는데 그 색깔이 참 곱습니다.
땅에 바짝 붙은 샛노란 양지꽃은 앙증맞아 정말이지 아기 같습니다. ㅋㅋ

2층에 올라 산 앞자락을 바라보니 연녹색 새싹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한빛은 아장아장 뒤뚱뒤뚱 걷는다고 그러고 감홍시를 떠 넣어주니 새처럼 입을 쩍쩍 벌리고 넙죽넙죽 받아 먹습니다.

⊙ 일요일

저번주에 담가 놓았던 볍씨를 건져 놓고 비닐로 덮어놓았던 모판도 들쳐놓고,
볍씨를 담아 논에 모판 낼 준비를 합니다.

잠시 틈을 내어 고사리도 끊어 삶아서는 응달에 말리고 원두막도 걸레로 닦아놓습니다.

햇살 따스하고 머리 위에서 새들이 지저귀고 스피커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밭에는 노오란 배추꽃이 피어 바람에 춤을 추고 있습니다.

모판을 옮겨주며 노래를 흥얼거리며 신랑 얼굴 마주보고 있으니 어찌나 좋은지 말입니다. ㅋㅋ  

한참 늘어지게 자던 한이녀석이 나와서는 볍씨 뿌리는 기계가 재미있겠다며 돌려본답니다.
사람 하나가 들었다고 일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집니다.^^



삶아 놓았던 못자리에 모판을 옮기는 중에 한컷~^^



일을 마치고 아침겸 점심을 원두막에 앉아 먹습니다.
누룽지를 푸욱 삶았더니 한빛도 잘 먹고 구수한 숭늉에 한이도 신랑도 잘 먹습니다.

한빛은 넓은 원두막을 이리저리 걸어도 보고 기어도 보고,, 눈 앞의 강아지도 쳐다보며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한이는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고사리를 뚝뚝 끊어 엄마 주머니에 넣어 줍니다.
고사리 향이 아주 진하게 나네요.^^

녀석이 참나무 버섯을 한 웅큼 따 오고 신랑은 두릅을 한 바구니 따 옵니다.
올해 첫 두릅입니다.^^
끓는 물에 반은 삶고 반은 튀김 옷 입혀 살짝 튀겼습니다.
입 안에서 두릅 향이 알싸하게 퍼집니다.

버스를 타러 원지에 나온 한이는 한빛을 세워놓고 걸음마를 시킵니다.
지나가는 차가 신기한지 두발로 서서 쳐다보다가 조심조심 손을 벌리고 걸어옵니다.
(아니 달려옴 ㅋㅋ)

농사의 시작과 함께 녀석의 걸음마도 시작되었습니다.^^


  • ?
    오 해 봉 2005.04.21 20:51
    "아빠 차 안에 있던 한빛은 동그래진 두 눈으로 알은 체를 합니다."

    한빛이는 잘걷지도 못하고 뭐라고 말은못해도 한주일만에 엄마를보니 얼마나 반가우면 눈이 동그래졌을까요,
    한이네집 동화속에나오는 궁전같네요.

  • ?
    김현거사 2005.04.21 21:36
    집 짓고 농사 하고 두 애기 키우고...
    바쁘다 바뻐!
  • ?
    신후 2005.04.22 15:09
    많은시간 노고끝에 예쁜지붕이 완성됐군요.
    수고 많으셨네요.
    부친개 찌찜이,원두막에서 먹는 점심 저절로
    군침이 도네요.
  • ?
    moveon 2005.04.27 19:05
    집이 너무너무 멋지네요.~~~~~이제 마악 걸음마 시작한 한빛이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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