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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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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4 16:14

한이자전거

조회 수 72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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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8월 다섯째주

한이가 학교를 가는 토요일(한이 말로는 '갈토'란다)
어제 늦게 자는 바람에 상을 차려놓고 녀석을 깨웠는데 눈도 뜨질 못합니다. ㅋㅋ
간신히 눈을 뜨고는 밥 한숟갈 먹고는 학교로 향하는 한이,
긴긴 방학동안 개학날을 어찌나 기다렸던지 학교 가서 친구들을 만나는게 즐겁다는 녀석입니다.

한이가 오기를 기다려 차표를 끊고 볼일을 보고는 황매산엘 가기로 했는데
신랑이랑 이야기를 하다보니 벌써 좌회전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ㅋㅋ
결국 기냥 황매산으로 가고~

오징어랑 홍합이랑 쪽파랑 김치를 넣어서 찌짐도 부치고
떡볶기도 만들어서는 자중님 다금님이랑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요일
아침을 먹고 한이는 동네 형들이랑 논다며 자전거 타고 넘어가고,
우리는 어쩌다 보게 된 '커피프린스 1호점' 드라마에 푸욱 빠져서는 하루종일 보게 되었습니다.

신랑은 비가 조금씩 내리니 풀을 베기 딱이라며 일어서려다 그냥 주저앉았고,
한빛은 아침부터 자기가 차표를 끊겠다며 어여 원지로 가자고 합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던지 차표를 얼른 끊어오자며 마을에 가보니
한이는 비를 맞아가면서 신이나서 놀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길에 닭 2마리와 한빛이 망가뜨린 한이 필통을 사고, 한빛에겐 스케치북을 사주었습니다.

너무 뛰어놀아서 배가 고프다는 한이에게 조금만 기다리라며 준비한 것이 옻닭,
저번 장날에 사 놓은 옻과 황기를 넣고 큰 솥에 물을 가득 붓고는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나오기 시작하는 밤도 깎고, 마늘도 까고, 대파도 길쭉길쭉 썰고 말입니다.^^

신랑은 혼자 보기 미안했던지 어여 들어와 같이 보자고 하고~ㅋㅋ
한이, 한빛 반찬으로 오징어포도 볶고,
신랑 반찬으로 단무지도 무치고,

푸욱 끓이니 누우런 물이 뽀글뽀글 나오는 닭국물,
닭고기도 먹고 시원한 국물도 호호 불어가며 마시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밥도 말아서 먹었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나니 10시~

한이가 동생에게 자전거를 태워주겠다고 합니다.
작년만해도 녀석의 발이 닿지 않았던 자전거에 지금은 한빛을 태우고 뒤뚱거리며 나아갑니다.

한빛은 처음 타는 거라 엉덩이를 뒤로 쭈욱 빼고는 어정쩡한 자세로 오빠 허리를 안았습니다.
뒤에서 보고 있기가 위태로웠는지 신랑은 아직은 안된다며 자전거를 정지시켰습니다.

한빛은 그래도 오빠가 태워주는 자전거가 재미있었는지 또 타고 싶다합니다.^^
녀석들에게 뽀뽀 한방씩 날리고 버스에 오르니 밖에서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여름에만 해도 가지말라고 울던 녀석이 이제는 차표를 자기가 끊겠다며,
현금영수증도 끊을 수 있다면서 심부름을 자청하는 아이,
한빛이 벌써 이렇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



** 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신랑은 너른 밤산에 풀을 베어 나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비가 계속 내리는 날이라 덥지 않아 오히려 낫다고 합니다.

혹 시간이 되시는 분들께서는 밤 주우러 오십시오.
그 밤으로 추석상을 차리면 좋을 듯 싶습니다.^^ **
  • ?
    오 해 봉 2007.09.05 23:34
    한이가 자전거로 한빛이를 태워주는 사진이 보였드라면
    좋았을걸 그랬네요,
    식구들이 한주간먹을 반찬준비등 바빴던 모양이지요.
  • ?
    끼득이 2007.09.06 08:38
    자전거타던 두 녀석의 모습이 제 머리 속에 깊이 박혀있습니다.^^
    엉덩이 쭈욱 빼고 어정쩡한, 발을 어디다 둘지 몰라 허둥대는,
    그러면서도 두 손으로는 떨어질세라 오빠 허리를 꼬옥 껴안은, ㅋㅋ

    그 모습을 보면서 녀석들이 훌쩍 커버렸구나 아쉽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 ?
    선경 2007.09.07 09:34
    오손도손 오누이의 자전거타는 모습~~상사으로 그려보아도
    참으로 예쁘네요~~
    정말 밤주우러 달려가고 싶네요~~^^*
    끼득이님이 해주시는 해물파전도 먹고 싶고요
    그러다 보니 마음은 벌써 추석날의 정겨운고향으로 달려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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