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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마을>산마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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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0 14:12

봄 준비

조회 수 90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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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3월 셋째주

금.

원지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습니다.
신랑은 오랜만에 현준네 가족과 단성 호프집에 있다고 합니다.
택시를 타고 가보니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어가고 신랑은 저 오면 같이 먹으려고 뎁혀 놓았다며 알탕을 주문합니다. ㅎㅎ

오늘 단성초등학교 참관수업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침에 한이에게는 아빠가 바빠서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했는데 현준엄마로부터 연락이 와 한빛을 데리고 학교엘 갔었는가 봅니다.

수업 도중 아이들이 “한아~ 니네 아빠 오셨다~, 니 동생 디게 이쁘다~” 면서 수업이 떠들썩했는가 봅니다. 한이는 한번 돌아보고 씨~익 웃더라고~ㅋㅋ
아빠를 보더니 애들이 “니네 아빠 왜 수염 기르셔? 왜 머리를 저렇게 기르시냐? ” 며  한번씩 묻더랍니다.^^  

1학년때는 키가 앞에서 몇번째였는데 오늘 가보니 남자아이들 중 두번째로 크더랍니다. ^^
학교 식당에서 점심도 맛나게 먹고 회의도 하고 왔다고 그러더군요.

호프집을 나와 마을 현준네에 들러 따뜻한 녹차를 배부르게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보니 1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토.

7시 넘어 “한아~ 학교 가야지~” 하고 깨웠는데 어제 열심히 놀고 늦게 잠을 자서인지
통 눈을 뜨지 못합니다.
등치 큰 녀석을 한참을 안아주었더니 들뜬 머리에 물만 묻히고는 학교 다녀온다며 아래로 뛰어갑니다.

마침 한빛이 일어났길래 녀석을 업고 쉬엄쉬엄 걸어가니 저 앞에 녀석이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가고 있습니다.^^
노오란 버스가 막 도착하고 녀석은 차에 오르기 전 빠이빠이~ 손을 흔듭니다.

다녀오니 신랑 왈~ “지각했제?” 그럽니다.
보통은 7시 45분쯤 나서야 할 터인데 50분이 넘어도 엄마랑 아들이랑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으니 지각할까 봐 누워있어도 잠이 확 깨더랍니다. ㅋㅋㅋ

우거지 넣고 된장 시래기국을 끓여 아침을 맛나게 먹고 신랑은 주변정리에, 저는 옆방 옷가지들 정리에 들어갑니다.
12시가 넘으니 한이가 와서는 배가 고파서 힘이 한개도 없답니다. ㅋㅋ
된장국에 두부 넣고 끓여주었더니 동생이랑 밥을 먹는데 하도 맛있어서 먹다 보니 다섯 그릇이나 먹었다고 자랑입니다. ㅎ

금요일 학교에 갔을 때 담임선생님이 주말에 식구들이랑 목욕탕에 다녀오라고 했다고~.
그래 일을 좀 일찍 마치고 단성복지회관의 목욕탕으로 출발했습니다.
한시간 후에 보자고 하고 남자들은 2층으로 한빛이랑 저는 1층으로 들어갔습니다.

한빛은 이제 몇 번 와보았다고 이제는 물도 혼자 틀 줄도 알고 탕 속에서 놀기도 잘 합니다.
엄마 등 밀어준다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왔다 갔다 하고 몸무게도 재어보고 로션도 바르고~
나와보니 남정네들은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목욕 한번 했다고 한이랑 한빛이랑 얼굴이 뽀샤시 합니다.^^

저녁에 매표소 현수엄마가 오신다고 해서 한이 좋아하는 오리양념구이 사가자며 청계로 갔습니다.
이 집은 어찌나 장사가 잘 되는지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합니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 먹을 준비를 하고 있으니 현수엄마가 짜~잔 하고 도착합니다.^^

불판에 고기를 맛나게 구워먹고 밥도 비벼 먹으며~,
가까이에 이렇게 맘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참 좋다고 하십니다.^^
함께 쑥차도 마시며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

좀 늦게까지 자자고 하면서 늦장 부리자 했는데 한이 왈 “이상하게 엄마 계신 날은 아침 일찍 그냥 눈이 떠지더라구요^^” 그러면서 일어납니다.
덩달아 한빛도 일어나고 제가 화장실 다녀온다 하니 녀석들 졸졸이 따라 나와 그 좁은 화장실에 같이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ㅋㅋ

마침 차 한대가 우리집으로 올라옵니다. 내리고 보니 신랑 사물놀이에서 상장구를 맡고 계시는 쭈야님네 가족입니다.^^
한이네 학교 식당 요리사이시기도 하구요. 남푠님과 19살 고3인 예림이, 17살 고1인 근보군과 함께 왔습니다.

신랑이 우리 밭을 주말농장 식으로 함께 가꾸자고 운을 띄웠는가 봅니다.^^
강아지를 너무나 좋아한다는 가족은 털이 덕지덕지 붙은 한둥이를 보더니 가엾어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그 아주버님은 맨손으로 녀석을 잡고는 당장 가위로 털을 성큼성큼 잘라줍니다.
다음주에는 아예 강아지 샴푸를 가져와서 녀석을 씻기자고 하십니다.
아래로 내려온 김에 저는 원두막을 물걸레질 하고 쭈야님은 밭에서 쑥을 뜯고, 예림이는 강아지 돌보고
아주버님은 신랑과 함께 밭에 불도 놓으며 주변정리에 들어갑니다.

근보군은 한이와 함께 사륜 오토바이를 타본다며 계속 시동을 걸어보고 드디어 성공~ ^^
운동장 다기기에 들어갑니다. 큰 덩치인 트랙터도 타보고 싶다 해서 신랑이 알려주니 남자라서 그런지 금방 익숙하게 운전을 합니다.
한빛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노느라 엄마를 찾지도 않습니다.^^

신랑이 저녁으로 숯불에 고기를 구워먹자고 하여 빈병을 팔고 시장을 봤습니다.
지글지글 숯불에 고기굽는 담당이라며 장갑을 끼고 달려오시는 아주버님, 항상 밝은 쭈야님,
먹기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 예림이와 군보. 식구들 성격이 엄마를 닮아서인지 참 밝습니다.

숯불 위에 고기를 올리고 굵은 소금 뿌려가면서 구수하게 익혀갑니다.
잘 익은 김장김치에 상추에 고추랑 된장에 맛나게 먹습니다.
두부도 썰어서 익히니 고기 맛에 베어서 구수합니다.^^

남은 숯불에 홍합국물도 시원하게 끓여서 먹고 김치냉장고에 들어있는 밤도 꺼내도 구워먹고
그것도 모자라 고구마도 호일에 싸서 구워 먹었습니다.^^

불을 끄고 올려다 본 하늘에 별들이 총총 떠 있습니다. 오늘은 조금 흐려서인지
달님이 보이질 않습니다만,, 오랜만에 쳐다보는 밤 하늘과 별들이 참 좋기만 합니다.
쭈야님네 가족이 출발하고 윗집으로 올라와 신랑과 차 한잔 나눕니다.

말려진 빨래를 개려 하니 한빛이 “제가 할께요~” 하면서 쏜살같이 달려옵니다.^^
뒷정리를 끝내고 한이는 내일 학교 가니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해서 놔두고 한빛을 데리고 원지로 나왔습니다.

녀석 오늘 하루종일 뛰어 놀아서 졸릴텐데도 원지 도착하니 ‘엄마 놀아요~’ 하믄서 차에서 내려달랍니다.
바로 오빠랑 엄마 차 기다리면서 하는 장애물 달리기를 한다고 총총총 뛰어갑니다.
한번 갔다 와서는 ‘이제는 엄마 차례~’ 랍니다. ㅎ  

서울 가는 차가 오니 녀석 “엄마 내일 또 오세요~, 엄마 과자 두개 사오세요~” 합니다.
버스가 출발 할때까지 녀석은 아래에서 엄마에게 신나게 바이바이~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

깜박 잊은거 하나~

일주일 만에 하얀 매실꽃이 팝콘처럼 활짝 피었고,
산에는 드문드문 연분홍 진달래꽃이 수줍게 피었고,
아래는 샛노란 생강꽃도 피었답니다.^^


  • ?
    오 해 봉 2007.03.21 13:31
    “엄마 내일 또 오세요~, 엄마 과자 두개 사오세요~"

    한이네집 이야기는 언제들어도 흥겹기만 합니다,
    이제는 한빛이도 엄마는 서울에 갔다가 내일 또오는걸
    알고 있군요,
    엄마도 그러겠지만 한이는 금요일을 손꼽고 있겠네요,
    한빛이는 엄마만오면 무조건 이고요.
  • ?
    선경 2007.03.23 10:34
    주말마다~~엄마랑데이트가 아이들의
    환한웃음을 만들어주네요~~~어쩌면 늘 함께하는 생활보다
    더 애틋하여 아이들이 더욱 엄마를 사랑할줄아는 시간이
    됩니다~~~어른스러운한이와 이제 조금씩 혼자서도 잘하는
    한빛~~~어여쁜봄꽃들처럼 예쁘게 예쁘게 자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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