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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마을>산마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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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家에는 무수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산을 오르는자, 가족과 여가를 즐기는자, 병든자, 가슴이 답답한자
사랑의 상처를 입은자, 부모를 여위고 실의에 빠진자, 길를 찾는자
등등,...

그중 <섬>님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정치학도이며, 스스로
혁명가라 칭해도 좋다.

그는 나에게 세상의 답답함을 토로햇고, 나는 단순히 내 생각을
스스럼 없이 진솔하게 이야기 하면서 둘의 주제는 [지구별]로
자연스럽게 모아졌을 뿐이다.

어쩜 읽는분들에겐 조금은 혹은 많이 황당할수도 있는 주제일수
있지만 그렇다고 허정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글로 표현해 왔던
내자신의 작은 소명을 비켜갈수 없었다.

우리가 산을 타는것은 어쩌면 <새로운 세상><다른세계>을
접하고 보기 위함일수 있다.

어쩜 이곳<산마을일기>에 어울리지 않을수 있는 글이지만,
이같은 작업이 산을 타는것과 일맥 상통할수 있음을 많은 분들이
이해해 주길 바랄뿐이다.

이틀동안 나누없던 <섬>님과의 격이없이 나누었던 [지구별]에
관한 이 대화는 오랜동안 가슴속에 담아오면서도 글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방대했고, 나 자신의 무수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했음을 지금 이순간에도 절실히 느끼고 있으며,...

글쓰기에 진저리가 날 정도로 나를 지치게 만들었음을
부인 할수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부인할수 없었던 <섬>님과 내가
함께 동의 했던 <세가지 측면에 대한 합의>가 이글의 좋고
나쁨을 떠나 나의 긴 인내를 감수케 하며 힘든 여정을 시작토록
했음을 여러분들께 밝히고자 한다.

<세가지 측면에 대한 합의>란,...

첫째는, 허정家 밥상을 놓고 먹으며, 우리가 처한 모든 식품들이
더오래 보존되도록 엄청난 화학약품을 식품속에 넣고 있음을
서로간에 인정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스스로 이 [지구별]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는것임을
인정함이다.

둘째는, 한쪽은 지고, 다른한쪽은 이기는 여흥과 게임, 스포츠
같은것을 만들어 내고 그 우스꽝스러운 댓가로 스포츠팀의
운동선수나 탤렌트들에게 천문학적인 봉급을 지불하도록
우리 스스로가 지원하고 고무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함께 인식을 같이 하면서,

그것은 우리를 죽이는 질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내고,
우리들의 삶을 살찌우기 위해 힘써 싸우는 교사와 성직자와
연구자들은 돈을 구걸하러 다녀야 하며,

우리들의 가게와 식당들과 가정들은 날마다 전세계의
절반이상을 먹여 살릴수 있는 음식을 여흥과 게임, 스포츠에
몰두하면서 낭비하고 있음에 전격 동의했다.

셋째는, 힘없는 사람들은 전세계 어디서나 그저 살아있기 위해서
납작 엎드려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안되지만,
권력을 쥔 소수는 거대한 돈뭉치를 지키고 늘려가면서, 비단요에
자고, 아침이면 금으로 만든 욕실 손잡이를 돌린다.

피골이 상접하도록 여윈 아이가 흐느끼는 엄마품에서 죽어갈때
그 나라의 "지도자들"이란 자들은 원조 물자가 굶주리는 대중에게
가는걸 막는 정치부패에 몰두하고 있음에 함께 인식을 같이했다.

그랬다.

우리둘은 너무 쉽게 위 세가지 측면들에 대해 스스로 회피했음을
인정하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지구별]의 근원적인 문제점들을
단숨에 뿌리 뽑는 [고진재]의 등장을 가져왔으며,

그리고 그들의 존재를 찾기 시작하면서, 우린 스스로의 희망을
발견하기 시작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어떤 <정치적> 형태가 되던 어떤 <교육적>형태가 되던
어떤 <자원>을 개발하던 그것은 하나도 중요치 않다.

단지, <섬>님과 내가 나누었던 [지구별]이야기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단 한번만이라도 상기해 준다면
우리는 그것으로 만족할뿐이다.

우리는 <수행>이라는 말을 어렵고 고차원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허다하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진정 <참된 자신>을 재발견코자 한다면
당당히 수행에 대해 말하고, 그것을 실천 하고자하는 작은 행위가
뒤받침 되어져야 할것이다.

나는 두지터 허정家를 찾는 모든이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의 고달픈 삶의 여정의 참 의미는 <참된 자신>을
찾기위한 고요한 내면을 바라보는 수행에 있음을,..

끝으로 억지스러운 글 혹은 황당한 글을 읽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은 많은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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