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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마을>산마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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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4 11:03

사랑하며 살자

조회 수 91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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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3월 17일 금요일

여의도에서 버스와 전철을 타고 헉헉거리며 뛰어가 7시 표를 끊고는 진주행 6시차 앞에 줄을 섰습니다.
빈 좌석이 5개 인가 남아서 다행히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내일 아침에 학교 갈 녀석 엄마 온다고 늦게 재우면 안될거 같아서 말입니다.^^


☆ 3월 18일 토요일

평소에는 혼자서도 잘 하는 녀석이 엄마 있다고 아침 행동이 굼벵이가 기어 갑니다.
아빠에게 한소릴 듣고는 학교엘 갔습니다. ㅋㅋ
신랑은 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일 하러 올라가면서 오늘은 바람 불고 추우니 한빛이랑 방에 있으라 합니다.

한빛 아침 먹이고 딩굴딩굴 하고 있는데 시각이 벌써 12시가 넘어갑니다.
곧 있으니 한이가 배고프다며 책가방 메고 들어오네요^^
학교에서 간식으로 빵을 나눠주었다며 동생 준다고 반을 남겨 왔습니다. ㅋㅋ

냉장고에 있는 오징어 꺼내 야채랑 고추장 넣고 콩기름에 볶아 쌀뜨물 넣고 오징어볶음 만들어 놓고 뜨끈한 밥 앉혀놓고 큰 목소리로 신랑을 불렀습니다.

"자기야 점심 드시러 내려 오셔요~~~~"

오징어 볶음을 어찌나 맛나게 먹는지 한이는 먹고 있으면서도 저녁에 또 해달라고 합니다.
좀 있으니 마을에서 아이들이 놀러 넘어오고, 한이는 얼씨구나 하면서 온 산을 휘젓고 다닙니다.
덩달아 한빛도 오빠들이랑 언니따라 소리소리 지르며 뛰어나니고~~~^^

저는 그동안 밀린 빨래 돌려 널고는 현준엄마랑 우리 집에 있는 빈병들을 정리했습니다.
'이거 팔아서 우리 저녁 맛난거 먹어요~~' 하면서 말입니다.^^
산처럼 쌓여있던 병이 어찌나 많은지 집에있는 자루란 자루는 다 나오고 그것도 모라자 라면박스까지 동원해서 정리를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온 신랑이랑 아주버님이 차에 옮겨 싣고는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동안 한빛은 어찌나 잘 넘어지는지, 넘어져도 꼭 물 웅덩이를 골라서 넘어져서는 벌써 옷만 세벌을 적셔놓고 그래도 좋다고 밭이며 언덕을 다닌다고 신발이랑 옷에 흙이 한가득 입니다.

원지 마트로 나가 빈병을 팔고 그걸로 아구찜 해먹을 재료들을 사서 현준네로 갑니다.
미나리 다듬고, 콩나물 꼭지 떼고, 아구 준비하고, 반말린 명태(?)랑 미더덕도 준비하고,,
군에서 요리사였던 섭이아주버님이 빨간 고무장갑까지 끼시고 양념을 버무립니다.

모두 배가 고픈  우리들은 입맛을 다시며 아주버님 빨간 고무장갑만 쳐다보고,, ^^
간을 보니 딱 좋습니다. 아구찜이 어찌나 맛난지 배가 부른데도 젓가락은 자꾸만 콩나물로 건더기로 갑니다.^^


☆ 3월 19일 일요일

바람 불고 황사가 있다고 하던데 그런데로 날씨는 쾌청합니다.
신랑 먼저 위로 올라가고 점심을 라면이 먹고 싶다고 해서 달걀이랑 버섯이랑 미리 버무리고 라면이랑 솥을 들고 한이 손잡고 한빛은 업고 위로 올라갑니다.

신랑이 뭔가 열심히 조각을 하고 있는데 우와~~ 감탄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자기야~ 진짜 멋있다! 이거 자기야가 판 거에요?"
밤나무로 조각을 한 것이라는데 밤나무가 물러서 조각하기가 참 수월하다고 합니다.
생나무라  포크레인으로 세우고 정면의 오른쪽 기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랑.하.며. 살.자.



얼굴은 하훼탈을 보고 조각을 하고~



먹물을 찍어 글자를 쓰고 테두리는 연필로 마무리~



이건 두툼한 우리 신랑 손 ... 반질반질 합니다.
'우리 집에 오시는 분들 한번씩 잡아보셔요~' ㅎㅎ



포크레인으로 세워서 고정쇠를 위 아래 두군데 잡아주었습니다.



여긴 들어가는 입구... 현관입니다.
깨진 기와와 뚝베기와 흙으로 만들어가 가고 있습니다.



이 기둥은 학들이 날아가는 모습입니다.
그렇게 보이는지요?^^



아궁이방의 입구 입니다.
왼쪽은 작년에 마무리한 방이고 오른쪽은 지금 벽작업이 진행 중인 방입니다.



이건 정면의 창틀입니다.
여기에 턱을 괴고 앉아서 지리 능선도 바라보고 하늘도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 ?
    김현거사 2006.03.24 12:11
    벽에다 칼라가 이쁜 유리병을 박아보세요.
    실내로 들어오는 광선이 정말 멋지지요.
    고물상에 가서 구하면 될테인데.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 벽에 그런 것이 있어,사람들 감탄사를 ....
  • ?
    오 해 봉 2006.03.25 08:39
    한이아빠 몇년째 집짖느라 수고 많습니다,
    일류 목수가 된것 같습니다,
    실상사 부처님손을 깊이 살펴보고 만들었드라면
    더 명물일걸 그랬습니다,
    단성 한이네 아름다운집이 서서히 모습을 들어 내는군요.
  • ?
    선경 2006.03.26 01:15
    특이한 아이디어이네요,,,참 재미있고요
    저도 언젠가 저손과 악수할날을 기대해봅니다
    오랜시간을 두고 정성을 다하여 짓는 한이아빠의
    모든 영혼이 깃든 아름다운집,,,찬사를 보냅니다
  • ?
    야생마 2006.03.27 08:36
    그 하회탈에 악수 할 날 기다려 봅니다.
    하회탈의 너털한 웃음처럼 항상 사랑하며 사십시오.
    사랑이 넘쳐나는 멋진 집이 되겠군요. 멋지십니다.
  • ?
    김수훈 2006.03.27 10:06
    혹시 한이 아빠가 공예 같은 걸 전공했었나?
    한 마디로 "멋지다!"
  • ?
    끼득이 2006.03.28 11:31
    이 집엔 신랑이 생각하는 아이템이 있다고 하네요.
    이쁜 유리병은 아랫채 지을때 넣으면 좋겠다 합니다. ^^

    마침 나온 밤나무가 이렇게 만들어 세워보니 영락없이 사람모양이더라구요. 옆에서 보는 저도 신기하기만 해서~ㅋㅋ
    대체 이 사람 머리 속엔 뭐가 들어있나 하고 말입니다.^^
    조각 공예 이런거 근처에도 가보지 않는 사람인데 몇년 만져보더니 이젠 감이 온다고 하더군요.. 아뭏튼 연구대상입니다.

    야생마님, 선경님 오셔서 손이 반들반들하게 만져주셔요 ㅎㅎ
  • ?
    쉐어그린 2006.04.06 08:08
    한이아빠 솜씨가 예술입니다. ㅎㅎ 한번 가봐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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