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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98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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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족인의 장례문화 조장(천장)

이른 아침 팀 6명이 랜드쿠르져를 사전에 예약하여 움직인다.
일제 짚차지만... 좀 오래되어 있고 뒷좌석에 4명 앞좌석에 2명이 앉아 좀 비좁지만.... 어두컴컴한 새벽을 달리는 기분이 묘하다.
알지못하는 그 어디를 향해 달려가며... 차는 점점 어느 산등성을 향해
돌고 돌며 가고 있다. 차가 멈쳐선다. 길이 끊겼단다. 우린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저 기사총각이 마치 전능한 사람인양 어떻게 알아서 하겠지 믿으며 조용히 어둠을 마주하고 있다.
그는 잠시 기다리라며 어딜 간다. 그 사이 일행은 모두 밖으로 나서
저 빛나는 별을 감상한다. 티벳의 밤하늘을 모두 한시선으로 바라보며... ... 바람도 불고 춥다. 잠시후 우린 차에 올라 다시 간다. 잠시 길아닌 길을 돌아서 드디어 길을 찾아간다.



밑에서 바라본 드리쿵딜 사원




드리쿵딜 사원에 들어서서 천장의식 가는 길에서


우리가 찾아가는 조장터는 드리쿵딜사원에 있다. 이곳의 코라를 돌다보면 조장터가 나온다.
입장료를 사고 걸어서 산위의 조장터로 향하는데... 멍멍이가 길을 안내해 준다.... 웃기는 놈일세...
이른 아침이라..한산하기도 하고 한기가 밀려온다. 저쪽에선 어떤 사람들이 뛰엄 뛰엄 지게에 어떤 푸대를 지고 올라가는 것이 스친다.
조장터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다시 점검을 한다. 카메라를 가방에 넣어야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잇는 동안
우리를 안내한 개가 장난치듯 등뒤에서 두 발로 휙~~ 긋는다.
이녀석~~~ 옷은 쫘~~악!! 실금이 가듯 찢기었다. 참 기가막힌다고 해야하나!! 머라 쥐어박을 틈 없이 터안으로 들어간다.
마음도 그렇고 몸도 조심조심 움직여 의식이 벌어질 곳 가까이
자리를 잡는다. 이곳에선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마지막가는 고인에 대한 그 신성한 의식을 관광객을 위한 볼거리로 전락된 그 의식에 대한 최후의 예로서 알아서들 지켜줘야한다.
마치 제사장처럼 차려입고 어떤 기원 비슷한 간단한 의식을 마친후
이제 장레의식이 시작된다.
지게를 메고 올라온 푸대자루 6구를 내려 놓는다.
저것이 시신인것을 이제야 확인한다. 사람 대여섯명은 저쪽 30미터쯤에 이미 무슨 낌새를 채고 나타난 독수리때를 가로 막으며... 경계를 하고 있고 가족인지는 알 수 없으나 몇 몇 장족인들이 우리처럼 그 광경을 가볍게 주시하고 있다.
눈이 날린다. 점점 눈발이 많아진다.
왼손엔 날카로운 갈고리를 쥐고 오른손엔 긴 칼을 들고 각자 이곳 저곳 흩어진 푸대자루로 향한다.
휙휙 하니 그새 푸대자루에서 시체가 덜러덩 나온다.
어느새 내몸이 조금씩 굳어지는 느낌이다.
긴장의 기운이 감돈다.



사진출처: 박하선 사진집


[ 이제부터 비위에 약하신 분들은 <> 표기한 부분은 뛰어 넘어가셔도 됩니다!!!]

<왼쪽 갈고리로 푹찍어 시체를 바로 누입니다. 마치 마네킹을 다루듯이... ..
이제 시작하나보다.
가죽을 벗기듯 엄청난 손놀림으로 슥싹 슥삭 살을 찟어 벗겨냅니다.
칼은 무섭게 잘 듭니다.
서서히 고약한 살 썩은 냄새가 풍기어 나고 이렇게 지독한진 몰랏습니다.  
어떤 살찐 사람은 누런 지방색이 많은 부분 드러납니다.
또한 매마른 사람은 지방이 적어 바로 붉은색의 살이 드러납니다.
썩은 쾌쾌한 냄새가 이젠 어느정도 적응이 된듯합니다.
다음은 칼로 가슴판에서 하복부까지 쭉 가른고  내장을 꺼내는 것으로 시작해서... 독수리가 먹기 좋도록 살과 내장을 잘게 썰어 바닦에 내던져집니다.
이렇듯 먹기 좋게 잘게 잘 부슨 다음 이제 독수리가 달려듭니다.
80여마리의 독수리들이 뒤엉키듯 서로 먹이를 찾이하려다보니 이미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서로 잡고 밀고 땡기며 ... 이미 그네들의 머리와 목덜미엔 붉은색 물감이 범벅이 되었고 잠시 10여분이 지나자 상황은 거의 끝나갑니다.
순간이지만 나는 보았습니다.
두 독수리가 사람얼굴 가죽을 물고 땡기는 장면을...생생하게도 그 얼굴의 가죽이 팽팽히 땡겨지는 마치 영화에서 본 그것처럼 심하게 찡그려진 모습.
한순간이다. 저렇게 뼈만 남기고 바닦에 무언가가 떨어진 것이 있는지 서성이는 저 독수리들...
뼈는 추스려 큰 망치로 먹기 좋게 잘게 빳아 던져집니다.
한쪽에선 해골을 톱으로 자른 후 역시 잘게 빳아 던져집니다.
남김없이 줍니다. 한점 남김없이 전부다 가져가 육신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모든것이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끝났다. 이곳에 남은건 바닦에 듬성 듬성 보이는 저 붉은색 자욱과
그 비린내 냄새! 그리고 각자의 마음속에 지었을 상들만이 남아 있을뿐... 잠시 후면 저 흔적조차 바람에 흩날리고 나면 남는건 각자의 맘속에 맺힌 상들이다. 각자의 인생에 어떤 영향이 될까!!!

천장은 인도의 조로아스터교의 장례의식에서 그 유래가 있다고 기억합니다.
아마도 땅이 척박하고 물도 부족하고 나무도 부족한 고원의 그곳에서 천장은 그들의 자연환경에 적합한 장례문화일 수도 있겠습니다. 더불어 이미 영혼이 떠난 그 육신은 엄숙하지만 또한 다른 생명을 위해 가볍게 툭 던져 줄 수 있는 그런 불교적인 색채가 담겨져 있는듯합니다.
티벳인들에게 삶은 바람과 같이 자유롭습니다. 그렇게 떠돌며 끊임없는 여행을 하는 거지요. 길위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곤 곧 떠납니다. 이것이 삶이지만 우리에겐 좀 낮설겠지요. 그래서 구지 찾자면 순례라고 표현하면 가장 비슷할까요?

발이 꽁꽁얼었다. 눈은 계속 내린다.
일행들 모두 추운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다들 할말이 없나보다.
무엇을 느끼었는지는 무언속에서도 암묵적으로 서로의 눈빛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 어떤 말이 필요하겠는가!!!
어느새 덤덤해진 마음을 안고 드리쿵딜사원을 빠져 내려간다.  


간덴사원



산을 올라와 중턱에 걸쳐 바라 본 간덴의 모습



위에서 바라 본 간덴 오르는 길 : 경사가 심하지만 사진에선 잘 나타나지 않네요.

이 간덴의 사원은 말이 필요없다.
고도 4000이 넘이 이곳 오르는 길은 올라서 보면 가히 환상적이다.
문화혁명때... 높은 곳에 위치한 이곳을 파괴하기 위해 중공군은
비행기를 동원해 폭격을 가했다한다.
아직까지 그 잔해가 남아있어 그 아픔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는 구불구불 돌고 돌아 계속 돌아 산으로 오른다.
저 멀리 아득히 구불져 보이는 것이 내가 지나온 길이다.
코라(순례)는 시계방향으로 돈다. 산 봉우리쯔음에 간덴사원이 있고 그 둘레를 돌게되는 것이다.
눈 아래로 펼쳐진 저 장관을 보자니...
막 감정이 바쳐오른다. 아~~ 이 느낌!!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지...
아득히 먼산이 보이고... 저 밑에 펼처진 평야를 가르는
알룽창포의 강이 흐르고 있다. 저것이 흘러 흘러 핫싸로 관통하는 티벳의 젖줄인 것이다. 바로 이것이었나보다. 간덴의 매력! 이곳을 보고 하는 소리였다. 강력한 감정이 올라온다.



티벳서 만난 한국의 일행들과 함께 코라를 돈 마음 따뜻한 라마승의 모습

[Info]
조장을 보기위해서는 보통 5-6명의 인원을 확보한뒤 랜드쿠르져를 예약합니다.
아침 5시에 출발하여 드리쿵딜사원에 8시30분에 도착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간덴을 들를 수 있습니다. 핫싸로 돌아오니 6쯤 됩니다.
물론 버스로 간덴을 갈 수 있으나 역시 한나절을 잡아야합니다.
따라서 조장을 가시는 분은 함께 투어로 넣어서 다녀오지요.
티벳에서는 천장의식시에 절대로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간덴사원은 티벳의 여러종파 중 세력이 가장 컸던 겔룩파의 창시자 '총카파"가 1409년에 창건했습니다. 해발 4300m의 산기슭에 위치해 있고 7천여명의 승려가 있었다합니다.  1960년 중국문화 혁명으로 비행기까지 동원되어 철저히 파괴되고, 승려들은 인도로 정치적 망명길에 오르는 등 티벳불교의 수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원
입니다. 아직까지 그 폭격의 상흔이 남아있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
    김현거사 2004.03.11 09:49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참 멀리도 다녀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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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eon 2004.03.11 10:47
    아!!!말할 수 없는 그 무엇이 가슴에 밀려 올라옵니다. 제가 그곳에 있었던 것 같은 세밀한 묘사에 뭐라 할말이 없어 집니다. 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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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바다 2004.03.11 10:56
    음... 정말 생소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문화적 충격입니다... 어찌 보면 결국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개념은 동일한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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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메 2004.03.11 15:11
    우리에게는 충격적인 장례풍습인 鳥葬의 장면 일부를 사진으로 볼수있는곳이 있는데, 보성군 문덕면의 대원사 들머리에 있는 티벳불교박물관입니다. 전시기한이 설정되어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사진작가의 눈으로 들이민 충격의 화면외에 해골을 이용한 공예품, 티벳불교미술품등등...문화적인 이질감이 가득한 자료들을 볼수가 있읍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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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유화 2004.03.11 18:56
    시베리아쪽의 장례 문화도 이와 비슷한데 마땅히 매장할만한 땅도 없고 사방이 얼음이니 피 냄새 나게한 시신을 들판 한가운데 방치하고 돌아가면 들짐승들이 깨끗이 해치우는데 얼마나 깔끔히 잘 먹어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평소 덕을 가늠한다네요. 어디든 그들의 자연환경에 가장 적합한 장례문화를 가지고 있는거 같아요. 티벳인들의 바람과 같이 자유로운 삶이 경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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