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조회 수 2221 댓글 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백담사쪽 용아장성



◐ 일 시 : 2003. 8. 30. - 8. 31.
    인 원 : 오해봉(57세), 김은성(49세), 이명구(48세), 송동선(47세)
    코 스 : 용대리 - 백담사 - 영시암 - 수렴동대피소 - 봉정암 -
              소청봉 - 중청산장 - 대청봉 - 중청산장 - 소청봉 - 희운각 -
              비선대 - 신흥사(약30km. 소청에서 대청봉에 올라 다시
                           소청까지  온 거리 포함)

◐ 8월 30일 (토)
    
    07:30분 백담사행 버스를 타기 위해 05:45분 부천 중동역에서
    동서울터미널이 있는 강변역에 도착하니 06:48분이다.
    터미널 대합실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으니
    직장후배인 김은성, 이명구, 금년부터 산행친구가 된
    고향 후배인 송동선이 왔다.

    07:30분에 출발한 버스는 교통이 비교적 순조로운 워커힐 아래
    한강변을 신나게 달렸다.
    구리, 양평을 지나 홍천으로 향하는데 차창밖으로는 가을이
    오는 모습이 보였다.
    길가엔 코스모스가 줄지어 피어있고
    벼이삭이 고개를 숙인 논을 지나면 밭두렁의 수수도 보였다.
    옥수수 밭은 수확이 끝나 누렇게 물들었다.

    여름휴가, 모임, 등산등 20여번 다녔던 길이기에
    무척 낯익고 정다운 길이다.
    소양강, 인제, 원통을 지나 백담사 입구인 용대리에서 하차했다.
    아침이라 차가 빨리 달려서 10:10분 밖에 되지 않았다.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는 7km인데 4km는 셔틀버스를 타고
    3km는 걸어서 갔다.

    86년도 여름에 와보고 두번째 와보는 백담사는 옛날 그대로 였다.
    일행들에게는 전두환대통령과 한용운선생이 기거하시던 방을
    구경하라고 한후에 나는 부처님께 삼배하고 기와도 한장 시주했다.

    오기전 나름데로 도상연구도 여러번 하고 설악산을 10여번 다녀 본
    동선이와 의논도 하였으나 날씨관계로 걱정이 많았는데
    같은 버스를 탔던 여의도 산다는 여자분이
    ( 고3 쌍둥이 딸 입시문제로 매주 봉정암까지 가서 기도 드리고
     온다고 함. 정말로 대단한 엄마다.)
    자기는 백담사에서 3시간만에 봉정암까지 간다고 해서 우리는
    얼마나 신이 나고 자신감이 생겼는지 모른다.
    우리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도 길이 험해서 백담사에서 오늘
    목적지인 봉정암까지 6시간을 잡았기에 말이다.

    12:30분 백담사를 나와서 부지런히 봉정암을 향해 걸었다.
    13:30분경 전망이 좋은 계곡 물가에 앉아 김밥과 달걀로 점심을 먹고
    커피도 끓여 먹었다.
    날씨가 꾸무럭해서 영 기분이 조급했다.
    영시암에 들려 작은정성으로 시주만 하고 지나갔다.

    14:30분쯤 되니 아니나 다를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배낭카바만 씌우고 20도쯤 경사진 바위 위에서 일행들이
    우의를 입는 것을 쳐다보다가 미끌렸는데 좌측 팔이 심하게 아팠다.
    반팔 티만 입었기에 팔 꿈치가 바위에 찢겨 피가 줄줄 흘렀다.
    배낭 옆구리에 넣고 다니는 구급백에서 대일밴드와 반창고를 꺼내
    응급처치를 했으나 비때문에 지혈이 잘되지 않았다.
    마른수건으로 빗물과 피를 닦고 어렵게 어떻게 해서 지혈은
    시켰는데 무지하게 아팠다.
  
    신발이 새것이니 미끌리기야 하겠냐 하는 안일한 생각이
    화를 부른 것이다.
    스틱도 두개이면서 한개라도 짚었더라면 다치지 않았을 것인데 말이다.
    산은 항상 존경하는 마음으로 무섭게 여겨야 한다는 걸
    반성하며 걸었다.

    수렴동대피소를 지나 산길 험한 등산로를  주룩주룩 내리는비를 맞으며 걸었다.
    봉정암에 무슨 행사가 있는지 40대, 50대 나이가 지긋한
    여자분들이 1회용 우의를 입고 힘들게 산에 오르고 있었다.
    서울 신림동, 구미, 밀양.에서들 오신다고 했다.
    조심스럽게 그 분들을 앞질러 가는데 왠지 무척 송구했다.
    깔닥고개를 힘들게 올라 봉정암에 오니 17:50분이다.

◐ 봉정암
    먼저 오신 여의도 아주머니와 이명구 후배가 스님께 말씀드려
    지혜실이란 방에서 잘수 있도록 승낙을 얻었다.
    18:00시에 저녁밥을 먹는데 정말로 맛이 있었다.
    냉면그릇에 한공기쯤의 밥과 미역국을 말아 주는 밥인데도
    참 맛이 좋았다.
    다른 사람들은 오이로 만든 김치도 얻어먹는데 우리팀은
    요령들이 없어서 그걸로 만족했다.
    저녁 먹을 때 보니 오늘 이곳에 온 사람이 약 300명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지혜실에 가보니 벌써 꽉 찼다.
    우선 씻고 젖은 옷을 갈아입고 방에 들어가니
    우리 안방보다 약간 큰 방에 1층에 14명, 2층에 12명 등
    26명이 자야 한다고 했다.

    전기보일러가 설치되어 있어 따뜻하고 좋았다.
    자리에 누우니 빗소리는 계속 굵어 지고
    저쪽에 누운 사람의 발이 내 옆구리에 와서 꿈틀거린다.
    옛날 시골 사랑방 같은 느낌이 들고 그저 좋기만 했다.

◐ 8월 31일 (일)
    
    05:00시에 일어나 밖을 보니 밤새 오던 비가 그쳤다.
    05:30분쯤 법당에 올라가 부처님께 삼배하고
    어제 비가 와서 구경 못했던 절주위를 살펴보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절 뒤로 무지하게 웅장한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아래로 포근하게 자리잡은 봉정암이 참 품위있어 보였다.
    (643년, 신라 선덕 여왕때 자장율사, 해발 1244m,
     불교 염원의 성지, 설악산 일대 제일의 기도 도량.)
    
    06:00시에 아침을 먹고 그릇을 깨끗이 씻어 반납한 후
    스님께서 커피까지 마시고 가라고 해서  커피도 공짜로 잘마셨다.
    (자판기 옆에 모두 공짜로 마시라고 100원짜리 동전을 수북히 쌓아놨다.
     공짜로 잠자고 두끼를 얻어먹고 그냥 올수가 없어서 여의도 아주머니께
     물으니 20000원 정도를 시주함에 넣으라고 해서 20000원을 시주함에
     넣고 나오는데 왠지 뒤통수가 부끄러웠다.
     4명이나 되면서 너무 적은 것 같아서.
     신도들을위해 각종사탕도 큰그릇에 수북하게 담아놨다.
     백담사유배시절 전두환대통령과 이순자여사도 다녀가신 적이있고
     노무현대통령 부인 권양숙여사도 자주들렸다고함.)
    
◐ 소청산장
    06:50분 봉정암 뒤 언덕길을 힘들게 올라가면서 중청대피소에서 자고
    봉정암을 거쳐 백담사로 가는 내려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산이 좋아서 왔으면서도 내려가는 그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조금은 치사하고 비굴한 생각이기도 한것 같았다.

    소청산장에서는 광주에서 온 분들이 02:30분에 오색에서 대청봉을 거쳐
    벌써 이곳까지 왔다.
    버스는 백담사쪽으로 오도록 했다고 한다.
    그분들은 지리산과 설악산을 비교하며 나름대로 자기 주장들을
    열심히 토론 했다.

◐ 소청봉
    소청봉 언덕에 배낭4개를 놓고 비닐을 씌운후
    맨몸으로 대청봉을 향했다.
    지난 가을 30리터짜리 가벼운 배낭을 메고 내려왔던 길을
    오늘은 반대로 올라가고 있다.
    중청 비탈기과 중청산장을 지나 대청봉을 향했다.

◐ 대청봉
    대청봉에 오르니 08:40분이다.
    바람이 제법 찬 바람이다.
    나이든 여자분들은 춥다고 웅크리신다.
    사진을 찍고 비디오 촬영을 하고 다른 사람들 사진도 찍어주고.
    비교적 맑게 갠 하늘이 참으로 좋았다.
    금강산, 동해바다, 속초, 양양, 백담사쪽이 선명하게 보였다.
    산계곡 따라 강물이 흐르듯 얕게 깔린 운무가 정말로 장관이었다.
    09:00시에 대청봉을 내려와 소청봉을 향했다.

◐ 희운각대피소
    소청에서 배낭을 메고 천불동을 향해 내려 가는데
    비가 왔기에 바위와 돌들이 젖어서 미끄러워 퍽 힘들었다.
    일행들에게 나처럼 다치지 않게 조심하라고 당부하며
    욱신거리는 좌측팔을 다독였다.
    
    첫번째 철계단 옆에서 쉬는데 배낭을 앞뒤로 멘 젊은이가
    힘들게 내려가기에 왜 배낭을 앞에도 메었냐니까 여자 친구것을
    메고 같다고 해서 동선이가 착하다고 칭찬하며 큼직한 사과를 한개
    주니 좋아한다.
    여자친구는 어디있냐고 하니 가이드가 데려오고 있다고 해서 함께
    가도록 했다.

    희운각에 오니 10:50분이다.
    철계단 위에서 동선이가 삼겹살을 굽는다고
    납짝한 돌을 들고 오더니 계곡물에 내려가 깨끗이 씻어 갖고 와서
    고기를 잘도 구어냈다.
    상추, 김치, 된장, 복분자 술 한병으로 맛있게들 먹었다.

◐ 비선대
    천불동 계곡을 동선이는 10번째, 나는 두번째, 김은성, 이명구.후배는
    처음 길이다.
    글짜 그대로 1000개의 불상이 도열한것 처럼 무지하게 웅장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길고깊은 계곡이 신비스럽고 만일 관리공단측에서
    철계단과 다리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접근할 꿈도못꿀 험로이다.    
    
    작년에도 천불동으로 내려오며 미국사람들을 7~8명 봤는데
    오늘도 미국인들이 가족단위로 오는 사람들을 포함해
    20명 정도를 만났다.
    가족으로 보이는 다섯명은 우리말도 잘하고
    인사도 깍듯이 하기에 칭찬하며 잘 다녀 오라고 했더니
    고맙습니다를 합창한다.

    귀면암 밑에서 또 비가 쏟아지기에 모두 우의를 입고
    나는 배낭 카바만 씌웠다.
    비가 오니 덥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고 좋았다.
    비선대에 내려와서는 조로 만든 막걸리와 파전을 안주로
    하산주를 두잔씩 하더니 좋아들 한다.

◐ 신흥사
    비선대에서 신흥사까지 3km 는 평지와 같은 좋은 길이다.
    운동화를 신은 청년 3명이 일본말로 이야기하며 내려오기에
    물으니 21세의 일본 대학생들이라고 했다.
    일본말을 모르니 그저 짧은 영어로 격려해 줄 수 밖에 없었다.
    
    신흥사 밑 다리는 작년 루사때 완전히 파손되었더니
    새다리를 만들어놨다.
    시간도 그렇고 피곤해서 신흥사에 올라가지는 않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다는 좌불 부처님께 목례삼배하는 걸로
    산행을 마감했다.  (17:20분)

◐ 참고사항
    1. 안전산행
        지리산과 달리 비교적 등산로가 험하고
        난코스도 많으니 항상 조심할 것.
        술 먹고 등산은 절대로 하지 말 것.
        설악산에서 음주로 인한 골절등 대형사고가 매년 수십건씩 발생된다고 함.
    2. 장비문제
        바지가 100% 방수가 되고 고어텍스 등산화 덕에 우의가 필요없었음.
        배낭은 카바를 씌웠고 배낭 내용물도 각각 비닐 봉지에 담아
        거꾸로 넣었음. 우의를 입고 산행하면 거의가 땀 때문에 고생함.
    3. 배낭(무게, 부피)
        지리산보다 1/4정도(?)인 설악산인데 60리터 이상을 메고
        힘들어하는 사람을 여럿 봤음.
        힘들지 않게 (골병든다면 좀 지나칠런지) 다니는 것이
        좋을 걸로 생각됨.

       ※ 설악산 산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
    이영진 2003.09.04 09:42
    오선배님! 좋은 산행하셨군요. 설악의 화려한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요즘 설악에도 산행객들이 넘치겠네요? 서북릉을 오르던 지난해가 불현듯 그리워집니다.
  • ?
    박용희 2003.09.05 10:06
    처음 설악산을 갔을 때는 옷이며 장비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가을날 봉정암에서 소청산장 오르는 길에서 저체온증으로 고생하던 기억이 납니다. 소청산장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정말 좋았는데...
    다치신 곳은 많이 좋아지셨는지요? 건강하세요~~
  • ?
    자유부인 2003.09.05 11:06
    지리산만큼이나 그리운 곳입니다. 이번 여름도 변함없이 설악에 들어 있었는데 제대로 산행한번 못하고 온게 더없이 아쉬웠는데 마치 제가 다녀온듯 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 ?
    솔메 2003.09.05 13:43
    상당히 긴 코스를 밟으셨네요. 산중미인 - 설악이 더욱 친근하게 닥아옵니다.. 부상하신 팔이 속히 나으시길 빕니다...
  • ?
    정진도 2003.09.05 13:54
    지리산에 맛들여 잊혀질만하니까 오선배님의 설악산행기로 또 생각나게 합니다. 설악산 기운받고 더욱 건승하십니요 !
  • ?
    산유화 2003.09.08 17:01
    설악산, 정말 아름다운 산입니다.
    비는 왔지만 좋은 산행길이셨네요.
    백담사 수렴동계곡 소청 중청 대청 희운각대피소 비선대로..
    그 이름들만 들어도 두근두근 설레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 ?
    송학 2003.09.16 13:57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또 설악산을 다녀오셨군요. 남을 배려하는 자상한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안전산행하시고 건강하십시요
  • ?
    길없는여행 2003.09.18 17:23
    우와~~ 꼭 가바야겠어요. 다른 곳이라도 담에 가실 기회 있음...
    공지 한번 해주시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곳은 . . moveon 2003.05.23 4360
282 영각사에서 백련사까지. 8 file 오 해 봉 2003.07.28 2300
281 뒷산에 오르다(매주 가긴 하지만.. ^^;) 3 그루터기 2006.11.12 2286
280 신나는 무등산 2 산이조아 2005.12.26 2280
279 2007-03-09(금) 수원 광교산 야간산행 1 이안 2007.03.11 2278
278 사진으로 보는 우면산 산행기! ^^ 4 해성 2007.03.19 2271
277 2006-11-12(일) 경남 합천군 가야산... 4 이안 2006.11.14 2267
276 2007-03-11(일) 관악산 사당에서 서울공대까지 1 이안 2007.03.12 2246
275 예봉산 운길산 연계산행 4 모니카 2005.07.03 2241
274 2007-04-21~22 - 월출산 2 이안 2007.04.23 2237
273 2007-03-01(목) 삼각산 진관사에서 승가사까지 2 이안 2007.03.02 2236
272 태백산에서 보낸 무당과의 하룻밤 4 疊疊山中 2004.02.04 2235
271 차마고도-옥룡설산을 걷다. 5 청솔지기 2016.07.17 2230
270 백두대간 제 24구간(화방재-함백산-싸리재) 2 김수훈 2008.05.20 2225
» 백담사-대청봉-천불동계곡 8 file 오 해 봉 2003.09.04 2221
268 백령도/대청도 풍경 1 file 청솔지기 2016.10.05 2211
267 서산 2 오 해 봉 2007.08.19 2201
266 한라산 백록담 12 오 해 봉 2004.11.22 2200
265 백두대간 23구간(도래기재-태백산-화방재) 산행기 5 김수훈 2007.10.25 2192
264 한라산 산행기 2 김종광 2005.10.14 2186
263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그림 1 疊疊山中 2004.06.16 216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