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에서 안나푸르나 남봉을 보며 ABC로 출발 전 ...-
MBC에서 점심을 먹는다.
쿡팀이 정성으로 만든 짜장밥인데 얼마나 달고 맛이 있던지,
따스한 레몬차의 향과 함께 혀끝에 매달린 그 기억이 새롭다.
- ABC까지 한시간이 남은 지점에 있는 바위.-
해발 4천미터가 가까워 오자 숨은 가빠오고 걸음은 더디어진다.
그럴수록 조급증은 금물.
경사길 옆에 실 도랑이 흐르고
엇그제 내렸다는 눈이 아직 남아있는 개활지를
강한 바람을 맞으며 유유자적 걸어간다 .
모두들 별 말이 없이 가쁜 숨만 몰아쉰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입구 안내간판 -
중간부분 언덕에서 멀리 ABC가 보이기 시작한 지 한시간을 더 올라가니
드디어 ABC의 대문이 마치 서부활극에서 보는 마을입구 표지판처럼 덩그러니 서 있다.
- ABC 매점,식당의 한켠- 각국 트레커들의 부착물들....안나푸르나 남벽에 몸을 묻은 박영석 대장 일행의 사진들도 걸려있다.-
대문간에서 막바지 힘을 내어 계단을 올라서니
드디어 해발 4,130미터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공사장 간이숙소 같은 건물 몇동이 서 있다.
서울을 떠나 7일간의 여정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고소병이 우려된다하여 술 대신에 생강차와 마늘스프를 가지고 건배를 외쳤다.
이곳까지 함께 온 여행사 리더 이사님과 그 외 셀파, 포터, 쿠커..
모두에게 감사하는 건배였다.
앞서 도착하여 유쾌하게 놀고있는
덴마크에서 온 젊은이 몇몇과 우리 젊은이는 서로 어울려서
세계적으로 대 유행인 싸이의 '말춤'을 추며 여흥으로 삼기도 한다.
히말라야 산록의 안나푸르나 신성지역,
그중에서도 베이스캠프에서 이뤄진 유쾌한 만남이 의미깊고 즐겁다.
저녁 후에도 식당에 삼삼오오 모여서
환담을 하며 친교의 시간도 갖었다.
- 새벽에 ABC 막사 너머로 보이는 마차퓨차레(해발6,997미터)-
-새벽에 타르쵸가 있는 언덕에 올라서 보는 안나푸르나1봉(해발8,091미터) -
캠프사정으로 1실에 4명이 취침했다.
한밤중에는 약간의 고소증세가 느껴져
깊은 심호흡으로 달래기를 여러번....
그러나 심한 두통이나 숨이 차 오는 증세는 없이 잘 보냈다.
약에 의존하지않고 간단히 견디어냈으니 다행이었다.
-새벽 구름으로 둘러쳐 있는 마차퓨차레 -
-안나푸르나 주봉 (해발 8,091미터) -
- 타르쵸가 있는 안나푸르나主峰 전망 언덕 -
제 8일차. 하늘은 맑고 기온은 차다.06시에 기상하여 숙소 뒷편으로 걸어오르니
대형 타르쵸가 있는 탑이 있는 언덕이다.
그곳에서 안나푸르나 주봉은 물론,
히운출리, 남봉, 바라출리, 강샤르캉, 타레캉, 강가푸르나, 안나푸르나3봉, 마차퓨차레 등이 둘러있어
그 조망이 눈물나게 황홀하다.
이 새벽에 이곳에 서서
저렇게 만년의 눈을 이고 있는 설산을 둘러보며 감동하려고
세계각국에서 여기까지 허위단심으로 올라 온 것이리라...
또한 그 정상을 목표하여 오르고 또 오르다 죽어가는
알피니즘의 화신들은 무릇 얼마인가?
그러나 ,
설산의 雄姿는 고요하고 그윽하기만하다.
아무런 말이 없이 그저 묵묵히 서 있다.
俗世 험한 인간세를 멀찌감치 비켜서 굽어보며 .....
'풍요의 여신'이라는 의미 - 안나푸르나 -
'길이 끝나는 곳에 다시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지만
나는 그 앞에서
지나온 영욕의 세월들을 반추하며
새로운 욕망보다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다짐을 한다.
- 안나푸르나 남벽에 코리안루트를 개척하고 하산하다가 조난당한 박영석 대장, 신동민, 강기석의 추모비 -
- 타르쵸 탑 너머로 보이는 마차퓨차레 -
안나푸르나 주봉 아래로 흐르는 빙하-빙하가 녹은 부분은 검은 모래,자갈로 뒤덮여있다 -
- 타르쵸 탑신에 헌정한 기원문, 사진등등.... -
- 우리와 함께 한 셀파일동 -
다시 숙소로 내려와 비로소 아침식사를 한다.
그저 오르기만 할손가?
이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산이든 정치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든 .....
적절한 순간이 지나면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
원래의 자리로 내려와야 편안하다.
여기에서 등산과 여행의 철학적 의미를 찾기도 한다.
-ABC를 뒤로하고 하산길...-
- 하산길에 보이는 안나푸르나3봉과 간다르와출리 -
ABC에서 MBC를 거치는 하산길은 평이하고 순조로워
고산의 넓은 조망과 어울린 모습들이 평화롭기까지 하다.
드넓은 경사 草地에 차거운 바람이 불지만
고소증 걱정없이 룰루랄라 !
노래도 하며 내려간다.
얼마나 벅찬 가슴이었을까요
적절한시기에 제자리로 다시 내려와야한다는
말씀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