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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출발 ( 07시) - 내장 저수지 쪽 서래봉 등산 입구 출발 ( 08 시 30분) - 불출봉( 09시 30분) - 망해봉 ( 10시 50분) - 연지봉( 11시 20분) - 까치봉( 11시 50분) - 신선봉 ( 12시 30분 ) - 연자봉 ( 12시 30분, 점심 20분) _장군봉 ( 오후 1시 30분 ) 유군지 ( 오후 2시) - 내장사 관사 입구( 오후 2시 40분 ) - 내장 저수지 쪽 서래봉 등산 입구 도착 (오후 3시 45분 ) 총 (7시간 15분) 전주 ( 오후 4시 45분 도착 )


10월 3일은 개천절 공휴일을 기다렸다. 1주일 전부터 친구와 내장산( 봄에는 꽃 천지, 여름에는 녹음, 가을에는 오색 단풍, 겨울에는 설경) 종주를 하면 어떨까? 제의를 했는데 서로 마음이 상통해서 별일 없으면 꼭 가자고 약속을 했다. 사전에 싸이트를 찾아보니 종주 코스로 산행하는데 9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하루 일하는 시간 보다 더 걸어야 하니 내 체력으로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지만 사전에 완산칠봉을 퇴근 후 1시간쯤 봉우리를 오르내리면서 체력을 보강했다. 항상 산행 전에는 잠자기 전 필수적인 우의 물통 간식, 메모지, 옷가지 등 챙겨놓고 좋은 꿈을 꾸며 내일을 기약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기상을 해보니 4시 30분인데 7시에 자가용 출발시간은 아직 까마득했다. 인터넷에서 세상 소식을 몇 군데 읽다보니 새 날이 환히 밝아왔다. 마지막 도시락을 가방에 넣고 평소 신던 등산화를 장거리용 등산화로 비닐봉지에 바꾸고 운전할 때 등산화가 부레이크를 밟는데 촉감이 민감하지 않아 일단 구두를 신고 간다고 마음속으로 정했다. 산에 간다고 하니 힘내라고 대추 물과 삶은 계란까지 챙겨준 아내가 고마웠다.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가방을 둘러메고 비닐주머니에 넣어둔 신발을 들고 대문을 나서려니
"잘 다녀오세요."
'알았어요."
아내의 부드럽고 따뜻한 인사는 콧노래가 절로 나오며 한결 마음이 하늘 날 듯이 기쁨이 샘솟았다

정각 7시에 친구와 만나 중간 고향 텃밭에 가서 잠시 자랑을 하고 가을 날씨답게 화창하고 도로변에는 코스모스도 웃음 짓고 한창 오곡이 무르익어 가는 가을 냄새가 피어오르는 기분인데 들에는 노랗게 물들었으나 산에는 알록달록 옷을 갈아입지 않아 가을의 정취를 맛보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었다. 뉴스를 들으니 11월 초순이 되어야 내장산 단풍이 절정에 이를 거라고 했다.

대강 코스를 머리에 그리고 오면서 서래봉은 친구도 올라갔었다 하고 관사입구 순창경유 백양사 가는 길과 중간을 가로질러 일주문 백년 암에 올라 서래봉으로 갈 것을 생각하며 내장사 구 길을 가려다 외곽도로 방향으로 돌려 도착 전에 내장사 정문 다가 서기전 4KM 전에 서래봉 입구가 눈에 번쩍 띄었다. 마침 4대의 자가용이 받쳐있고 50세쯤 보이는 분이 차에서 내려 등산복 차림으로 산행준비를 하고 있기에 내장산 종주에 대해 여쭤 볼 마음으로 잠시 멈췄다.

"여기서도 종주와 내장산 안에 관사 입구가 어디쯤 있어요."
하고 미리 머리 속에 있던 생각을 확신하기 위하여 물어보니
"자가용으로 장내 안으로 가서 바쳐 놓고 거기가면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산행 인은 누구나 만나도 말벗이 되어 예상대로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다.
"어차피 서래봉으로 오를 바에야 여기서 곧바로 오르면 마찬가지니 어때?"
하고 친구한테 반응을 보니 내 의향 데로 따라 한다고 해서 처음 만난 분의 안내를 받으며 여기서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등산용 가방을 내기 전 신고 온 구두를 등산화로 바꿔 신으려는 순간 등산화가 짝이 맞지 않게 있고 2짝 다 왼쪽 신발만 보여
'아뿔사 가슴이 철렁 내려 않고 오늘 등산은 어떻게 할까?'
걱정이 태산같았고 산행은 포기 할 수 없고 난감했다.
'이미 엎지른 물 고생은 되지만 평소 구두를 신고 다녔으니 미끄럼만 조심하고 오르자.'
다짐하면서도 걱정은 끝이지 않았다.
"오늘 산행이 정말 마음 데로 무리 없이 잘 될까? 산에 오르다 불상사라도 나지 않을 까? 친구한테 누는 끼치지는 않을까?"
머리에서는 이런 저런 생각이 정신을 혼란스럽게 했으나 종주를 위해 첫 발을 뚜벅뚜벅 힘없이 한 걸음 한 걸음 싱그러운 아침 공기를 마시며 오르니 잡념은 어느새 사라지고 기분이 서서히 산행에만 집중되었다.

"옛날 이곳이 사슴목장이라고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사슴이 있어요."
하고 물으니
"사슴목장은 맞은 데 지금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해서 다른 데로 화제를 돌리며 능선까지 시간과 도착지점을 물어보며 오르다 보니 땀도 나고 숨이 헐떡거리며 중간쯤 오르니 개미 눈물만큼 흐르는 약수터에 도착했다.. 집에서 가져온 물은 일단 비축 해놓고 잠깐 발을 멈추고 표주박에 한참 받아서 먹는 물이란 오아시스에서 만난 물처럼 그저 반갑고 한잔 들이키니 갈증이 싹 내려가는 기분이 새 힘을 북돋아 주었다. 불출봉 오르기 중턱에 서서 앞에 보이는 내장 저수지며 앞에 펼쳐지는 전망이 가슴을 확 트이게 하니 등산이 맛이 절로 나기 시닥했다..

무거운 마음은 온통 신발에 신경이 가시지 않고 조금은 걷기 이상이 있을 때는 다시 되살아났다.
"발가락이 점점 쬐어드네. 발바닥 옆이 짓누른 느낌이 드네. 걷다가도 쭉 미끄러지네. 발이 사뿐 사뿐 걸어지지 않네."
내심 정신이 오락가락 대화 중에도 무심코 다시 떠올라 산행하는 데 지장을 주었다. 친구 역시도 안타까운 마음에서
"암능 오르내릴 때나 돌 뿌리에 부딪혀 균형을 못 잡아 넘어지면 큰일이니 조심히 잘 가라."
고 신신당부해 주어 고마운 마음으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앞을 똑바로 바라보며 살얼음 걷듯이 살금살금 걸었다.

능선을 다다를 즈음 서래봉과 불출봉 갈래길이 나왔다.
"서래봉에 가서 불출봉으로 가면 시간이 더 걸리고 불출봉으로 곧바로 가면 종주 하는 시간을 단축 될 수 있다."
고 친절히 동행 안내인이 산행 방향을 참고하라고 했다.

이미 알고 있는 서래봉은 내장산의 북쪽을 두른 암산이며 내장산의 대표적인 경관이고. 암봉의 모양이 마치 농기구인 써래처럼 생겼다하여 "써래봉"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정상에 올라서서 서쪽을 바라보면 내장저수지와 정읍시 일부가 보이며. 서래봉은 약1㎞의 바위절벽이 그대로 하나의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 기묘한 바위절벽 아래로 단풍나무가 아름드리 둘러쳐져 있어 마치 여인이 고운 치마를 입은 듯한 자태를 뽐내는 일주문을 경유하여 백련사 길로 4회나 단풍철에 가 본적이 있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불출봉 방향으로 오르자고 하니 마음 데로 하라고 해서 시간 단축도 되며 무릎 관절도 무리하지 않을 것 같아 지체 없이 불출봉으로 향했다. 산행 할 때마다 능선만 오르면 여기서부터 각 봉우리를 걷기에는 마음의 부담이 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기에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보통 모악산 산행 길에는 능선길이 낙엽과 흙으로 덮여 평탄한 길인데 이곳은 암능과 울퉁불퉁 자갈길을 걸으니 힘도 더 들고 혹시나 넘어질까? 마음이 조마조마 지팡이를 짚고 엉거주춤하며 산 죽이 양옆에 있어 옷깃에 스치며 숲 속 터널을 건너 철 계단을 올라 처음 09시 30분에 불출봉에 올라섰다. 봉우리 오르락내리락 길에는 철 계단이 설치되어 안전 산행하는데 도움되는 것 같았다.

원적암의 주봉이며 조망이 장관인 '불출 운하, 내장풍악'이라하여 경관이 좋은 불출봉에 서서 정읍시와 내장 저수지가 한 눈에 펼쳐지는 풍경이 가슴을 휘감고 티 없이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살랑살랑 가을 바람이 온몸을 땀으로 적신 열기를 한방에 싹 녹여주는 시원함이 싸늘하게 하니 무덥던 여름이 벌써 떠나고 으스스한 낙엽 지는 계절의 감각이 몸에 와 닿았으나 내장산 둘레에는 초록빛 물결이 덮여 가을 단풍이 서서히 다가오는 낙엽이 한 잎 두 잎 떨어지고 단풍잎이 금방이라도 피어 오색 찬란한 불꽃이 보이는 듯 했다.

몰아쉰 숨을 가라앉히고 바위에 앉아 머어언 올망졸망 산봉우리를 감상하며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피로도 식히고 다음 봉우리를 오르기 위한 힘을 비축하며 자연의 오묘한 저마다의 멋을 뽐내는 풍경에 넋이 빠져 취해 보았다.

다시 반복되는 오르락내리락 암능 길을 걸으며 40분을 걸어서 '용산저수지와 호남평야는 물론 맑은 날이면 정상에서 서해를 조망 할 수 있다.' 는 망해봉에 10시 50분 도착했다. 잠시 휴식하는데 진돗개 한 마리가 보였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몰라도 앞서가며 길을 안내하며 따라 왔다고 했다. 물도 주니 핥아 갈증을 해소가 되었는지 꼬리를 살래살래 흔들며 우리일행을 반가이 맞아주었다.

'세상에 이런 일'에서 개가 어느 절을 안내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장산에 아무도 모르는 낯선 사람을 따라 다니는 진돗개가 길을 안내한다니 토픽으로 뉴스거리가 아닐 수 없다며 모두들 신기하다고 의아했으며 궁금증만 더해 갔다.

우리가 먼저 연지봉을 향해 출발하니 진돗개가 앞지르며 우리보다 거뜬히 오르막길을 잘 오르고 있지 않은가? 한참을 가다 보니 옆길로 서서 멈추더니 졸래졸래 따라 오다 다시 뒤돌아보니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야 알고 보니 백련암( 원적암) 에 있는 진돗개인지는 내가 직접 확인 안 했으니 확실치는 않지만 가끔 산행 인을 따라 다닌다고 했다. 먹을 것을 주면 받아먹다 다시 다른 산행 인한테 가서 자기 구역 안에서 구걸하며 활동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발걸음도 가볍게 햇살이 쏟아지고 서늘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싱그러운 아침 공기에 백가지 물질을 온몸에 가득 채우며 솔숲을 거닐며 서래봉, 불출봉, 망해봉을 뒤로하고 '발원하는 내장산 계곡의 물이 서래봉을 돌아 내장호를 이루며 동진강 줄기의 근원이고, 구름이 끼면 비가 온다.'는 11시 20분에 연지봉에 도착하니 출발 할 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미지의 봉우리를 밟아 본다니 가슴이 벅차고 언제 이 자리를 또 오냐? 하며 떠나기가 아쉬우나 다시 내리막길을 향했다.

한참을 잊어버리고 다시 반복되는 내림 오름 길 숲 속을 걸으며 처음 안내하던 분한테 우리 때문에 빨리 가시라고 부담을 덜어드리고 그 뒤를 따라 친구가
"진도 개도 만나고 하루 일진이 좋아 무사 산행 낌새가 우리에게 행운이 온다."
는 이야기로 단숨에 걷다보니 내장산 서쪽 중심부에 2개의 암 봉으로 되어있는 내장산의 제2봉으로서 백암산을 연결하는 주 봉인 11시 30분 까치봉에 도착했다.

아침에 만났던 고마운 분에게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잠깐 주위 경관을 바라보니 처음 내장사 절터였던 백련사가 양지바른 중턱에 명당처럼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환히 내려다보이고 우리가 걸어온 봉우리가 다시 보이니 감회가 새롭게 느껴졌다.

다시 가장 높다는 신선봉을 오르다 흙 길을 밟다 보니 한층 부드럽고 처음 걸을 때 보다 사뿐사뿐 걸어졌다. 중간쯤에 세 갈래 길에서 아래쪽에 내려가면서 입암 산성을 갔던 이정표가 보이고 지난 가을에 단풍구경 갔던 기억이 나고 산행하기에 부담 없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길이 생각났다. 여기서는 아침에 내장사 쪽에서 올라온 산행인도 만나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즐거운 산행을 서로 위로 주었다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금선대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으나 그 모습은 잘 보이지 아니하였다며 신선봉이라 일컫게 되었다. "
고 하는 신선봉 (763m) 12시 30분에 도착했다. 내장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 내장 9봉을 조망 할 수 있으며. 경관이 수려하고 금선폭포·기름바위·신선문·용굴 등이 있으며, 계곡 산 벽에 유서 깊은 용 굴이 있고 남쪽에는 순창군 복흥면에 소재하고 있는 구암사로 통하여 그 너머로 백암산에 다다라 백양사에 이른다고 했다

여기서 점심을 먹을까? 생각하다 더 걸을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어 배 한 개로 갈증을 푸니 갈증이 싹 가시고 내장산 안 전경이 한눈에 아늑하게 보이는 경치가 장관을 이루었으며 다시 이곳을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되며 이 다음 아래서 위로 바라보는 신선봉을 새롭게 쳐다 볼 것 같았다.

앞에 보이는 서래봉, 불출봉 바위 모습이 내장산 아래서 감상하는 것과는 다르게 자연의 조각상이 수 천년 동안 말없이 만인에게 볼거리로 우뚝 서있는 모습이 의젓하다 못해 보면 볼수록 자연의 형상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운 기암 괴석이 우쭐거리며 자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시 급경사를 내려 숲 속 길을 내딛는 순간은 처음보다 발걸음이 무디어지고 발가락이 구두 앞쪽에 밀려 통증이 살살 오기 시작했다. 오가는 산행인 중에는 당진에서 왔다는 직장을 따라 6학년 초등학생도 힘든 기색 없이 어른 못지 않게 잘도 걸었다. 내장산 용굴에서 올라온 산행인도 있고 압암 산성으로 하산하는 신행인이 길도 묻고 제법 오가는 산행 인을 만나니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가 어디 산을 가든지 반갑게 맞아주니 외롭지 않았다.

"산봉우리가 붓끝 같다고 하여 일명 문필봉이라고도 하며, 이곳에 제비 명당이 있다하여 연자봉이라고 하였다. 대웅전 앞에서 연자봉을 바라보면서 글을 쓰면 좋은 문장이 나오며 일류 명사로써 입신출세한다는 전설이 있다."
고 싸이트에서 찾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백련사와 마주 서 있는 12시 30분 연자봉에 도착했다. 내장산 아래로 내려가면 케이불카가 있는 전망대로 갈 수 있어 오늘 구두 신고 등산하다 걷기가 불편하면 이곳으로 하산하려고 했는데 예상외로 심각할 정도로 산행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었다. 친구가 혹시 종주를 못하고 내려갈까? 안타까움이 있는지
"언제 이곳을 올 수 없으니 어떠한 일이 있어도 종주를 꼭 하자."
고 하며 발병은 나지 않았는지 아무이상 없는지 동정을 물어 보며
"내장사 종주 기회는 한번 찾아오지 다시 시간 내서 오기란 어렵다며 고통도 감수하며 꼭 종주를 성공하자"
고 격려 해 주었다. 한 낮이라 햇볕도 쨍쨍 내리쬐어 나무그늘을 찾아 도시락을 먹으니 반찬은 김치라도 꿀 맛 같이 밥맛이 절로 났다.

여기서 장군봉, 유군치를 거쳐 관사 앞까지 3.9km만 가면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발걸음은 무겁지만 마음은 하늘 날 것처럼 기쁨에 넘쳐 35년 전 대학교 때 내장사에서 백양사로 넘어오는 길이 생각나고 역으로 다시 내려가니 다시 한번 이 길을 종주를 하며 하산하니
' 세월이 빠름을 나이에 비례한다."
고 어느 누가 말했듯이 인생의 무상함 느꼈다.
" 더 늙기 전에 우리나라 국립공원만이라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구경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새겨놓자."
고 친구는 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많이 다니자고 간청하여 무언의 약속을 해보았다.

'임진왜란 때 '희묵대사'기 용병을 이끌고 왜군을 무찔렀다.' 는 장군봉을 거쳐 내장사와 순창 복흥면 백양사를 연결하는 유군치를 경유 급경사로 패인 산길로 관사 입구까지 단숨에 2시간을 걸어 오후 2시 30분에 도착했다.

내장사 공원 뜰에는 많은 인파가 가족, 직장 단위로 단풍놀이에 웃음이 가득하고 내장산 공원 평지 산책길을 걸으며 정문을 향해 꿈에도 그리던 종주를 했다는 뿌듯함이 산행을 해본 자만이 기쁨이 배가되고 내장산 울타리로 빙 둘러싸인 산봉우리들이 내 가슴 안에 포근히 앉아 저 멀리 바라보는 경치가 한결 더 멋져 보였다.

시내 버스를 타고 갈까? 망설이다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걷다가 혹시 그쪽 방향으로 가는 자가용이라도 운 좋으면 태워 달라고 할까? 아침에 출발했던 서래봉 북 쪽 등산로 입구까지 거리가 얼마 될까? 궁금하여 공원 안내원한테 물어 보니 1KM라고 해서
"어차피 오늘은 마지막까지 걷자."
고 하니 쾌히 친구가 맞장구를 쳐서 한 발 한 발 걷기가 쇠 덩어리이라도 발에 붙어있는 것처럼 무거웠다. 3km 더 걸어 금방 나올 것만 같은 입구가 눈에 보이지 않고 잊어버리고 걷다보니 차로 5분이면 올 거리를 45분을 걸어 오후 3시 40분에 서래봉 입구에 도착했다.

다시 차를 타고 전주를 향하니 씽씽 달리는 차창밖에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산행한 피로를 녹여주고 내 불찰로 구두를 신고 내장산 종주는 잊지 못 할 추억의 시간으로 한 페이지를 장식하여 다가오는 산행은 더 서두르지 않고 침착한 마음으로 안전한 산행 준비를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사 구두를 신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산행하는데 산행 인을 만났을 때 본의 아니게 부끄러웠지만 친구 말대로 일진이 좋아서 하나님이 도와서 계획대로 산행하게 된 것이 꿈만 같았고 집에 도착하니 아내가 미리 짐작하고 웃으며 별이라도 없었는지 반가이 맞아주니 위안이 되며 내조자의 깊은 뜻에 감사했다.

4-5시간  정도 산행은 무리없이 시간나면 다니고 계절마다 명산의 경관을 감상하면서 마음만이라도 젊음을 사고 싶어  욕심으로 이번에  장거리 산행을 해보았는데  사전 준비를 한다 해도 현지에 도착하면 낭패되는 일이 많아 이번 기회를 거울 삼아 준비를 소홀함이 없이 재 점검을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가져보았습니다.
  • ?
    lss 2003.10.07 11:10
    수년전부터 인근 전주의 산행은 혼자서 더러하고 지냈었지만 친미를 갖인 산행은 친구룰 맞나 이루어 졌다 그러나 제 자신 홀로 오래전 내장사 서래봉 등정은 한적은 있으나 이번과 같이 종주를 한적은 없었다
    어떤산의 완전한 등정과 종주는 어려우리라 생각이 든다 이번의 산행의 느낌은 오래 오래 간직 되어 질것 같다 .
    친구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 ?
    오 해 봉 2003.10.08 00:48
    재미있는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다음에는 등산화를 잘챙기셔서 편안한 산행하십시요.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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