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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2004.03.14 01:45

섬진강 봄나들이

조회 수 1723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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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봄나들이

2004. 3. 12



섬진강 봄꽃을 유난히 기다렸다.

그곳에만 봄이 오는게 아니건만
나는 늘 지리산만큼이나 섬진강을 그린다.
봄이 오면 한번쯤은 걸어줘야 직성이 풀리는 그 곳은...
내 마음의 고향이라는 표현으로밖에는.

반가움에 사립문 열어젖힐 집 하나 숨겨둔 것도 아니고.
보고 또 보던 강둑 어딘가는
이제 막 쌓아올린 제방이 또 한숨을 끌어내지만.

햇살 부서지는 물결에 나른하게 웃어보고.
부드러운 물굽이에 여유를 떠올리고.
저 산등성이 따라가면 지리산에 이른다는 설레임이
비빌 언덕처럼 느껴져 난데없이 든든해지는 곳.

아직은 마른 언덕이었다.
그렇지만 눈을 똥그랗게 뜨고 보면
버드나무 마른 가지에 슬쩍 봄물이 느껴졌다.
산수유도 드문드문 노란 꽃불을 피워 올렸다.
가까이 다가서야만 매화인줄 아는 꽃망울도 제법이었다.

그렇게.
마음껏 피워 올린 오색의 단풍보다
단풍이 곧 터질 듯한 초가을 산자락이 더 희열인 것처럼.
절정보다는, 절정을 예감하는 시절이 더 행복하다.
물론 내 입맛대로의 미학이지만.

더딘 걸음이라도 좋으니
예감의 기쁨을 맛볼 수 있기를...
내 맘에도 세상에도 봄이 왔으면 싶던 오후였다.















































말로 - 벚꽃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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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없는여행 2004.03.14 09:14
    그 기운 그대로 받습니다.
    이곳은 북부지역이라 아직 꽃망울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듯 이곳 지리의 가족 덕에 꽃구경을 나름대로 잘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참 떠돌기 좋을텐데... ...
    글과 사진을 보니 마음이 들썩 들썩합니다.
    병나기 전에 다녀와야할 듯 한데... ...
  • ?
    moveon 2004.03.15 17:42
    음~~~~그렇지요. 그곳에만 봄이 오는 것은 아니건만. . .
  • ?
    허허바다 2004.03.16 01:12
    아! 더 이상 뭘 말하겠습니까...
    바로 여기에 차거움과 따사함이 공존하는 초봄의 모든 것 다 있는 것을...
    쓰신 글은 시 그 이상으로 익히 알던 바이며...
    색감, 빛, 음율, 시선 또한 너무나 신선하고 선하십니다.
    이제 지금까지 보아온 섬진강과 매화 사진은
    모두 기억에서 지워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 이 놀라운 영상들을 채우기에도 기억 공간이 모자라기에...
    특히 마지막 사진은 정말.... !!
  • ?
    하해 2004.03.16 04:44
    섬진강에 알싸한 봄물이 흐르네요.
    저 꽃들 떨어지면 긴 산그늘에 기대고. .
  • ?
    김현거사 2004.03.16 08:28
    매화꽃 핀 섬진강 강언덕과 모래톱 정결한 물가를 거니는 다정다감한 여인 모습도 아름다운 한 폭 봄그림이군요.
  • ?
    솔메 2004.03.16 09:04
    정갈한 글과
    수준높은 사진 모두가 감동입니다.
  • ?
    단이 2004.03.16 20:35
    단이가 형제봉을 다녀온 날이 7일..
    불과 며칠 사이인데도 꽃이 많이 피어났네요..
    넘치도록 과분한
    꽃 구경
    물 구경
    글 구경..
  • ?
    산유화 2004.03.17 10:24
    너무 아름다워요.
  • ?
    허허바다 2004.03.17 18:43
    섬진강변의 첫번째 발자국은 두루미 것인가요? 두번째 발자국은 해연님? 그럼 해연님=두루미? 에고 뭐든 등식을 만들려는 단순한 허허바다 ㅋㅋ
  • ?
    희망 2004.03.18 11:05
    제가 다녀간 다음날 행차하셨군요.
    그런데 발자국이 무신 오리발자국이래요?
  • ?
    산이조아 2004.03.30 12:08
    저도 3월초에 각시랑 애들 데리고 다녀왔는데 , 좋죠? 섬진강변에 야생 갓은 그 톡 쏘는 맛이 일품입니다. 밭에서 나는 돌산갓김치는 비할바가 못되죠. 최소한 제 입맛에는 말입니다.
  • ?
    언덕 2004.04.07 21:06
    진짜 넘 아릅답네요....이봄에 나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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