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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산행을 허락 안해주는 신랑에게
일주일 내내 귀가 닳도록 말끝마다 덕유산 타령을 했더니
어이 없는 웃음 지으며 어휴...지겨워... 가 -가 -가~~~ - - - - -
드디어 작전 성공이다

작년부터 남덕유에 가려구 산장까지 예약했었는데
태풍이 몰아치는 바람에 취소했었음으로
산정보와 교통편은 늘 내 손바닥에서 놀고 있었다...곰팡이가 슬 정도로...

5월말 지리산 종주 후
딱~ 한달만에 지리산에 같이 갔던 친구와 덕유산 종주에 나섰다

6월28일 ~ 29일

버스는 대전에서 장계,육십령을 지나 서상에 도착했다
서상에서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버스 정류옆에
개인택시 사무실이 있어 금방 택시를 탈 수 있어서 편리하다

영각사..까지 6,000원이라는 정보에 1,000원이 올라있었지만
친절한 아저씨 덕분에 기분은 벌써 남덕유에 가 있는듯했다

등산로에 들어서니 울창한 나무들이 이 산이 범상치 않음을  말해주고...
근데..영각사는...아니 뵈고
아마도 등산로와 영각사 가는 길이 나뉘어져 있나보다
지도는 그렇지 않아 뵈던데 ...참 이상도 하다...

뜨거운 해를 이고 가다보니 영각매표소...
입장료를 내려는데 창구안에 아무도 없다... 화장실을 가셨나?
우리도 바쁜 몸이라 기다려줄 수도 없구 그냥 통과다
친절한 아저씨에... 입장료까지 무료...
1년을 기다린 보람이 가져다준 두가지 선물인가부다

전날 덕유산에 67미리의 비가 왔다더니 정말 길이 질퍽거려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오르지만 높은 습도에 땀이 비오듯했다
청정지역이라서인지 나무들이 곧게 쑥쑥 뻗어있고
비로 깨끗하게 몸단장을 해서인지 활기차게 짙푸르고
매미소리와 계곡 물소리와 땀을 훔쳐가는 바람이 있기에
행복해하며 오르니 어느새 능선이다.....

새로운 푸르른 산들이 넓게 펼쳐짐에 처음 와 본 곳에 대한 설레임이
가슴 저 깊숙한 곳까지 벅차오름으로 터질 것만 같다  
남덕유로 가는 길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붉은 철계단의 바위능선
여길 봐도... 저길 봐도...
화~악 트인 시원한 조망에 더위를 잊고
마술처럼 발도 몸도 가볍고 산에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꿈에 그리던 남덕유정상..1507M
여느 산에서 볼 수 없는 나무모양 그대로 살려서 쓴 거리와 행선지의
나무 이정표가 너무 예쁘고 정겹다
한참을 쉬고 있으니 구름이 놀러와 산모양을 요술처럼
마구마구 바꾸어 놓으며 흘러간다...넘 멋있다는 말 밖엔,,,,

이제부터는 내리막 길
너무 내려가 길을 잘못든게 아닐까싶어 지도를 펴보지만 이상없다
정신없이 내려가니 기계음이 들린다
산장이 가까워온다는 소리기에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

삿갓골재대피소...
산 입구에서 여자 둘이 간다는 전화예약을 해놓았기에
산장에 들어가니 산장아저씨 외에는 아무도 없다
아침에 한 사람 자고가고 아무도 없단다
지리산에서의 북적이던 산장에 비하면 여긴 우리 둘이
전세 낸 특급호텔이니 덕유산이 주는 세번째 선물이다

시원한 샘에서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간단하게 닦고
깨끗한 싱크대가 있는 취사장에서 밥지어 먹고나니 비가 온다
조금도 아니고 억수로 퍼붓는다 ....와~~아!!!
오늘의 남은 일정은 자는 것 밖에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한 시간만 늦게 도착했어도 지리산 물귀신이 또 될 뻔했으니....

여덟시 밖에 안된는데.....
친구가 피곤하고 조용하고 비오니 잠이나 자잔다
산장의 1층은 남자 ...2층은 여자 ....
이 비에 누가 안오겠지하며 넓은 1층에 편하게 담요 깔고 덮고 누워서보니
2층 난간에 말리려고 널어놓은 담요가 세장이나 있기에 만져보니 다말랐다
흐뭇한 미소 지으며 네번째 선물을 하나씩 내려서 더 깔고 덮으니
이보다  더 푹신하고 따뜻한 잠자리가  그 어디엔들 있으랴

소등 되려면 두시간은 있어야하는데 밝아서 잠이 안올 것 같아
좀 어두운 2층으로 가자니 친구는 움직이기 귀찮다며
혼자 2층으로 가란다...그래... 그럼 난 올라간~다이...  잘~~자
2층에 오르니 1층보다 따뜻하고 아늑하고 어두워 넘 좋기에
소리쳐 불러본다 친구에게 오라고..끝내 싫다하는 걸보면 꽤 피곤한가부다

넌 1층... 난 2층...넓은 산장에 달랑 둘이....잠을 자다니...주인 빼구....
세상에.. 사십팔년을 살다보니 어쩜 이런 호사가 다 있는걸까...
비오는 밤에 덕유능선 산장에서 마냥 행복해 우옵내다~~~~~~첫번째 날에...

  • ?
    허허바다 2004.07.04 00:53
    6월이 가기 전에 결국 성공하셨군요 ^^*
    덕유의 품에 폭 안겨 포근한 시간을 보내셨군요...
  • ?
    산유화 2004.07.05 11:38
    루시아님 너무 부럽습니다.
    스물 몇 살 때 옆 사람과 남덕유에서 북덕유까지 종주를
    했는데 영각사 삿갓재 향적봉으로 향하는 평평한 능선길
    지금도 눈앞에 삼삼하네요..
    꼭 다시 그 코스대로 걸어보자 약속하고 아직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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