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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주변산행기

2004.04.29 21:08

관악산 등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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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등반기 (4월 29일 목요일, 맑음)

오전 11시 안양유원지 上部 서울대 수목원입구에서 출발
정오 12시 관악산 팔봉(八峯) 등산로 입구 도착, 팔봉 등산시작
오후 1시 15분 팔봉 뒤 국기봉 도착
오후 2시 45분 연주대 도착(중간에 점심과 충분한 휴식)
오후 4시 15분 사당역 도착

총 5시간 15분 소요


관악산과 삼성산은 서울, 안양, 과천과 인접해 있어 서울, 경기 지역의 사람들에게 매우 친밀한 산이고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여가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이 산을 오르고 내려가는 코스로는 세세한 곳까지 따지면 수백 개에 이를 만큼 사통팔달이지만 대표적인 등반코스는 과천, 서울대 입구, 사당, 안양유원지, 안양관양동, 석수역등 십여 개 정도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사당에서 출발하여 팔봉으로 하산하여 안양유원지로 내려오는 코스는 관악산 등반코스 중에서도 최장거리 코스에 속하는, 말하자면 관악산 일주코스로 알려져 있어 전부터 벼루어 왔던 것인데 오늘에야 시간과 컨디션이 맞아 떨어져 도전하게 된 것이다.

그저께 적당한 양의 봄비가 내린 뒤인지라 날씨가 청명한데다 4월 말 신록이 더할 수 없이 청신(淸新)하여 등산하기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날씨이다.
관악산의 팔봉(八峰)은 기기묘묘한 여덟 개의 봉우리로 되어있어 팔봉이라 부른 것으로 내심 생각하며 그 위치를 전에 다른 사람에게 들은 적이 있어 오늘 안양유원지 상부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서울대 수목원 우회길로 들어섰다.
서울대 수목원은 지난번에도 일반인을 통과시키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예 전체적으로 철조망을 쳐서 하산길마저도 못 다니도록 하고 그 대신에 우회등산로를 만들어 그 곳으로 다니도록 해 놓았는데 팔봉 아래까지 가는데 한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짧은 코스는 아니다.

서울대 수목원 우회도로가 끝나고 팔봉 등반코스를 찾느라 올라가면서 연신 하산하는 사람에게 팔봉의 등반길을 물어본 덕택에 팔봉 중에서도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코스로 올라갈 수 있었다.
듣고 생각한 바대로 팔봉은 여덟 개의 기기묘묘한 바위봉우리로 형성된, 관악산에서도 절경(絶景)이라 할 수 있을 코스였다. 대부분의 1봉,2봉,3봉....8봉등 봉우리를 올라가는 길이 따로 우회로가 나 있긴 하지만 자일 등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암벽을 직접 타고 올라가기에 무리가 없어 대개의 봉우리를 올라갈 때마다 암벽을 직접 타는 것으로 선택하였다.
요즈음 지친 심신과 체중의 조절하느라 운동에 신경을 쓴 탓인지 계속 암벽을 타면서도 몸이 가뿐함을 느끼겠다.

지난번 비계산 등반의 경우에는 등산길이 걷기가 편안하여 그랬는지 이런저런 많은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나름대로 좋았는데 관악산의 경우는 바윗길이 대부분이어서 발걸음에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연신 통행하는 사람들과 몸을 부딪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따로 사색을 할 겨를이 전혀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관악산이 서울에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홀대받을 이유가 전혀 없을 정도로 괜찮은 산이다.
더구나 오늘 오르는 관악산 팔봉의 경우는 어느 명산의 풍경에 비교하여도 결코 뒤지지 않는 빼어난 곳이어서 다음에도 기회를 보아 다시금 찾아볼 생각이다.

암벽을 타는 곳으로는 팔봉의 정상봉우리마다 그리고 팔봉에서 연주대까지, 연주대에서 사당방면으로 하산하는 잠깐의 코스가 있는데 암벽은 같은 곳을 기준으로 본다면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난이도가 훨씬 더 높음을 오늘 새삼 알겠다.
이는 실제의 난이도보다 눈으로 보며 마음이 두려워하는 까닭일 것이니 ‘사람이 다른 동물과의 차등이 사유(思惟)함에 있고 그 사유라는 것이 병이 될 때도 있다’ 하는 것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네시경 목적지인 사당에 도착하여 체력을 점검해보니 다섯 시간의 등반임에도 몇 시간 등산을 더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운이 남아 아쉬움이 없는 바는 아니지만 이만하면 하루의 충분한 운동이 되었을 것이고 자신의 체력을 믿고 모두를 다 소진하는 것도 좋지마는 않을성싶다.

세상일의 이치도 이와 같아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7~80퍼센트 정도만 운용하여 항상 여유를 가지고 비상시를 대비하기도 하려니와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내공을 감추고 운용하는 것이 可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학문을 하는 자 그 앎을 세상에 드러낼 때에 자신이 가진 것의 100퍼센트 심지어는 더 많이 아는 척 할 것이 아니며 사업을 할 때에도 가진 자금을 전부 올인(All in)할 것이 아니라 일부의 여유를 두는 것이 항상 팽팽한 긴장을 가지지 않으니 정신건강상으로도 좋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소심(小心)한 자의 허튼 말에 지나지 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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