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2004.04.13 16:28

적멸보궁 가는 길

조회 수 2062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산에 들에 지천으로 피어있을 꽃구경에 마음이 홀려
어르신들 적멸보궁 순례길에 냉큼 따라 나섭니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적멸보궁
크게 5대 적멸보궁으로 알려졌지만 요즘은 6대, 7대 보궁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얼마전 happ이 다녀온 영취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태백산 줄기이지만 함백산이 더 정확하다는 얘기들이 오고 갑니다.)
다른 곳은 주차장까지 차가 들어가지만 설악산 봉정암은 제 발로 걸어 들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지요. 할머니들이 그 험한 봉정암을 오르는 모습이 생생합니다.
봉정암에서 들리는 목탁소리에 힘을 얻어 오른다고 하시던....
어릴적 기억으로 염라대왕께서 이렇게 묻는 다고 했습니다.
"봉정암에 몇번이나 다녀왔느냐"하구요
백담사 계곡따라 미역 짊어지고 오른 봉정암도 많이 변해 있겠지요.



적멸보궁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둔 법당을 말합니다.
부처님의 신체가 모셔져 있으니 부처상을 모실 필요가 없지요.
적멸이 뭐여요? 동행한 어르신께서 전해주십니다.
적멸이란 한자의 뜻대로 고요하게 사라지는것인데,
그것이 해탈, 열반, 니르바나......알 듯 모를 듯 .....모르겠습니다.
어렵습니다.

강원도에 있는 3대 적멸보궁을 다녀왔습니다.


차 창에 머리를 박으며 얼마나 졸았을까
내려야 한다는 소리에 눈을 뜨니 오대산 입구입니다.
쭉죽 뻗은 잘생긴 전나무들이 보이드니 이내 월정사에 다다릅니다.
바람이 차갑습니다. 휘 둘러봅니다.
꽃은 무슨 꽃입니까 잎도 제대로 피지 않았으니 이 일을 어찌하나......
얌전히 어르신들 따라 댕겨야지요

월정사는 전나무 숲길을 걸어 드셔야 제대로입니다.
이 곳도 불사중이라 톱밥 먼지가 바람에 묻어 옵니다.
법당에 들어 삼배로 예를 갖추고는 이내 도망나옵니다.


월정사팔각구층석탑입니다.

성보박물관에 들었습니다.
다른 성보박물관과는 달리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습니다.
윤달이고,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와 진신사리를 친견할 수 있었습니다.
유리처럼 맑은색, 옥색으로 구슬처럼 생겼습니다.
눈에 띄는 것이 세조어의였습니다. 진품은 아니라고 합니다.
진품은 피고름이 묻어 있는 것으로 복식전문 보전처리를 하여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조는 즉위기간 내내 단종을 죽인 죄책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만년에는 단종의 어머니이며 형수인 현덕왕후의 혼백에 시달려 아들 의경세자가 죽자 그녀의 무덤을 파헤치는 등 패륜을 범하기도 하였다. 또한 현덕왕후가 자신에게 침을 뱉는 꿈을 꾸고 나서부터 피부병에 걸렸다. 전신에 종기가 돋고 고름이 나는 등 잘 낫지도 않고 견디기가 무척 힘든 병이었다. 세조는 명의와 명약으로도 효험을 보지 못하자 오대산으로 발길을 돌려 부처님께 참회기도를 올려 낫기를 발원하였다.
  세조가 상원사에서 기도하던 어느 날, 오대천의 맑은 물이 너무 좋아 혼자 몸을 담가 목욕하고 있었다. 그 때 지나가던 한 동승(童僧)에게 등을 밀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동승이 등을 밀자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워졌다. 목욕을 마친 세조는 동승에게 “그대는 어디 가든지 임금의 옥체를 씻었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니 동승은 미소를 지으며 “대왕은 어디 가든지 문수보살을 친견했다고 하지 마십시오”하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세조가 놀라 주위를 살피니 동승은 간 곳 없고 어느새 자기 몸의 종기가 씻은 듯이 나은 것을 알았다.
  문수보살의 가피로 불치병을 치료한 세조는 크게 감격하여 화공을 불러 그 때 만난 동자의 모습을 그리고 목각상을 조각하게 하니 이 목각상이 바로 상원사의 문수동자상이다. 지금은 문수동자의 화상은 없어졌으나 목각상은 상원사 법당에 모셔져 있다.“


성보박물관 입구에 이끼까지 덮어 소담스럽게 담겨있는 다랑꼬에입니다.

어르신들에게 잡혀 주지스님의 법문을 듣고 상원사로 이동합니다.
어르신들이 어려운 분들이라 조심스러워 사진을 많이 담지 못했습니다.
이놈하시면 윽~

상원사 문수전에서 어르신들은 철야기도를 하였습니다.
happ은 자면서 기도를 했어요. 꿈속에서........^^

새벽에 적멸보궁터에 올랐습니다.
산중에 포크레인이 있더군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물으면
“이 기기들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옮겼습니다” 표지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표지판을 미쳐 발견하지 못하고 저두 물었어요. ^^*

날이 맑지 못해 일출을 보지 못하고 내려오는데 구름 사이로 해가 오릅니다.
대머리 아저씨가 담을 넘어오듯 오른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진원님 글에서 보았던 얘기를 들려 주었지요.
양분된 하늘의 선에서 말랑말랑 노란자위가 출렁하고 떠오른다는......
어르신들이 아주 좋아하십니다.

다시 월정사로 내려와 아침공양을 합니다.


happ이 날씬하단 편견을 버리셔야 합니다. 나무 닮아 키라도 클 것이지.....^^*
월정사를 나오며 “나무 닮을래”

태백산 정암사로 이동합니다.
처음 정암사를 찾았을 때 사북의 모습이 생생히 오릅니다.
아이들의 그림엔 물도, 빨래줄의 빨래도 검정색 일색이었다는....
사북 폐광촌의 풍경은 가파른 경사면의 다닥다닥 붙은 엉성한 건물들
북한의 어느 마을처럼 오가는 사람들도 없고, 전쟁후의 고요함이라
할까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랬던 곳이 도로 공사를 하느라 분주합니다. 상점들의 간판들이 보이고,
고층 아파트도 보입니다. 카지노레저관광단지 덕분이겠지요. 활기를 띈
모습이 조금은 반갑기도 합니다.
강원랜드를 지나니 예나 그 모습들이 남아 있습니다.


정암사입니다. 자장율사의 지팡이(선장단) 뒤로 적멸궁이 보입니다.
요사채 쪽에서 바라보는 아담한 적멸궁 모습을 좋아합니다.
적멸보궁의 법당들은 새로이 단청을 하지 않나봐요.
통도사도, 법흥사도, 정암사도..............................
세월에 녹아 사라진 단청의 빛깔이 아름답습니다.


주목나무입니다. 자장스님이 꽂아두었던 지팡이에 뿌리가 내려 지금까지 푸르른
나무로 살아있다고 전해집니다. 자세히 보면 밑둥부터 허물을 벗듯 나무껍질을
밀어내는 듯 보이기도 하구요. 죽은 나무에서 새 생명이 나온 듯 하기도 하구요.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수마노탑과 만날 수 있습니다. 탑돌이를 하면서 기도하는 사람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기도하는 사람들... 제 생각엔 부처님의 진신사리의 가피력보다
기도하는 사람들의 마음들이 모여 이곳이  더 효험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정암사 주지 스님께서 고안해 내신 김치냉장고입니다.
김칫독에서 바로 꺼내 놓아진 무우짱아찌, 고추짱아찌, 김치, 민들레나물, 산나물,
능이버섯으로 차려진 공양을 했습니다.

사자산 법흥사로 이동합니다.
갑자기 한군데 더 들러셔야 한답니다.
이 곳까지 왔으니 영월 보덕사 스님도 뵙고 가야겠답니다.


입구의 나무들이 멋있습니다. 회화나무인가요?........
과일이랑 차를 마시고 서둘러 출발합니다.
조선시대 가장 불운한 임금 단종의 능이 있는 곳, 영월은 단종의 유배지이지요.
차창 밖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며 장릉을 지나갑니다.
“여기에 유명한 보리밥집이 있는데”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법흥사에 도착합니다.
법흥사로 오르는 숲길 걷는 맛이 참 좋았는데
아니 이거이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언제쯤 이 공사가 끝이 날지... 공사하는 세상을 살아갑니다.

사자산 법흥사에 가시면 숨은 그림찾기를 잘 하셔야 합니다.


배부른 사자가 한창 게으름 피며 누워있는 옆 모습 같지요.
엉덩이 부분에서 연화봉을 보아야 하는데 사진으로는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연꽃 봉우리가 있습니다. 겨울 흰 눈이 쌓이면 더 확실하게 보인답니다.

사자의 얼굴입니다.

법흥사 적멸보궁의 모습입니다.

자장굴입니다. 절멸보궁 뒤쪽에 사리탑과 나란히 있습니다.
사리탑에 사리가 있는 것이 아니고 사자머리의 아래쪽 어디쯤 있지
않을까 한답니다.(법흥사 주지스님께서) 이 곳이 명당이니 좋은 기운을 담아가란
얘기를 하십니다. 어떻게요 방법도 좀...............


상봉입니다. 제가 제일 먼저 찾았답니다. “보아구렁이 속 코끼리”
거북이 형상이 있다고 했는데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가을에 낙엽이 질때 쯤 보아야 가장 뚜렷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 빌미로 법흥사를 한 번 더  찾아야겠습니다.

어둑어둑 어느덧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 ?
    부도옹 2004.04.13 22:03
    happ님, 어르신들 모시고 다니느라 고생하셨네요. ^^*
    복받겠습니다. ㅎㅎ
    덕분에 적멸보궁들 구경 잘 했습니다.
  • ?
    하해 2004.04.15 03:54
    솔솔 재미있게 읽었어요. 사진도 곁들여 좋고요.
    그나저나 키 큰 나무 바라보며 무엇이 그리 좋아 웃지요? ^^
  • ?
    허허바다 2004.04.15 19:06
    꽃의 여왕님~ 아이구 백성들을 많이 보지 못하셔서 어쩌나요 ^^*
    잔잔한 Cavatina 음율... 총구에 겨눠진 깊은 숲속 사슴의 선한 눈망울, 저 나무 올려다 보는 happ님의 해맑은 미소로 곂쳐집니다...
    봉점암 오르시며 힘드셨을텐데 잘 다녀 오셨군요. 이리 적멸보궁 두루 보여 주시니 낮잠 자고 일어난 부시시한 눈 환해지는 것 같습니다...
    햇살받는 차창에 기댄 Happ님의 모습 상상되는 아름다운 글 고맙습니다...
  • ?
    김현거사 2004.04.24 08:15
    적멸이 무엇일까요?마음의 불이 다 타고 꺼진 것이 '니르바나' 곧 열반적정이지요?마음의 불에 고통 받는 중생이 찾는 피안의 땅 적멸보궁.
    아침에 향 하나 태우며 반야심경 들은 후,젊고 아름다운 숙녀가 적멸보궁 참배한 글 읽었읍니다.참 좋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곳은 . . moveon 2003.05.23 4360
261 제1구간-드디어 시작하다. 2 김수훈 2002.02.14 2999
260 제1구간-드디어 시작하다. 2 김수훈 2002.02.14 2993
259 제1구간(천왕봉-벽소령) 산행기 2 김수훈 2002.02.18 2946
258 제19구간(하늘재-벌재) 1 김수훈 2006.10.10 1807
257 제18구간(이화령 - 조령3관문 - 하늘재) 2 김수훈 2006.05.25 2027
256 제17구간(지름티재-희양산-이화령) 1 김수훈 2006.04.23 1663
255 제15구간(늘재-버리미기재) 산행기 4 김수훈 2003.11.25 1727
254 제12구간(신의터재-화령재) 산행기 김수훈 2003.05.27 1632
253 제11구간(큰재-신의터재) 산행기 5 김수훈 2002.12.03 2455
252 제10구간(작점고개-큰재) 산행기 김수훈 2002.11.11 1889
251 정월 대보름 풍년을 기원하는 산---월령, 갈기산 이 영진 2003.05.02 2104
» 적멸보궁 가는 길 4 happ 2004.04.13 2062
249 장가계 십리화랑 4 file 김현거사 2003.10.14 1549
248 자연이 빚은 정원 - 도락산 1 연하 2011.09.02 925
247 이건 너무해 3 유님 2004.05.24 1484
246 월출산에서 마이산까지. 8 오 해 봉 2005.07.23 3098
245 월악산 영봉 4 오 해 봉 2005.04.24 2409
244 월류봉.... 1 file 청솔지기 2019.08.31 3061
243 원시의 수림 - 가리왕산 1 연하 2011.11.28 97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