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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시문학방

2004.09.16 03:55

돼지평전

조회 수 16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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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풀밭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 나무 아래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 골짜구니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 산등성이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나고 죽고, 넘어지고 일어서는
아름다운 질서들 그리고
뜨거운 목숨들
다만 그것 뿐

삭혀라, 잊어라, 그러면서 살아라
일러주는 바람소리
다만 그것 뿐

너 사는 마을
그 마당에 빨래 펄럭이고
그 고샅에 텃새소리 여전해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그곳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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