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행기>시문학방

2005.12.24 01:33

어느밤, 나목

조회 수 1782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느 밤, 나목
        
            시. 강희창

    어느 밤, 나목의 숲으로 걸어갑니다
    한기 삼킨 어둠이 들짐승처럼 파고들어
    깨벗은 동토 위에 나를 할켜대면 댈수록
    외로움 옆에 외로움으로 기대지 못합니다
    몸서리치듯 그 외로움을 말해버린 지금
    알몸으로 서성대는 젊은 날의 환영들이여
    버국에 상흔으로 남겨지는 불면 속으로
    빠져들며 철저히 세상에 홀로이고자 했습니다
    때론 한껏 내뻗어 헛손질만 하던, 그렇게도
    간절했던 날들은 눈발처럼 부서져 나리고
    한 잎 내놓을 것도 없는 날들을 키웠습니다
    중심의 울먹임은 밖으로 들리지 않는 법
    얼마를 인내해야 꼿꼿이 설 수 있을지
    얼마를 자라야 평안에 다다를 수 있을지
    차마 어둠을 채질하다 기진하는 외딴 한데
    새벽이 올 즈음이면 삭풍도 잦아들지만
    숨죽이며 바알갛게 먼동이 터오기를
    처연히 바라는 저 눈빛들
    나무도 밤이 무섭습니다






    

        * Golana-Sacred Silence

  • ?
    섬호정 2005.12.26 05:36
    ~나무도 밤이 무섭습니다~미쳐 그런 줄 모르고,
    밤낮으로 매서운 폭설의 추위에도
    끄덕없는 나목의 생애를 그냥 바라만 보았던
    무지한 제 마음이 어리석다 합니다.
    산에 사는 나무의 숨소리를 듣는 깨침의 시에
    귀열고 눈뜨는 새벽의 감상에 합장
  • ?
    도명 2005.12.26 05:44
    때까치님! 좋은시와 소리로 오늘 무차시낭송에서 읊고자
    실어갑니다 합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 새해에는 4 산에 미친 사람 2004.12.27 1595
98 어두움 3 김용규 2005.08.29 1586
97 하동여행 2/김연주 도명 2006.12.20 1586
96 無題 /김현거사 도명 2007.04.05 1586
95 한국 문학 지리산에서 만나다(옮김) 2 섬호정 2005.05.19 1582
94 사량도 연리목(보호수지정) 1 도명 2007.11.11 1581
93 산향山香 2 이안 2006.11.30 1579
92 자 주 초 롱 2 볼프강 2005.07.03 1578
91 님의 영전에 2 시골역 2004.10.10 1572
90 말 타고 신날 일 아닐세(도명) 2 섬호정 2004.09.16 1571
89 동면 3 시골역 2004.11.27 1571
88 지리산 김동하 2004.09.16 1569
87 금낭화 1 안수동 2005.05.08 1567
86 마음 속의 산 4 김현거사 2004.11.11 1558
85 불일폭포에서 만난 조각달 5 볼프강 2005.07.31 1557
84 지리산 얼굴(이기형.시) 섬호정 2004.09.16 1556
83 [re] 그리운 지리산(주옥같은 답글님들도 따라~) 섬호정 2004.12.24 1553
82 그래도 산죽이 그리울 때 2 도명 2006.01.25 1552
81 (annapurna님)영상에서 2 도명 2005.01.29 1545
80 이영성시인에게/김현거사 1 도명 2007.04.05 154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