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차를 마시며
- 솟대가 되어 -
유리다관 안에서
국화꽃이 춤을 춘다
온 몸 다해
받아낸
뜨거운 찻물에
녹아드는 노란빛, 노란 그 향,
가득하다
창문 앞 어린 소나무는
방울방울 눈 녹는 물 떨구며
기지개를 켜고
백구는 앓는 소리 내뱉으며
이방인들의 봄내음을 맡는다
온몸 감싸는 햇살을 실눈(眼)으로 받아 안고
다오실 한켠에선
겨우내 묵은 이야기가
다관 속에서 걸러지고, 또 걸러지고,
국화차 단맛은 가슴에 남아
나(我)를 만나라고 재촉한다
솟대 옆엔 솟대 같은 새가 노래하고
지리산 사람들의
맑은 얼굴, 구르는 웃음소리는
깃대봉 깃발되어 펄럭이고
나(我)를 찾아 떠난 나(我)는
삼신봉 모퉁이 바람 맞으며
눈덮힌 천왕봉 향한 솟대가 된다.
- 솟대가 되어 -
유리다관 안에서
국화꽃이 춤을 춘다
온 몸 다해
받아낸
뜨거운 찻물에
녹아드는 노란빛, 노란 그 향,
가득하다
창문 앞 어린 소나무는
방울방울 눈 녹는 물 떨구며
기지개를 켜고
백구는 앓는 소리 내뱉으며
이방인들의 봄내음을 맡는다
온몸 감싸는 햇살을 실눈(眼)으로 받아 안고
다오실 한켠에선
겨우내 묵은 이야기가
다관 속에서 걸러지고, 또 걸러지고,
국화차 단맛은 가슴에 남아
나(我)를 만나라고 재촉한다
솟대 옆엔 솟대 같은 새가 노래하고
지리산 사람들의
맑은 얼굴, 구르는 웃음소리는
깃대봉 깃발되어 펄럭이고
나(我)를 찾아 떠난 나(我)는
삼신봉 모퉁이 바람 맞으며
눈덮힌 천왕봉 향한 솟대가 된다.
속절없는 세월도
차향에 녹아
그리움에 보고픔에
머언 지리 산능 까기
애돌아 온다.